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영풍 석포제련소 20% 감산 소식에 국제 아연값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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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영풍 석포제련소 20% 감산 소식에 국제 아연값 반등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4.03.09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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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t에 2280달러대까지 내려간 국제 아연 시세가 2500달러 목전까지 올랐다. 공급이 빠듯해질 것이라는 전망에다 중국의 상품 수요 증가 관측으로 아연 시장 전망이 밝아지자 투자자들이 매도 포지션을 줄인 데다 세계 6위의 생산능력을 갖춘 영풍의 석포제련소가 생산량을 20% 줄여 현물시장의 균형을 다시 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독일 노르덴함 아연 제련소에 아연 잉곳이 쌓여 있다.사진=노르덴함제련소
독일 노르덴함 아연 제련소에 아연 잉곳이 쌓여 있다.사진=노르덴함제련소

9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와 광산업 전문 매체 마이닝닷컴에 따르면, 7일(현지시각)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현금 결제 즉시인도 아연 가격은 전날에 비해 2%(49달러) 오른 t당 2495달러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t당 2540달러까지 뛰기도 했다. LME 아연 가격은 지난달 14일 t당 2285.5달러까지 내려갔다가 반등해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광산업 전문 매체 마이닝닷컴은 증권사들의 말을 인용해 투자자들이 LME 선물거래에서 숏포지션(매도)을 줄인 게 반등을 이끌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닝닷컴은 또 아연 가격 상승은 세계 최대 금속 소비국인 중국의 경제지표 호조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올들어 2월 수출이 전년 대비 7.1% 증가하는 등 중국 경제지표가 좋아졌다는 것이다. 중국의 올해 1~2월 수출액(달러 기준)은 5280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7.1% 늘어났다. 중국의 지난 1~2월 수입은 전년 동기보다 3.5% 증가한 4029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약 1252억 달러의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두 달 동안 중국의 원유 수입량은 하루 1079만 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다.

이강 전 중국인민은행(PBOC) 총재가 침체한 부동산 부문 회복을 위한 계획을 제시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최고 정책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전국위원회의 경제위원회 부주임인 이 전 총재는 "부동산 분양 자금 보험 메커니즘을 구축하는 것이 제안됐다"며 "중앙 정부 또는 PBOC가 매년 분양 규제기금 잔액의 1%에 따라 분양보험기금(연간 약 100억 위안 추산)을 인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판궁성 중국인민은행장은 6일 베이징 미디어센터에서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중국 경제장관 합동 기자회견에서 "현재 우리나라(중국) 은행업 지준율은 평균 7%로, 앞으로 계속 인하할 공간(여력)이 여전히 있다"고 말했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회식에서 한 정부 업무보고(공작보고()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제시하고 정책 방향을 설명하면서도 부동산시장 둔화 등 중국 경제의 주요 문제는 별다른 대책을 제시하지 않았다.

마이닝닷컴은 또 영풍이 석포제련소의 아연 생산량을 20% 줄인 것도 아연값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연간 40만t의 생산능력을 갖춘 세계 6위의 석포제련소가 감산을 계속하거나 조업을 중단할 경우 올해 예상된 세계 아연시장의 30만t의 공급 과잉 규모가 축소되거나 공급부족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마저 나온다.

영풍그룹 석포제련소 전경. 사진=석포제련소
영풍그룹 석포제련소 전경. 사진=석포제련소

영풍은 지난 6일 석포제련소가 20% 감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풍 측은 현재 생산능력의 약 80%만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6일 석포제련소에서 근로자자 1명이 독성 가스로 숨지는  산재가 발생해 일부 공정이 가동 중단된 데 따른 것이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정상 가동이 힘들 것이란 추측과 3월부터 생산능력의 절반만 가동하고 곧 완전히 폐쇄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영풍 측은 이에 대해 "근거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했다. 

영풍의 감산 소식은 지구촌 반대편 LME의 아연 시세에 영향을 미쳤다. 

영풍의 석포제련소에서 용해 아연이 흘러내리고 있다.  사진=영풍
영풍의 석포제련소에서 용해 아연이 흘러내리고 있다.  사진=영풍

석포제련소는 호주, 페루, 미국 등지에서 아연정광을 수입해 제련한다. 영풍은 생산된 아연을 철강업체와 건설사 등에 판매한다. 아연은 도금강판 등에 사용되는데 국내 건설경기가 극심한 침체기에 빠진 데다 글로벌 아연 수요도 감소해 수익성이 크게 나빠졌다.

석포제련소의 감산으로 최근 LME 재고량이 증가한 이후 현물시장의 균형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마렉스그룹 아이 먼로(AI Munro)분석가는 마이닝닷컴에 보낸 이메일에서 "최근 아연값 상승은 숏커버링(공매도 물량 환매수)이 견인차였다"면서 "랠리(지속 상승)는 2600달러 이상에서는 저항에 직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컬 위드머(Michael Widmer) 상상품 전략가는 "금속시장 참가자들은 공급 증가가 시장을 공급과잉으로 밀어넣을 것이라는 예상에 아연에 대해서는  지속해서 하락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채굴과 제련 생산은 계속해서 부진한 실적을 보여 지금까지 예상한 공급과잉은 현실화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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