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인사들 "조기 금리인하 주의해야 "목소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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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 인사들 "조기 금리인하 주의해야 "목소리 왜?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4.02.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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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지수, 신규고용과 시간당 임금 등 고용지표 호조로 물가진정 둔화

최근 미국의 물가와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진 사이에서 기준금리 조기 인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Fed의 정책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오는 3월20일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은 Fed가 오는 5월이나 6월에 첫 번째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최근 나온 FOMC 회의록과 함께 일부 '매파' 인사의 강경한 발언 등을 미뤄볼 때 인하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5.25~5.5%다.

미국 연방주닙제도(Fed)내 매파 인사로 통하는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가 CNBC에 출연해 금리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CNBC캡쳐
미국 연방주닙제도(Fed)내 매파 인사로 통하는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가 CNBC에 출연해 금리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CNBC캡쳐

24일 CNBC와 마켓워치 등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Fed의리사 쿡 Fed 이사는 지난 22일(현지시각) 한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으나 동시에 노동시장도 정상화되고 있어 리스크의 양면성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리사 이사는 금리인하를 본격 시작하기 전에 물가가 Fed 목표치인 2%에 도달하고 있다는 확신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도 같은날 저녁 미니애폴리스에서 한 연설에서 지난 1월 예상보다 강한 인플레이션 수치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경파인 월러 이사는 이날 발언을 정리한 문서 사본 제목을 '급할 것이 뭐가 있나?(What’s the rush?)'라고 붙였는데 이는 하루 전날 발표된 지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내용을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FOMC 1월 회의록에 따르면, 대부분의 FOMC 위원은 금리인하를 서두를 경우, 지난 1년 동안 크게 둔화한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2명의 인사는 고금리가 너무 장기화할 때 경제가 둔화하고 경기 침체를 촉발할 수 있다는 것을 염려한 것으로 전해졌다.필립 제퍼슨 부의장은 금리 인하 시점이 올해 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첨언했다.

FOMC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을 비롯한 Fed 이사 7명과 지역별 연방 중앙은행 대표 5명 등 총 12명으로 구성돼 있다.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달에 비해 0.3%, 전년 동월에 비해 3.1% 각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왼쪽부터 전체 물가,식품물가,에너지물가, 근원물가 상승률. 사진=미국노동통계국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달에 비해 0.3%, 전년 동월에 비해 3.1% 각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왼쪽부터 전체 물가,식품물가,에너지물가, 근원물가 상승률. 사진=미국노동통계국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달에 비해 0.3% 오르며 4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월에 비해서는 3.1% 상승했다. 12월(3.4% 상승)에 비해선 하락했지만, 시장 예상치 (2.9% 상승)을 웃돌았다. 전년 동월대비 물가상승률이  전망대로 2.9%가 나왔다면, Fed가 정한 물가상승률 목표치 2%대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Fed 또한 고삐를 늦출 여지가 생길 수 있었다.

월러 이사는 "1월 소비자물가 보고서는 인플레이션 진정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을 상기시켜 줬다"고 말했다. 월러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2%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믿는다면서도, 1월 CPI 지수를 제대로 판단하려면 더 많은 자료를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금리를 인하했을 때도 인플레이션이 2%에 머물 것이라는 충분한 확신을 갖기까지 더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필립 제퍼슨 Fed 부의장은 같은날 피터슨국제경제학연구소에서 한 연설에서 "인플레이션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그림에 대응해 통화정책을 너무 완화할 경우 생길 위험(리스크)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소비자 지출이 예상보다 탄력이 있는 점, 경제성장이 사라지면 고용도 약해질 것이라는 점, 지정학위험이 여전히 높고 중둥 분쟁이 유가 등에 미칠 영향 등 세 가지를 핵심 리스크로 꼽았다.

제퍼슨 부의장은 "과도한 완화는 물가 안정 회복이 진행되는 것을 지연하거나 역행시킬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필라델피아 연방 중앙은행의 패트릭 하커 총재도 기준금리를 크게 인하하는 것에는 우려를 표했다.

미국 실업률 추이. 올해 1월 미국의 실업률은 3.7%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친 지난 20년 5월에는 13.2%로 최고치를 찍었다. 3억 3000만 명의 거대 인구를 가진 미국 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이는 완전고용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미국 노동통계국(BLS)
미국 실업률 추이. 올해 1월 미국의 실업률은 3.7%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친 지난 20년 5월에는 13.2%로 최고치를 찍었다. 3억 3000만 명의 거대 인구를 가진 미국 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이는 완전고용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미국 노동통계국(BLS)

CPI가 좀체 수그러들지 않는 것은 미국의 신규 일자리가 급증하고 임금이 크게 상승하는 등 고용시장이 여전히 견실한 데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Fed는 고용지표를 인플레이션 지표로 참고한다. 소득증가→소비지출증가→물가상승의 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수는 전월 대비 20만 명 늘어나, 16만 명 증가한 지난해 12월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3일로 끝난 주의 신규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직전주에 비해 9000건 감소한 21만8000건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 대기업들이 대규모 정리해고를 발표했는데고 고용시장이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결과로 보인다. 

실업률은  전달과 같은 3.7%로 4개월 연속 17년 만에 낮은 수준을 이어갔다. 1월 시간당 평균 임금도 0.3% 상승한 26.74달러로 0.4% 상승한 12월의 호조세를 이어갔다.

특히 전년 동월 대비 1월 임금 상승률은 2.9%로 지난해 12월(2.7%상승)보다 높을 뿐 아니라 2009년 6월 이래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하면서 경기침체 이후 가장 빠르게 상승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CME Fedwatch)'는 Fed가 오는 3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5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롬 파월 의장은 1월31일 기자회견에서 FOMC가 3월 회의 때까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확신에 도달할 것 같지 않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인플레이션지표와 고용지표, Fed인사들의 강경한 발언을 감안할 때 30월20일 금리 동결도 위태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금융센터의 김희진 연구원은 "미국 연준은 금리인하를 단행하기 전에 디스인플레이션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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