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 달, 태양이 일직선에 서는 우주쇼가 펼쳐졌다. 바로 개기일식이다.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지역 전역에서 관측됐다. 특히 캐나다 동부지역에서는 근 50년 만에 처음으로 일어난 일이라 관련 뉴스가 연일 넘쳐났다.
개기일식은 8일(캐나다 시각) 오후 3시30분께 일어났다. 개기일식은 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를 지나면서 태양 전체를 왼전히 가리는 현상이다. 태양은 달보다 약 400배 크지만, 지구와 태양간 거리도 1억 5000만km로 지구와 달 간 거리(약 38만km)버보다 400배 이상 더 멀어 지구에서 보기에는 태양과 달의 크기가 엇비슷하다.
태양에서 나오는 강렬한 빛이 달에 가려지기 때문에 평소 맨눈으로 볼 수 없는 홍염(태양표면 소용돌이), 채층(태양 대기층), 코로나도 관측할 수 있다.
이번 개기일식은 2017년 보다 더 넓은 곳에서, 더 오래 관측됐다고 한다. 이번에 관측된 경로의 너비는 108~122마일(약 174~196㎞)에 이른다. 2017년 62~71마일(약 100~114㎞)의 두 배 수준이다.
캐나다에서는 남부 온타리오주, 퀘벡주, 뉴브런즈윅, 노바스코샤,뉴펀들랜드, 래버라도주가 개기일식 경로에 있다. 필자가 사는 퀘벡주에서는 몬트리올과 셔브룩이 개기일식 경로에 있다. 필자는 가족들과 함께 집 근처 공원으로 나가 개기일식 장면을 촬영할 수 있었다.
하늘이 어두워지고, 새들이 입을 다물었고 가로등이 들어왔다. 마침내 태양의 고리(코로나)도 사람들의 맨눈에 보였다. 캐나다의 관광명소 나이가라 폭포에 운집한 100만 명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고 한다.
경제효과도 수조 원에 이른 것으로 분석됐다. 개기일식 경로에 있는 지역의 호텔과 에어비앤비 등 주요 숙박업소는 일찌감치 예약이 끝났다고 한다.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텍사스주에서 메인주까지 대각선으로 이어지는 개기일식 경로 지역의 에어비앤비나 브르보(Vrbo) 등록 임대주택의 7일 예약률이 무려 92%를 기록했다. 이 지역에서 통상 4월 주말에 30% 안팎의 예약률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이번에 개기일식을 보지 못한 캐나다인들에게는 아쉬움이 많이 남아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절망은 금물이다. 앞으로도 개기일식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 정부에 따르면, 캐나다 동부지역에서는 내년 3월 9일에 부분 일식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개기일식은 오는 2044년 8월22일 볼 수 있다고 한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