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아 시장 미쳤다...장중 가격 t당 1만 달러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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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아 시장 미쳤다...장중 가격 t당 1만 달러 돌파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4.03.28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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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ICE선물거래소 종가 9843달러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 가격이 1t 당 1만 달러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허쉬, 몬델레스인터내셔널 등 해외 기업은 물론, 한국의 롯데웰푸드, 오리온, 동서식품 등 코코아콩을 수입해 초콜릿을 생산하는 국내 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 업체들은 "가격 인상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지만 원가 부담이 커질 경우 결국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코코아 원두 선물가격이 역대 최고치로 치솟고 있어 초콜리업체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사진=카길
코코아 원두 선물가격이 역대 최고치로 치솟고 있어 초콜리업체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사진=카길

28일 미국 금융시장 전문 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ICE선물거래소에서 코코아 5월 인도 선물은 전날에 비해 2.3%(221달러) 오른 t당 984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6일에는 장중에는 1t당 1만80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종가와 장중가격은 1959년 이후 역대 최고가다. 

코코아 가격은 올들어서 이날까지 135% 급등했다. 지난 25일 하루 동안 상승한 가격만 1t당 710달러에 이르는 등 치솟고 있다. 코코아 가격은 지난해 12월 t당 4200달러에서 지난 14일 7049달러로 상승했다. 그런데 2주 사이 t당 3000달러가 또 올랐다. 특히 지난 25일 하루 동안 t당 710달러가 상승하며 역대 최대 일간 상승폭을 보였다. 


코코아 가격이 급증한 것은 주요 생산지인 서아프리카에 닥친 악천후와 질병으로 생산량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세계 1위와 2위 생산국인 서아프리카의 코트디부아르와 가나는 전 세계 코코아 생산량 약 70%를 차지한다.  폭우로 코코아 꼬투리가 검게 변하는 '흑점병' 등 각종 병충해가 확산해 코코아 수확량이 감소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잭 스코빌(Jack Scoville) 부사장 겸 선물시장 분석가는 일간 투자노트에서 "서아프리카의 코코아 생산은 극단의 날씨 탓에 올해 감소할 수 있다"면서 "서아프리카산 코코아의 가용성은 매우 제한되며 올해 수요 대비 생산 부족 예상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적었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도 올해 코코아 생산량이 450만t으로 예상 수요량보다 33만t 적을 것으로 예상한다. 전 세계 코코아 재고량 역시 전년 대비 14만5000t 감소할 전망이다.
 
이상 기후로 코코아뿐 아니라 설탕, 커피, 올리브유 등 전체적인 식품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식품 제조사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마켓워치는 코코아 가격 상승은 부활절을 앞두고 초콜릿 가격에 대한 염려를 높이고 있다"면서도 일부 분석가들은 역대 최고가가 줄 완전한 충격은 아직 가격 판매대에 이르지 못했다"고 지적해 초콜릿 가격 상승이 곧 닥칠 것임을 예고했다. 
 

오리온 투유. 초콜릿 원재료인 코코아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가 코코아 원두에 대한 수입부가가치세 면세를 2025년 말까지 2년 연장하고 할당관세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오리온
오리온 투유. 초콜릿 원재료인 코코아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가 코코아 원두에 대한 수입부가가치세 면세를 2025년 말까지 2년 연장하고 할당관세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오리온

실제로 초콜릿 회사 허쉬(Hershey)는 치솟는 원재료 비용 상쇄를 위해 지난해 일부 사탕류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가 4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했다. 

한국정부와 업계도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지난 13일 식품업계 19개사와 간담회를 열고 "커피와 코코아 등 수입 원재료의 부가가치세 10% 면세를 연장하고 있다"면서 "카카오 생두에 대해 할당관세를 긴급하게 요청해 기획재정부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웰푸드의 초콜릿 '가나' .사진=롯데웰푸드
롯데웰푸드의 초콜릿 '가나' .사진=롯데웰푸드

카카오콩 원물을 수입해 초콜릿 제품을 만드는 롯데웰푸드는 "카카오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원가 압박을 크게 받고 있지만 당장 가격 인상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여러 복합적인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수입선 다변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리온도 "당장 초콜릿 제품 생산에는 부담이 없자만 무리가 가중되고 있다"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현재 가격인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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