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美고용시장 둔화에 Fed 금리 9월 첫 인하·연내 2회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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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美고용시장 둔화에 Fed 금리 9월 첫 인하·연내 2회 전망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4.05.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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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4월 신규 일자리 증가 폭이 예상치를 크게 밑돈 것으로 나오면서 미국의 금융정책 전환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에 미국 고용시장이 식어가는 지표가 나오면서 미국 월가에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금리인하는 9월에 시작해 연내 2회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워싱턴 연방준비제도(Fed) 건물. 미국 고용시장 둔화로 Fed가 9월부터 연내 2 차례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월가 전망이 나왔다.사진=Fed
미국 워싱턴 연방준비제도(Fed) 건물. 미국 고용시장 둔화로 Fed가 9월부터 연내 2 차례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월가 전망이 나왔다.사진=Fed

미 노동부에 따르면 4월 미국의 비농업 신규고용은 전달에 비해 17만5000명 늘었다. 이는 직전 12개월간 평균 증가분인 24만2000명은 물론 예상치(24만 명)와 3월(31만 5000명)을 크게 밑돌았다.

업종별로는 헬스케어와 사회복지가 신규고용 증가를 견인했다. 헬스케어 업종은 외래 의료서비스, 병원 등을 중심으로 신규 고용이 5만6000명 증가했으며, 직전 12개월동안도 매월 6만 명 넘게 신규 고용을 창출했다.사회복지 업종도 3만 1000명의 고용 증가를 이끌었다.

그간 고용 호조를 이끈 정부와 여가/접객 업종의 기여도는 약화됐다. 정부 고용은 3월 7만 2000명에서 4월 8000명으로 줄어들었고, 여가/접객 고용은 5만 3000명에서 5000명으로 크게 둔화했다.

4월 실업률은 3.9%로 예상치(3.8%)를 웃도는 것은 물론 3월의 3.8%에서 0.1%포인트 올라갔다. 이는 경제활동인구가 8만7000명 증가했지만 실업자 증가가 속도가 빨라진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4월 경제활동참가율은 62.7%로 전달과 같았다. 25~54세인 핵심 경제활동참가율은 83.5%로 0.1%포인트 상승했다. 

미국의 4월 시간당 임금이 3월에 비해 0.2% 상승한 34.75달러로 나타났다. 사진=미국 노동부
미국의 4월 시간당 임금이 3월에 비해 0.2% 상승한 34.75달러로 나타났다. 사진=미국 노동부

시간당 평균임금은 3월 에비 0.2%(0.07달러) 오른 34.75달러로 시장 전망(0.3% 상승)에는 못 미쳤다. 1년 전과 비교한 평균임금 상승률은 3.9%로 2021년 6월 이후 2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유틸리티가 50.99달러로 전달(50.80달러)보다 오르면서 가장 높았고 정보(49.42달러), 금융활동(45.30달러),전문직과 비즈니스서비스업(41.82달러), 광업과 벌목업(39.73달러),건설(38.02달러) 등은 전달보다 시간당 임금이 상승하면서 전체 시간당 임금 상승을 이끌었다. 

4월 평균근로시간은 34.3시간으로 전달에 비해 0.1시간 줄었다. 제조업 부문의 평균근로시간은 전달과 같은 40시간이었으며 초과 근로시간은 2.9시간이었다.

월가에서는 4월 노동보고서에 대해 미국 경제의 '연착륙' 시나리오를 뒷받침하는 '골디락스(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상태)' 시나리오를 예고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알리안츠그룹 모하메드 엘 에리언 고문은 X(트위터) 계정에 "연준과 시장이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골디락스 미 고용보고서"라고 평가했다. 

고용보고서가 나온 후 금리선물 시장은 Fed의 금리인하 확률을 높게 반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4일(현지시각) 현재 오는 11월 미국 대선 전에 마지막으로 9월17일과 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 금리를 0.25% 포인트 내릴 확률은 48.8%, 0.5% 포인트 인하할 확률은 17.4%, 0.75% 인하 확률은 1.2% 등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9월 금리 인하에 베팅하는 금리 선물 투자자가 67.4%에 이르렀다. Fed가 9월 회의에서도 기준 금리를 현행대로 5.25~5.5%로 동결할 확률은 32.6%에 그쳤다. 불과 일주일 전에는 금리 인하 가능성이 57.4%, 동결 가능성이 42.6%였다.

최근 월가를 짓누른 연내 금리 인하 불가 또는 추가 인상 가능성은 수그러들었다. 그 대신 연내 1~2회 금리 인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뉴욕 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각) "4월 고용보고서로 인해 월가에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되살아났다"면서 "투자자들이 이제 연준이 올해 최소한 1회 금리를 내릴 것이고, 그 횟수가 2번으로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첫 금리 인하가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 이전인 9월에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고 이 신문이 강조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미국 경제가 마침내 둔화하기 시작했다”면서 “소비자들이 위축됨에 따라 서비스 분야 경기가 둔화하고, 연준의 금리 인하 조처가 다시 테이블에 오르게 됐다”고 보도했다. WSJ은 “4월 고용 지표로 투자자들이 금리 인하를 기대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4월 고용 지표가 나온 뒤 연준이 올해 2번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했다. 골드만삭스는 오는 7월에 처음으로 금리를 내리고, 11월에 2차 인하 결정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증권의 전규연 연구원은 "고용 증가 폭이 10만 명대로 약화되고 임금상승률이 낮아지면서 Fed의 긴축적 통화정책이 노동시장의 균형 회복을 이끌고 있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이번 고용 데이터는 노동시장이 서서히 둔화되는 것을 확인시켜준 것일 뿐, 고용시장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규연 연구우너은 "미국 고용시장의 급격한 둔화가 아니라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고용보다 물가에 초점을 맞출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전 연구원은 "금리 인하 여건이 마련되기 위해서는 고용시장의 점진적 둔화가 꾸준히 나타나야 할 것이며, 서비스업 중심의 임금 하락과 물가 안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면서 "미 연준은 9월 경에 첫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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