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한국산 밀·보리 종자 수입해 복제 시도" R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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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한국산 밀·보리 종자 수입해 복제 시도" RFA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4.02.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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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중국 주재 무역일꾼들에게 가뭄에 잘 견디고 생산성이 높은 한국산 우량 밀·보리 종자를 수입하라고 지시했다고 미국 의회 산하 공영방송인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3일(현지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북한이 한국산 우량 밀 보리 종자를 수입하라고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진은 호주 밀밭 전경. 사진=호주 AEGIC
북한이 한국산 우량 밀 보리 종자를 수입하라고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진은 호주 밀밭 전경. 사진=호주 AEGIC

 9~10월에 파종하고 이듬해 6월에 수확할 수 있는 밀·보리 종자보다 2월 하순 파종해 6월에 수확하는 재배기간이 짧은 우량종 종자를 수입하라는 것이다. 북한은 옥수수와 벼를 주로 재배했으나 2021년 9월 최고인민회의에서 농업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밀·보리 재배를 두 배 늘려야 한다는 김정은의 시정연설이 후  밀·보리 재배가 증가하고 있다.

농업부문 종사 소식통은 RFA에 "2022부터 밀·보리 파종 면적을 늘리고 있지만 알곡생산은 증가하지 않았다"면서 "가뭄피해와 종자를 원인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초 중앙에서 중국 주재 무역일꾼들에게 한국산 우량종 밀·보리 종자를 수입하도록 지시한 것도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도"라고 전했다. 

북한은 2월 하순에 심어 6월에 수확하는 한국산 밀·보리 우량 종자를 수입하라고 내부 지시를 내린 것으로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평안북도의 다른 소식통은 "이달 말부터 용천군 농장마다 밀·보리 파종이 시작된다"면서 "강냉이(옥수수)를 심던 농경지에 밀·보리를 파종한다"고 전했다. 협동농장들은 이달 초 밀·보리 종자를 공급받았지만 물량이 부족해 부족한 종자는 농장자체로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농업부문에서 종자생산과 공급체계에 따르면, 국가 농업과학원이 연구개발한 종자를 농업성 산하 종자감독국 원종농장에 공급하면, 원종농장이  많은 종자를 생산해 채종관리국 산하 각 시, 군 채종농장을 통해 협동농장들에 공급한다.

종자는 품종에 따라 1~2년에 한번, 3~4년에 한 번 갱신해야 하지만, 1990년대 경제난 이후 농업과학원의 연구시설과 종자관리소의 시설이 열악해 퇴화된 종자를 갱신하지 못하는 데다 퇴화된 종자마저 모자라 농장에 공급할 종자가 부족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RFA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북한 당국의 지시는 농업과학원이 가뭄과 병충해에 잘 견뎌내면서도 생산성이 높은 한국산 우량 밀·보리 종자를 연구한 후 이를 대량으로 복제 생산해 종자 공급난을 해결하려는 시도로 해석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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