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ed내 금리인하 신중론...월러 "인플레이션 약해지면 연말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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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ed내 금리인하 신중론...월러 "인플레이션 약해지면 연말 인하"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4.05.22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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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준비제도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앞으로 3~5개월 동안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계속 약세를 보이면 2024년 말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둔화했지만 더 내려와야 한다는 Fed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하반기에 1~2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고물가가 지속하면서 Fed의 정책전환(피벗) 시점이 점점 늦춰지고 있다. 매파(긴축선호) 성향의 Fed 인사는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미국 Fed는 지난해 7월 이후 기준금리를 연 5.25~5.50%로 계속 동결하고 있다. 

월러 이사는 현재의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Fed 이사들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차기 Fed 의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사여서 그의 발언이 갖는 무게는 다르다.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가 CNBC에 출연해 금리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CNBC캡쳐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가 CNBC에 출연해 금리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CNBC캡쳐

월러 이사는 21일(현지시각)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에서 한 연설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충분한 데이터가 수집되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금리 인하를 생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금리 인하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여러 번의 좋은 인플레이션 수치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물가 압박이 가속되지 않는다는 안심 신호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미국 노동부가 15일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월보다 0.3% 상승했다. 1년 전과 비교해서는 3.4% 올랐다. 각각 시장예상치(0.4% 상승, 3.4% 상승)에 부합하고 3월 상승률(3.5%)보다 낮다.

미국의 CPI는 1월 3.1% 상승한 후 2월 3.2%, 3월 3.5% 등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다 지난달 처음으로 상승세가 꺾였다.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동월 대비 3.6% 각각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0.3%상승)에 부합하는것은 물론 전년 동월비는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았다.

그럼에도 월러 이사는 "노동 시장의 상당한 약세가 없는 한 통화 정책의 완화를 지지하기 전에 여러 달의 좋은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월러 이사는 인플레이션의 주요 지표가 6개월 만에 처음으로 둔화된 최신 소비자물가 지표를 환영했지만, 이 수치가 Fed의 인플레이션 목표에 대한 만족할 만한 수치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교수였더라면 이 인플레이션 보고서에 C+를 줄 것이다. 실패는 아니지만 뛰어나지도 않다는 의미다"고 꼬집었다. 월러는 "금리 인상은 불필요하다"며 다음 금리 조정은 인하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Fed내 매파(긴축선호) 인사로 통하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  사진=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Fed내 매파(긴축선호) 인사로 통하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  사진=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앞서 매파 인사인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20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1분기 인플레이션 지표를 고려할 때 2024년 세 차례 금리 인하는 이제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메스터 총재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좋은 소식이지만, 인플레이션이 어떤 경로로 진행될지 말하기엔 너무 이르다"면서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상방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진단했다. 

토머스 바킨 미국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지난 16일 4월 CPI 상승률이 전월(3월)과 비교해 0.1%포인트 하락한 데 대해 "전 달보다 낮아져 끔찍한 수준은 아니지만, 여전히 연준이 원하는 수준은 아니다"고 밝혔다. 바킨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아직 시간이 좀 더 걸릴 수 있다"면서 "Fed의 목표치인 2%로 돌아가려면 수요가 조금 더 안정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도 이날 "미국의 최근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통해 물가압력이 점차 완화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지만 금리를 조정하려면 여전히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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