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볼트 퀘벡 기가팩토리 건설, 환경단체 반대에 일시중단
상태바
노스볼트 퀘벡 기가팩토리 건설, 환경단체 반대에 일시중단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4.01.21 19: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법원 23일 심리까지 공사중단 명령

스웨덴 이차전지 업체 노스볼트(Northvolt)가 퀘벡주 몬트리올시 외곽이 건설중인 이차전지 공장의 공사가 오는 23일(현지시삭)까지 일시 중단됐다. 이는 환경단체가 배터리공장 건설이 배터리 공장에 이웃한 습지에 미칠 영향을 이유로 신청한 가처분명령(injunction request)에 대한 법원의 판결을 앞두고 취해진 조치다. 

풍부한 광물자원과 다양한 인센티브 혜택을 제공하는 캐나다 퀘벡주는 이미 북미에서 배터리 사업의 요충지로 떠올랐지만 '환경단체의 반대'라는 걸림돌에 걸린 형국이다. 수입억 달러가 투입될 사업이 올스톱된 것이다.

스웨덴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의 이차전지 생산을 위한 기가팩토리가 들어설 퀘벡주 맥매스터빌 전경. 사진=CBC캐나다
스웨덴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의 이차전지 생산을 위한 기가팩토리가 들어설 퀘벡주 맥매스터빌 전경. 사진=CBC캐나다

한국 업체들도 퀘벡주로 잇따라 진출하고 있는데 이런 환경단체의 반발에 사업이 지장을 받지 않을까 걱정된다. 지난 2022년 3월 포스코퓨처엠은 미국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과 약 4억 달러를 투자해 퀘벡주에 양극재 생산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같은해 7월 퀘벡주 이차전지용 동박 생산공장에 착공했다.

CBC캐나다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환경단체인 '퀘벡환경법센터(Centre québécois du droit de l'environnement, CQDE)'는 지난 18일 퀘벡 고등법원에 노스볼트의 이차전지 공장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명령 신청을 제기했다. 3명의 시민도 소송에 참여했다. 이밖에도 많은 환경단체들이 공사가 주변 습지에 미칠 영향에 대한 걱정을 많이 표명해왔고 일부 주민들도 반대하고 있다.

CQDFE와 노스볼트 측은 양측 주장을 하기 위해 19일 법원에 출석했으나 심리는 다음주 화요일로 연기됐다. 노스볼트 법무팀은 소송 서류를 하루전에서야 받았다며 준비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노스볼트 측 주장을 받아들이는 것과 함께 23일까지 공사 중단을 명령했다.

노스볼트 측은 재판 연기 결정 후 낸 성명에서 "노스볼트의 과거 프로젝터들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환경기준을 준수했다"고 밝히고 "우리는 현행 환경법규를 계속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단체의 반발과 법원의 심리 연기로 노스볼트가 퀘벡주에 건설하기로 한 전기차용 이차전지 생산 공장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노스볼트는 지난해 9월28일 퀘벡주 몬트리올 외곽에 총 70억 캐나다달러(미화 50억 달러)를 투자해 배터리 기가팩토리를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기가팩토리의 연간 생산능력은 60GWh(기가와트시)라고 설명했다. 퀘벡 기가팩토리 '노스볼트6'는 몬트리올에서 동쪽으로 약 30km 맥매스트빌과 생 바질 르 그랑(Saint-Basile-le-Grand) 경계지역에 170헥타르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노스볼트는 최근 퀘벡환경부의  승인을 받고 부에서 벌목을 개시했다. 

퀘벡 기가팩토리 1차 프로젝트의 생산 규모는 30GWh로 2026년 가동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퀘벡 기가팩토리가 가동에 들어가면  최대 3000명의 인력 고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피터 칼손 노스볼트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회사 설립 이후 7년 동안 새롭고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배터리를 제조한다는 목표를 추구해왔다"면서 "캐나다에서 이 꿈을 확장할 수 있게 됐다"고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파올로 세루티 노스볼트 공동창업자 겸 노스볼트북미 최고경영자는 "캐나다 공장 건립으로 지속 가능한 배터리를 북미 시장으로 가져올 수 있게 됐다"면서 "재생 에너지로 이차전지를 생산하는 방법은 유럽 이외 노스볼트의 기가팩토리를 운영하는 데 이상적인 기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원의 판결이 어떻게 나올지는 현재로서는 예단하기 어렵다. 환경단체의 주장이 일리가 있다면 법원은 이를 받아들일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노스볼트의 사업이 완전 폐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주지하듯 퀘벡주는 전세계 기업들이 몰려드는 등 캐나다의 배터리 사업 요충지로 떠올랐다. 이런 장점을 스스로 물리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고 본다. 배터리 사업비용이 북미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 퀘벡주의 장점을 살리는 게 옳다고 본다.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 퀘벡주는 캐나다 연방에서 지원하는 연방 인센티브 프로그램에 추가로 주정부 차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해온 노력을 물거품이 되게 해서는 곤란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해 9월 이 프로젝트가 발표됐을 당시 쥐스뗑 트뤼도 총리와 프랑수아 르고 퀘벡주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노스볼트 기가팩토리는 연간 100만 대의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하고 캐나다 경제에 16억 달러를 기여할 것"이라면서 "이 프로젝트가 '역사적이고 혁신적인' 것"이라며 크게 환영했음을 법원과 환경단체 모두 상기할 필요가 있다.

쥐스뗑 트뤼도 연방 총리(가운데)와 프랑수아 르고 퀘벡주 총리(왼쪽 세번째)가 2023년 9월28일 노스볼트 기가팩토리 발표 기자회견에서 기념사진 촬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이 파올로 세루티 노스볼트북미 최고경영자(CEO). 사진=CBC캐나다 유튜브 캡쳐
쥐스뗑 트뤼도 연방 총리(가운데)와 프랑수아 르고 퀘벡주 총리(왼쪽 세번째)가 2023년 9월28일 노스볼트 기가팩토리 발표 기자회견에서 기념사진 촬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이 파올로 세루티 노스볼트북미 최고경영자(CEO). 사진=CBC캐나다 유튜브 캡쳐

캐나다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도 체결하고 있다. 캐나다·미국·멕시코 간 신북미자유무역협정(USMCA)에 따라 퀘벡산 제품은 미국으로 수출될 때 무관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미국에 수출되는 배터리는 세액공제 혜택도 누릴 수 있다.

노스볼트 측은 엄격한 환경기준을 준수했다고 말만 하지 말고 캐나다 환경단체의 요구를 수용해 캐나다가 자랑하는 환경을 훼손하지 않도록  실행력을 보이는 일부터 시작하는 게 바람직해보인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