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기업 '선광', 지난해 실적 좋았는데 후티반군이 밉다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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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기업 '선광', 지난해 실적 좋았는데 후티반군이 밉다미워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4.04.02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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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토착 종합물류기업인 선광의 지난해 실적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올들어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에 따른 홍해 물류 리스크가 부각되며 실적이 타격을 받고 주가는 2만 원을 밑도는 극히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선광은 선명그룹 지주회사이며 선광종합물류, 선광신컨테이너텁미널,동화실업, 휠라선, 썬플라워리조트, 광탄농장, 화인자산관리,  화인파트너스 등 관계사를 두고 있다.  

인천지역 사일로와 항만 물류 전문기업인 선광의 로고. 사진=로고
인천지역 사일로와 항만 물류 전문기업인 선광의 로고. 사진=로고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선광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853억 원, 영업이익 391억 원을 달성했다. 순이익은 298억 4000만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7.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6.1%, 순이익은 무려 194% 각각 불어났다.  

선광의 매출액은 2021년 1627억 원, 2022년 1721억 원, 2023년 1853억 원 최근 3년간 1000억 원씩 증가했지만 순익은 들쑥 날쑥하다. 2021년 240억 원에 2022년 101억 원으로 절반 미만으로 줄었다가 지난해에는 298억 원을 급증했다. 

선광 측은 실적 개선에 대해 "싸이로(사일로)와 컨테이너 매출 증가와 판관비 지급수수료 감소, 법인세 비용 감소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광 관계자는 "지난해 엔데믹 영향으로 해운 산업이 정상화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면서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선광의 주가는 부진하다. 1일 1만8250원을 기록했다. 줄곧 2만 원을 밑돈다. 2020년 9월29일 1만8150원 수준으로 뒷걸음질 쳤다.

선광의 주가는 '아 옛 날이여'를 외친다. 2022년 9월2일 10만1700원, 2022년 4월18일 16만3300원까지 올라간 주가는 8분의 1수준으로 전락했다. 

선광 부문별 실적. 사진=선광 사업보고서
선광 부문별 실적. 사진=선광 사업보고서

선광은 해상으로 수입된 물류 하약과 보관을 주로 하는 기업이다. 크게 곡물 사업과 컨테이너 사업으로 나뉜다. 곡물사업은 인천항과 군산항을 거점으로 콘크리트식 양곡 저장시설인 사일로와 정선 시설, 출고·계근 자동화 시설 등에다 5만t급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양곡 전용 터미널을 운영한다. 이를 기반으로 화주들에게 수입 양곡 화물의 하역, 보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선광의 군산항 사일로 전경. 사진=선광
선광의 군산항 사일로 전경. 사진=선광

컨테이너 사업은 종속회사인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이 한다. 이 회사는 인천 송도 신항에서 48만㎡ 규모의 컨테이너 전용 터미널을 운영하며 수퍼포스트 파나맥스급 컨테이너 크레인(STS) 7대와 무인 자동레일 크레인(ARMG) 28대 등을 갖추고, 수출입 컨테이너 화물의 하역과 보관, 운송 서비스를 하고 있다.

선광의 터미널 전경과 능력. 사진=선광
선광의 터미널 전경과 능력. 사진=선광

선광은 현재 이도희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지만 창업주 차남인 심충식 부회장이 오너다. 선광의 창업주는 (주)선광/선명그룹을 창립한 심명구 초대 회장이다. 그의 호는 금병(錦屛)이다. 심명구 창업주의 장남 심장식 회장은 (주)선광/선명그룹 사장을 지내고, 화인파트너스를 창립해 초대 사장을 지냈다.  

선광 이도희 대표이사. 사진=선광
선광 이도희 대표이사. 사진=선광

최대 주주는 심충식 부회장으로 지분율은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13.38%다. 이어 심장식 회장 8.35%, 부실기업 경영정상화 지원과 부동산 개발업을 하는 화인파트너스 5.38%다. 

선광 주요 주주. 사진=선광 사업보고서
선광 주요 주주. 사진=선광 사업보고서

선광은 지난해 실적 정상화를 이뤘지만 올해는 홍해 리스크라는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하마스를 지지하는 친(親)이란 성향 후티 반군이 홍해를 장악하고 지나는 선박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면서 국제 해상운임이 요동치고 있다. 

해상운임 급등은 양날의 칼과 같다. 운임 급등은 매출 증가를 가져올 수 있지만 물류비용 증가로 선주들이 운송을 줄이는 탓에 실적에는 부정의 요인이 된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전 세계 컨테이너 운송 시장의 스팟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179.09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 대비 60.52포인트(P) 내린 수준으로 9주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무장정파 하마스간 전쟁이 벌어진 후 후티 반군이 하마스 편을 들어 홍해를 지나는 선박에 미사일 공격을 하면서 주요 선사들이 홍해를 기피하는 것도 실적에는 마이너스 요인이다. 스위스 MSC, 덴마크 머스크, 우리나라의 HMM 등 글로벌 해운사들은 수에즈 운하를 포기하고 희망봉으로 항로를 우회하고 있다. 선광도 이런 '대세'의 부정 요인을 피할 수 있을까?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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