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국제 식량가격 급등, 국내 물가 둔화 더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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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국제 식량가격 급등, 국내 물가 둔화 더뎌져"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3.08.28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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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식량가격 급등세가 우리나라 가공식품 가격과 외식물가에 일정기간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향후 국내 물가 둔화세도 더뎌질 것이란 전망이다.국내 식료품물가는 최근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고 있으며, 팬데믹 이후 현재까지 누적된 가격상승도 소비자물가를 크게 웃돌고 있다. 우리나라는 쌀을 제외한 곡물의 대외 의존도가 매우 높아 국제식량가격 변동이 국내 물가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국제 식량가격 급등이 일정 시차를 두고 국내 가공식품과 외식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한국은행이 28일 밝혔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 우유 판매대. 사진=박준환 기자
국제 식량가격 급등이 일정 시차를 두고 국내 가공식품과 외식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한국은행이 28일 밝혔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 우유 판매대. 사진=박준환 기자

한국은행은 28일 '국내외 식료품물가(food inflation) 흐름 평가 및 리스크 요인'을 통해 국제 식량가격 급등이 일정 시차를 두고 국내 가공식품과 외식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 분석 결과 국제식량가격은 국내 가공식품에 11개월 후에, 외식물가는 8개월 후에 최대로 영향을 미쳤다. 국제식량가격 급등기에는 파급 시차가 단축되는 영향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 가격은 팬데믹 초기 식료품 지출 증가와 국내 기상여건 악화,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빠르게 상승했고, 가공식품가격은 지난해 국제곡물가격 급등에 시차를 두고 파급되면서 높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곡물과 비료 공급 차질을 비롯해 각국의 식량 수출제한, 이상 기후 등이 복합 작용하면서 식료품물가의 상방압력을 높인 영향으로 풀이됐다. 

한은은 흑해곡물협정 중단과 인도의 쌀 수출 중단에 따른 식량안보 우려가 우리 물가에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엘니뇨와 이상기후 등은 국제식량가격의 가장 큰 상방 리스크로 지목했다.과거 엘니뇨 기간 이후에는 국제식량가격 상승기가 이어졌는데, 해수면 온도가 예년에 비해 섭씨 1도 상승할 때 평균 1~2년의 시차를 두고 국제식량가격이 5~7% 상승했다. 

라면업체들은 국제 곡물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라면 값을 인상했고 이것이 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행은 국제 식량 가격 급등이 일정 시차를 두고 국내 가공식품과 외식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서울의 한 대형 마트의 라면 진열대.사진=박준환 기자
라면업체들은 국제 곡물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라면 값을 인상했고 이것이 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행은 국제 식량 가격 급등이 일정 시차를 두고 국내 가공식품과 외식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서울의 한 대형 마트의 라면 진열대.사진=박준환 기자

한은은 가공식품 등 식료품과 외식 물가는 하방경직성과 지속성이 높고, 체감물가와의 연관성도 높아 기대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향후 국내 물가의 둔화 흐름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전망했다. 

한은 측은 "가계지출 중 식료품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가계부담이 증대되고 실질구매력이 축소될 수 있는 만큼 향후 식료품물가의 흐름과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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