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릿값 역대 최고가 경신...견실한 수요와 공급 부족 합작
상태바
구릿값 역대 최고가 경신...견실한 수요와 공급 부족 합작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4.05.22 1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제의 바로미터인 '닥터 코퍼' 구리의 몸값이 한없이 치솟고 있다. 공급부족 속 견실한 수요가 맞물리면서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역대 최고가를 달성했다. 신규 광산이 구리 광석을 출하해 공급 부족을 해소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구리 가격 상승세는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신동사업을 하는 풍산은 구리제련업체 LS MnM에서 전기동을 사들인다.  LS MnM은 광산업체들과 연간 계약을 맺고 제련수수료(TC)를 받고 제련하며 풍산 등은 국제 구리가격 상승을 전기동 제품 판매가격에 전가하는 만큼 가격변동이 호재가 될 수 있다. 

수요증가와 공급감소가 맞물리면서 '닥터 코퍼' 구리의 몸값이 오르고 있다. 전기와 열전도성이 뛰어난 구리전선. 사진=세계구리협회
수요증가와 공급감소가 맞물리면서 '닥터 코퍼' 구리의 몸값이 오르고 있다. 전기와 열전도성이 뛰어난 구리전선. 사진=세계구리협회

이 때문에 국내 주식시장에서 구리주로 분류되는 풍산과 전기동을 생산하는 고려아연, LS MnM을 거느린 지주회사 LS 등은 국제 가격 시세를 제품 판매 가격에 전가하는 사업 구조 덕분에 매출 증대가 예상되고 그 결과 투자자들이 몰려들어 주가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풍산의 경우 올해 순이익이 24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는 서던코퍼와 프리포트 맥모란 등의 주가도 뛰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구리주로 분류되는 풍산의 주가가 구리값 상승에 반응하면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사진은 풍산의 구리 열연코일. 사진=풍산
국내 시장에서 구리주로 분류되는 풍산의 주가가 구리값 상승에 반응하면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사진은 풍산의 구리 열연코일. 사진=풍산

22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20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현금결제 즉시 인도 전기동 가격은 전거래일에 비해 4.41% 급등한 1t에 1만85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운 신 고가이다. 21일에는 0.76% 내렸지만 역시 1만 달러를 넘어선  t당 1만 775달러를 기록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 현금결제 즉시인도 전기동 가격 추이. 사진=한국자원정보서비스
런던금속거래소(LME) 현금결제 즉시인도 전기동 가격 추이. 사진=한국자원정보서비스

전 세계 구리 공급은 축소되고 있다. 캐나다 광산업체 퍼스트 퀀텀 미네럴스(FQM)이 파나마 최대 노천 구리광산 '코브레파나마' 광산의 조업중단에 이어 주요 광산업체들이 감산을 단행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화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메이저 광산업체인 BHP, 리오 틴토, 글렌코어, 발레, 앵글로 아메리칸 등은 2010년대 초반 중국에 대한 기대로 투자를 연평균 30%씩 늘렸다가 이후 중국 수요 둔화, 경기침체로 투자를 가파르게 축소했다. 이들 기업은 2017년 투자금액을 2012년의 30%까지 줄였고 지난해에는 2012년의 절반 정도로 줄였다.

수요가 늘어도 신규 구리 광산이 건설돼 구리 광석을 출하하는 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견실한 수요 속 공급부족은 계속될 전망이 힘을 얻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제 구릿값도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구리 업계는 이번 구리 가격 상승은 단기 상승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번 가격 상승은 시장의 가격하락을 전망해 매도포지션을 유지한 일부 대형 헤지펀드가 단시간 내 구리를 매수함에 따라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친환경에너지 전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그리고 군수장비 부문의 주도로 구리 수요가 급증해 구리 가격이 1t당 1만 50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캐나다 광산업체 FQM이 조업을 중단한 파나마의 노천광산인 '코브레 파나마' 광산. 사진=FQM
캐나다 광산업체 FQM이 조업을 중단한 파나마의 노천광산인 '코브레 파나마' 광산. 사진=FQM

한화투자증권은 공급업체들의 투자 축소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수연 한화증권 연구원은 이날 "최근 원자재 가격들이 순차로 오르고 있는데 금과 구리뿐 아니라 다른 원자재도 전고점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면서 "원자재 가격이 센 것은 광산업체들이 그동안 투자를 줄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화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메이저 광산업체인 BHP, 리오 틴토, 글렌코어, 발레, 앵글로 아메리칸 등은 2010년대 초반 중국에 대한 기대로 투자를 연평균 30%씩 늘렸다가 이후 중국 수요 둔화, 경기침체로 투자를 가파르게 축소했다. 이들 기업은 2017년 투자금액을 2012년의 30%까지 줄었고, 2023년에는 2012년의 절반 정도로 급감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

Tag
#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