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환율이 미쳤다...'강 달러'에 앞으로 더 오를듯
상태바
[초점]환율이 미쳤다...'강 달러'에 앞으로 더 오를듯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4.04.13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월에만 2% 상승...물가상승 압력 가중,주식시장 직격탄

환율이미쳤다. 원달러 환율이 1375원을 넘어섰다.이런 속도라면 1400원에 이를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도 나온다.미국 중앙은행의 긴축 정책 장기화에 따른 강달러 압력 지속에다 기아 등 주요 기업들의 배당금 지급으로 달러 수요가 많아 앞으로 환율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환율 상승의 근본 원인은 미국 달러 강세에 있다.환율상승은 수입물가 상승에 이어 국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주식시장에 투자된 자금이 빠져나가도록 하는 등 금융시장을 교란시킨다.   

미국의 긴축정책 장기화에 따른 강달러 압력 지속으로 환율이 12일 연중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100달러 달러 지폐.사진=한국은행
미국의 긴축정책 장기화에 따른 강달러 압력 지속으로 환율이 12일 연중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100달러 달러 지폐.사진=한국은행

원달러 환율은 12일 서울 외환 시장에서 10원 넘게 오르며 17개월 사이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에 비해 0.83%(11.30원) 오른 1375.40원으로 마쳤다.  이날 종가는 올들어 최고치이며, 지난달 말 종가(1347.2원)와 비교해서도 2.09% 상승한 것이다. 또  2022년 11월 10일(1377.5원)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이 1375원 선을 넘어선 것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7∼199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8∼2009년, 미국 기준금리 인상 본격화에 따른 달러화 강세 현상이 나타났던 2022년 등 세 차례 있다.

이번에 원달러 환율은 미국 달러 강세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이 뒤로 밀리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인 까닭이다.  유로와 엔 등 주요 6개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1일 105.6로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사이에 최고를 찍었다.  미국 금융시장 전문 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달러인덱스는 12일에는 0.69% 뛴 106.01로 급등했다. 이에 따라 달러인덱스 기준 달러가치는 일주일간 1.6% 상승했다. 지난해 9월23일로 끝난 주간 3.1% 이후 최고의 주간 상승률이다. 

달러가치는 올들어 이날까지 4.62% 상승하면서 원화와 같은 다른 나라 통화는 상대적으로 가치가 하락하면서 환율은 올랐다.

미국 3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전달에 비해 0.2% 상승해 2월(0.6% 상승)과 시장예상치(0.3% 상승)을 모두 밑돌았다. 1년 전과 견줘서는 2.1% 상승했는데 전월(1.6%상승)보다 확대됐으나 시장 예상치(2.2%상승)보다 낮게 나왔다. 이에 대해 키움증권은 "인플레 우려를 다소 완화시켰다"고 평가했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동결 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이 외환시장 개입 의지가 없다고 해석된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금융통화의원회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금융통화의원회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한은은 이날 4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10회 연속 3.5%로 동결했다.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에 대해 "미국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밀리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라면서 "환율이 우리나라만 절하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서학개미도 많고, 우리나라의 해외순자산도 크게 늘면서 환율 변화에 따라서 경제위기가 오거나 그런 상황이 아니다"면서 "특정 레벨을 타케팅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국 통화 영향으로 (원화가) 우리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게 절하되고 있지 않나 한다"면서 "우리 펀더멘털과 달리 과도한 변동성을 보이면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해서 환율을 안정시킬 수 있는 여력이 있어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나증권 김상훈 연구원은 "환율 상승에 통화정책을 통한 대응 필요성이 낮다는 입장"이라고 해석했다.

향후 원달러 환율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즉 미국의 높은 경제 회복력과 고물가, 중동의 지정학 위험 등으로 당분간 원달러 환율의 상방은 계속 열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달러 강세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분기점이 보이지 않아 원달러 환율은 1400원까지 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신한투자증권의 김찬희 수석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1300원 중후반에서 단기 추가 상승을 경계한다"면서 "당분간 Fed의 긴축 장기화 우려에 따른 강달러 압력 지속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다음주부터 기아를 비롯한 외국인 배당 규모가 큰 기업들의 배당지급일 도래하는 데다 불확실한 대내외 여건까지 고려하면 해마다 4월 반복된 계절상의 상방 압력 노출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키움증권 김유미 연구원은 "Fed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미국 장기금리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달러는 강보합권에서 마감했다"면서 "NDF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은 1366.42원으로 1.32원 상승 출발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전일 급등에 따른 숨고르기 과정이 진행되면서 추가 상승은 제한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