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압박에 CJ제일제당, 밀가루값 10% 내려...다음은 대한제분·삼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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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압박에 CJ제일제당, 밀가루값 10% 내려...다음은 대한제분·삼양사?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4.03.2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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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물가안정 압박에 국내 최대 식품회사인 CJ제일제당이 다음달부터 소비자 판매용 밀가루 가격을 최대 10% 내기로 결정했다. CJ제일제당이 소속된 한국제분협회 회원사들인 (주)삼양사, 대한제분, 대선제분 등도 동참할지에 이목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원당가격이 급등한 설탕 등 다른 식료품으로 가격 인하 움직임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CJ제일제당 로고.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로고. 사진=CJ제일제당

20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이 월1일부터 중력밀가루 1㎏, 2.5㎏ 제품과 부침용 밀가루 3㎏ 등 일반 소비자 판매용 밀가루 제품 3종의 가격을 내린다고 19일 발표함에 따라 대한제분과 삼양사 등 다른 식품업계들도 동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일데당의 가격 인하율은 대형마트 정상가격 기준 제품별로 3.2~10% 수준이다. 평균 인하율은 6.6%다. 부침용 밀가루와 중력밀가루는 일반 가정에서 많이 사용하는 제품이다.

CJ제일제당은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적극 동참하는 차원에서 가격을 낮추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이 생산, 판매하는 백설밀가루. CJ제일제당은 4월1일부터 가격을 10% 내리기로 결정했다.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이 생산, 판매하는 백설밀가루. CJ제일제당은 4월1일부터 가격을 10% 내리기로 결정했다. 사진=CJ제일제당

가격 인하 결정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CJ제일제당 방문을 불과 몇 시간여 앞두고  이뤄졌다. 송 장관은 이날 서울 영등포에 있는 CJ제일제당 공장을 찾아 "국제 곡물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만큼 소비자도 하락 효과를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장관은 "정부도 지난해 곡물가격 상승기에 밀가루 가격 지원산업(546억 원)을 추진하고 올해 4500억 원 규모의 밀구매자금 융자사업을 새롭게 추진하는 등 제분업체의 경영부담 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9일 CJ제일제당 영등포 공장을 방문해 밀가루 공급과 가격 동향 등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9일 CJ제일제당 영등포 공장을 방문해 밀가루 공급과 가격 동향 등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농식품부에 따르면 밀가루 원재료인 밀 수입 가격은 2022년 9월 1t당 496달러에서 지난해 6월 390달러로 떨어졌고 지난달에는 335달러로 32% 하락했다. 농식품부는 오는 6월에는 t당 325달러로 추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 13일 CJ제일제당, 오뚜기, 롯데웰푸드, 농심 등 19개 식품업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고 가공식품 물가 안정 노력에 협조할 것을 당부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같은날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에 조사원을 파견해 설탕 가격 담합 의혹을 조사했다. 대한제당 관계자는 "공정위 조사원들이 담합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CJ제일제당이 가격 인하에 첫발을 떼면서 다른 업체들도 뒤따를 전망이다. 대한제분, 삼양사 등은 밀가루 업체들은 가격 인하 폭과 시기 등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라면과 빵, 과자 등 다른 품목으로 가격 인하 움직임이 연쇄적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밀가루 가격이 낮아지면 밀가루를 원재료로 하는 식료품 가격도 인하 여력이 생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해외 밀가루 선물 가격이 내린 것은 맞지만 고점에 비해 70% 수준으로 여전히 높지만 소비자 부담을 덜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밀가루에 이어 설탕, 식용유 등의 가격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점도 식품업계엔 부담이다. CJ제일제당은 해외에서 콩과 원당을 전량 사들여서 국내에서 식용을 짜고 있는데 최근 원당 가격이 큰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오히려 각겨을 올려야 하는 실정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설탕의 원료가 되는 원당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인하 요구에 난색을 표시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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