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방어'에 외환보유액 한 달 사이 60억 달러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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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방어'에 외환보유액 한 달 사이 60억 달러 사라져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4.05.0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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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오르고 있어 5월에도 감소할 가능성 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4월 외환당국이 달러를 풀어 환율 방어에 나선 결과 외환보유액이 약 60억 달러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당국은 "대외충격에 대응할 만큼 충분하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하 시점 연기에 따른 달러가치 상승, 수퍼엔저에 대한 원화 약세 동조화현상으로 원달러 환율이 오를 수 있어 5월에도 외환보유액이 감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추이. 사진=한국은행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추이. 사진=한국은행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32억6000만 달러로 3월 말에 비해 59억9000만 달러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10월(4128억7000만 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월간 보유액 감소폭은 환율이 급상승한 지난 2022년 9월(196억7000만 달러 감소) 이후 가장 컸다.

한은은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왑 등 시장 안정화 조치,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감소,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미국 달러 환산액 감소 등이 겹친 결과"라며 시장 개입 사실을 인정했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외환당국이 원화 가치 방어를 위해 시중에 달러 공급에 나선 결과 외환보유액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환율이 급등하면 수출에는 일부 도움이 되겠지만 수입물가 상승에 이은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국민 소득이 줄어드는 등 폐해가 심각하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을 기록한 지난달 16일 공식 구두개입에 나섰다. 

이와 함께 3월 말 국제결제은행(BIS)의 자기자본 비율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일시 늘어난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이 다시 줄고, 달러 가치가 상승한 만큼 반대로 달러로 환산한 유로와 파운드 등 다른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가치가 하락한 것도 보유액 감소에 일조했다.

최근 달러화 강세(원달러 환율 상승) 속에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외환보유액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10월 고점(4692억1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550억 달러가량 축소됐다.

한은은 이날 별첨 자료를 내어 "외환보유액은 대외 충격에 대응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현재 외환보유액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2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7.5%)을 웃돈다.

보유액 대비 단기외채나 경상지급액 대비 보유액 등 적정성 지표도 양호하다고 한은은 설명했다.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채외채 비율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말 74%에서 지난 2022년 말 39.4%, 올해 2월 말 31.3%를 나타냈다. 

월 경상지급액 대비 외환보유액 비율도 같은 기간 동안 4.4%, 5.9%, 6.1%로 상승 추세를 보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11월 한국의 외환보유액에 대해 GDP의 25%, 유동외채의 190%, 월경상지급액의 6.2배 수준이며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광범위한 외부충격 대응에 충분한 외화유동성 버퍼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환율이 급상승한 2022년 9월과 비교했을 때 국내 경제의 펀더멘탈이 안정되고  외채와 외환보유액도 안정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2022년 9월 말 원달러 환율은 1430.2원, 지난달 말 월달러 환율은 1382원을 각각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 수준이다.3월 말 현재 1위는 중국으로 3조 2457억 달러이며 2위는 일본 1조2906억 달러, 3위 스위스 8816억 달러, 4위 인도 6464억 달러, 5위 러시아 5904억 달러 순이다. 이어 대만(5681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4552억 달러), 홍콩(4235억 달러) , 한국의 순이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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