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용 유기리판 기술 덕에 주목받는 켐트로닉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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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반도체용 유기리판 기술 덕에 주목받는 켐트로닉스는?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4.04.08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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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반도체 수혜주로 켐트로닉스 등 유리기판 업체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유리기판은 기존 기판에 쓰인 에폭시 등 유기 소재 대신 유리를 사용한 기판이다. 유기기판보다 데이터 처리량이 약 8배 많지만 전력 소비는 절반가량 낮고, 열과 휘어짐에 강한 게 특징이 있다. 유리 특성상 압력과 외부 충격에 약해 수율이 낮고 비싸며 그만큼 기술 장벽이 높다.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유리기판을 반도체 패키징 공정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관련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수혜업체로 지목되고 있다.  

세종시에 본사를 둔 켐트로닉스가 실적과 주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린다.

켐트로닉스 로고와 화학 산업. 사진=켐트로닉스
켐트로닉스 로고와 화학 산업. 사진=켐트로닉스

■AI반도체 유리기판 기술로 주목받는 켐트로닉스 주가 상승 전환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켐트로닉스는 이날 오전 10시 10분 현재 2만8350원에 거래됐다. 전거랭일 비해 8.41%(2200원) 오른 것이다. 개장 직후인 오전 9시6분에는 전 거래일에 비해 10.13% 오른 2만8800원에 거래됐다. 앞서 켐트로닉스는 지난 5일 6.77% 하락마감했다. 

켐트로닉스 용인 사업장. 사진=켐트로닉스
켐트로닉스 용인 사업장. 사진=켐트로닉스

켐트로닉스가 주목받는 것은 AI 반도체를 중심으로 고성능 컴퓨팅(HPC) 반도체 시장의 수요가 폭발하듯 증가하면서 기존 반도체 기판에 쓰인 플라스틱 소재를 대체할 유리기판 시장 선점 경쟁이 본격화한 데 따른 것이다.

박주영 KB증권 연구원은 "AI 반도체용 칩은 면적이 크고, 미세 회로를 커버할 수 있는 고집적 패키지 기판이 필요하다"면서 "유리기판을 채용할 경우 실질적으로 반도체 미세공정을 두 세대 이상 앞당기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반도체 업체인 인텔과  AMD가 유리 기판 도입을 서두르고 있고 삼성전기, SK앱솔릭스, LG이노텍 등 선도 기판 업체 또한 유리 기판 상용화를 목표로 하면서 유리기판 전문 기술을 가진 켐트로닉스,필옵틱스, 와이씨켐,HB테크놀로지 등이 투자자들의 눈에 들어온 것이다.

하나증권 조정현 연구원은 8일 "켐트로닉스는 디스플레이 유리 원장 식각 원천 기술을 보유해 글로벌 반도체 OSAT 업체의 TGV 공정 프로젝트에 파트너사로 참여하며 TGV 공정 기술력을 키워왔다"면서 "고객사의 유리 기판 파일럿 라인 증설이 올해 하반기로 예상되는 만큼 TGV 사업을 통한 동사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 본격 가동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TGV(Through Glass Via)는 유리 기판에 홀을 뚫는 건식 공정(레이저)과 홀 내부의 파티클과 평탄도(TTV)를 향상시키는 습식 식각 공정으로 구성된 유리 기판 제조의 핵심 공정이다.

켐트로닉스는 또한 반도체 극자외선(EUV) 노광공정 핵심 원료인 '프로필렌글리콜 메틸에테르 아세트산(PGMEA)'사업도 벌이고 있다. PGMEA는 반도체 EUV 공정에 활용되는 포토레지스트(PR)의 70~80%를 차지하는 핵심 중의 핵심 소재다. 켐트로닉스는 5나노(N) 초고순도 개발과 국산화에 성공했다. 해외 의존도가 높은 소재인 만큼 국산화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켐트로닉스는 지난해 1월 172억 원 규모의 증설에 따라 연내 약 2만 5000t의 생산 능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PGMEA의 글로벌 시장규모는 약 1조 원 수준, 국내 수요는 약 3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 회사의  풀캐파 기준 약 600억 원의 매출 증대가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켐트로닉스가 올해 실적 반등에 성공할지에 쏠리고 있다. 켐트로닉스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매출이 지속상승했지만 지난해는 5년 만에 첫 감소를 경험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7% 줄어든 5426억 원, 영업이익은 14.9% 줄어든 191억, 순이익은 215.9% 급감한 71억 6000만 원은 손실을 기록했다. 

실적과 관련해 하나증권은 켐트로닉스가 올해  매출액 6197억 원, 영업이익 336억 원을 이룰 것으로 전망한다. 전년과 견줘 매출액은 14.2%, 영업이익은 75.6%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사업부별 매출은 전자사업 3044억 원, 화학사업 3153억 원으로 각각 0.6%, 31.4%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김보균 회장·김응수 부사장 부자 공동 경영

켐트로닉스는 1983년 신영화학으로 설립돼 업력 51년을 자랑하는 기업이다. 2000년 11월 화학(Chemistry)과 전자(Electronics)를 합친 현재 상호로 이름을 바꿨다. 삼성전자에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용 터치 스위치 납품을 시작하는 등 전자부품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2007년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현재 전자사업, 화학사업, 디스플레이사업, 자율주행사업 등 크게 4가지 사업을 하고 있다.지난해의 경우 전자사업이 매출의 53.3%, 화학사업이 46.6%, 기타 0.1%를 태양광 사업이 맡았다.

켐트로닉스 사업부문별 주요 제품. 사진=켐트로닉스 금융감독원 제출 사업보고서
켐트로닉스 사업부문별 주요 제품. 사진=켐트로닉스 금융감독원 제출 사업보고서

화학사업부는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 등에 사용되는 전자용 용매, 페인트·농약·세정제 등에 쓰이는 공업용 용매 제품을 수입, 정제, 납품한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에 쓰이는 PR의 핵심 원료 PGMEA'을 초고순도(순도 99.999%)로 생산한다. 포토레지스트는 2019년 일본이 한국으로 수출을 규제한 핵심 소재 3종 중 하나다.

세종시에 본사를 두고 경기도 평택과 용인에 사업장을 두고, 판교에는 사무소를 운영한다.

켐트로닉스 세종 본사. 사진=켐트로닉스
켐트로닉스 세종 본사. 사진=켐트로닉스

창업주는 김보균 회장이다. 현재 장남인 김응수 부사장과 공동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2014년부터 자율주행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자율주행 사업부를 진두지휘하는 등 사업기반을 다져놨다는 평을 받는다. 김 부사장은 SK㈜ C&C를 거쳐 켐트로닉스에 합류했고 일찌감치 소프트웨어로의 다각화를 주장해왔다.

김보균 켐트로닉스 회장. 사진=켐트로닉스 홈페이지
김보균 켐트로닉스 회장. 사진=켐트로닉스 홈페이지

최대주주는 김 회장(지난해 말 기준 11.95%)이며 김 사장(4.05%)이 2대 주주,동생 김응태 전무(3.89%)가 3대 주주다.  현재 김 전무는 김 회장과 함께 핵심 자회사인 위츠와 자동차 전후방 카메라 모듈과 시스템 개발회사 비욘드아이의 공동대표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19년 설립된 위츠는 삼성전기 무선충전 사업을 받아 설립한 기업이다. 비욘드아이는 자동차 전후방 카메라 모듈과  시스템 개발 회사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aa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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