1달러, 또 140엔 돌파했지만 '100엔=900원 대' 한국 여행적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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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러, 또 140엔 돌파했지만 '100엔=900원 대' 한국 여행적자 비상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05.27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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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수출가격 경쟁력 제고, 한국은 원고로 경쟁력 저하
일본 엔화 지폐. 엔달러 환율이 다시 140엔대로 돌아섰다. 사진=CME그룹/비즈니스인사이더
일본 엔화 지폐. 엔달러 환율이 다시 140엔대로 돌아섰다. 사진=CME그룹/비즈니스인사이더

엔화 약세 현상으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엔화 환율이 27일 달러당 140.61~140.63엔으로 내려갔다. 지난해 11월23일(141.16엔) 이후 6개월 만에 다시 달러당 140엔을 넘긴 것이다.

엔화 가치가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1월 18일(128.25엔)과 비교하면 12엔가량(9.3%) 떨어졌다.일본 엔화 가치는 지난해 10월17일에는 148.85~148.86엔으로 32년 사이에 최저(환율 최고)를 기록했다.

27일 일본의 경제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6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은 전날에 비해 55엔 내린 달러당 140.55~65엔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연속으로 내렸다.장중 140.73엔까지 내려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지속 관측에 따라 엔 매도,달러매입이 우세햇다"고 분석했다.

26일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4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에서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핵심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4.7% 상승해 시장 예상(4.6%) 을 웃돌았다. FRB가 중시하는 물가 지표는 인플레이션 압력의 뿌리 강도를 나타내며 금융긴축의 장기화가 전망됐다. 즉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도 기준금리 동결이 아니라 인상이 결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금리인상은 미국 국채금리 인상에 이어 미국달러 가치를 올리는 만큼 외환시장에서는 이를 선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과 일본 금리 차가 확대되자 엔화 매도, 달러 매수가 늘고 있다"면서 "투기와 실수요 모두 엔화 매도세로 기울며 지난해의 기록적 엔저(엔화 가치 하락) 구도가 재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엔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10월14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한 모니터가 달러당 147.866엔까지 하락한 엔화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아사히신문
엔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10월14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한 모니터가 달러당 147.866엔까지 하락한 엔화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아사히신문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기준 금리 역할을 하는 10년물 국채 금리를 0% 정도로 유도하는 초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가는 반면, 미국에서는 최근 기준 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시장의 기존 전망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 기준 금리 예측 모델인 페드워치툴은 연방준비제도가 현재 5~5.25%인 기준 금리를 오는 6월 0.25%포인트 올릴 확률을 40.1%로 전망했다. 일주일 전에는 금리 인상 가능성이 17.4%였는데 2배 이상으로 뛴 것이다.

엔화 약세로 엔화 대비 원화 환율은 26일 오후 3시 30분 100엔당 948.29원을 기록했다. 한 달 전인 지난달 27일에는 100엔당 원화 환율이 1001.61원이었다. 100엔=900원 시대가 열린 것이다. 원화에 대한 엔화 약세로 일본을 여행하는 한국인이 크게 증가하면서 여행수지 적자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올 1~4월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은 673만9500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8배로 늘었다. 이 중 한국인은 206만770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25배로 급증했다. 올들어 4월까지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가운데 한국인 비율이 31%에 이른 셈이다. 코로나19로 억눌린 여행 수요와 엔데믹, 엔화 약세 등이 맞물리면서 일본 여행이 폭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 대일 여행수지 적자는 물론 전체 여행수지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여행수지는 32억4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3분기(32억8000만달러 적자) 이후 3년 반 만에 최대 폭의 적자다. 이는 외국인 방문객보다 해외 관광객이 더 많은 결과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1분기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은 171만 여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6배가량 증가했다. 한국인의 해외 여행은 더 크게 늘어 1분기 498만명으로 방한 관광객수의 약 3배였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1분기(786만 명)의 63.3% 수준이다.

수출 부진으로 무역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경상수지에서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는 여행수지 적자폭마저 늘어날 경우 경기회복 시기가 더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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