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천연고무값 2년 사이 최고치....하반기 EUDR로 추가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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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천연고무값 2년 사이 최고치....하반기 EUDR로 추가 강세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4.05.26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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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천연고무 수출국들의 생산이 감소하면서 2년 사이에 최고치를 기록한 천연고무 가격이 유럽연합(EU)이 하반기에 '삼림벌채와 황폐화 연계 상품의 수출입 규정(EUDR)'을 시행하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합성고무를 생산하는 금호석유화학과 LG화학,KCC, 유니드 등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관측됐다.

세계 4위의 천연고무 수출국인 베트남 천연고무 농장 전경. 사진=메가베트남
세계 4위의 천연고무 수출국인 베트남 천연고무 농장 전경. 사진=메가베트남

26일 업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산 천연고무 가격은 2년 사이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지난주 말 기준 말레이시아산 천연고무 가격은 1t에 1771달러로 2년 사이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태국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주요 고무 생산국에서 고무 농사 대신 두리안과 야자 등 과일로 업종을 변경하는 농가가 는데다 고무나무 잎 병충해 등으로 생산이 감소한 영향이 크다"고 전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천연고무 생산량은 전년 대비 1.9% 감소했다. 특히 최대 생산국인 태국의 생산량은 4.4% 감소하고 수출량은 9.3% 줄었다.

천연고무 시장 점유율. 사진=하나증권
천연고무 시장 점유율. 사진=하나증권

시장 점유율 32%로 세계 1위의 천연고무 수출국인 태국의 2023년 생산량은 전년보다 4.4% 감소하면서 2020년 이후 가장 낮았고 수출량도 9.3% 줄었다.천연고무 가공농장 대부분의 가동률이 30~40% 그치고 있다. 

시장 점유율 22%로 세계 2위의 수출국인 인도네시아의 천연고무 생산량은 지난 2018년 350만t에서 2022년 260만t으로 90만 t으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에는 200만~220만t으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생산량은 200만t 밑으로 내려가 불과  7년 사이에 130만~150만t이 감산될 것으로 하나증권은 관측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천연고무 생산량 추이. 사진=하나증권
인도네시아 천연고무 생산량 추이. 사진=하나증권

 시장점유율 12%로 3위 수출국인 코트디부아르의 천연고무 생산량 증가율도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 점도 공급 감소를 부채질한다. 코트디부아르의 생산량은 지난 2020년 95만t에서 지난해 155민t으로 크게 증가하고 전년대비 생산량 증가율도 17.6%에서 20.4%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런데 올해 생산량은 160만t으로 생산 증가율이 3.4%로 뚝 떨어지고 내년에는 생산량이 163만t에 그치면서 증가율은 1.9%로 급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코트디부아르 천연고무 생산량과 생산증가율 추이. 사진=하나증권
코트디부아르 천연고무 생산량과 생산증가율 추이. 사진=하나증권

업계는 하반기에는 EUDR 영향으로 천연고무 가격이 추가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입을 모으로고 있다.오는 12월 공식 발효되는 EUDR은 코코아와 커피, 콩, 팜오일, 목재, 고무, 가축 등 7가지 특정 상품과 그 파생상품( 목재-가구, 고무-타이어)에 대해 적용하는 새로운 규제로 EU로 수입하는 모든 회사가 제품에 대해 삼림벌채와 무관함을 증명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내년 6월 말부터는 소규모 수출업체에도 적용된다.

올해 12월30일부터 수출업체들은 해당 품목을 EU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삼림벌채로  생산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원산지 실사 이후 관련 내용을 세관 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토지의 지리 좌표, 수확 날짜 또는 시간 범위,  삼림벌채가 없다는 결정적이고 검증 가능한 정보,  인권과 원주민 권리보호 여부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EU 27개국 전역에서 상품 판매가 금지되고 규정을 준수하지 않고 판매되는 제품은 압수, 거래 수익 몰수와 해당 업체의 EU 역내 매출의 최소 4% 이상의 과징금 부과 등 제재가 가해진다.

이에 따라 동남아 천연고무 수출국의 발등이 불이 떨어졌다. 5위 수출국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생산량의 각각 17%/14%를 EU로 수출하고 있다. EUDR이 시행되면 결국 생산 비용 증가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 돼 소규모 농가에는 큰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나증권의 윤재성 연구원은 "EUDR은 결국 단기는 물론, 중장기 천연고무 강세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윤재성 연구원은 "장기로는 부담증가로 소규모 농민들의 경작 포기와 공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단기로는 EUDR 시행 이전 전방 업체의 재고 축적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 높은 만큼 EUDR은  하반기 천연고무 강세 유발 요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 연구원은 또 타이어 수요 강세도 천연고무 강세 유발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4월 미쉘린 데이터 기준으로 세계 승용차용 OE 타이어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8%, RE는 6% 성장했다.  유럽과 북미의 OE와 RE 모두 8~9% 성장했다. 1~4월 누적 기준으로 세계 OE 판매량은 2%, RE 판매량은 5% 증가했다,.

윤 연구원은 "유럽과 미국, 중국을 중심으로 한 전 세계 타이어 수요 개선과 내년부터 본격 시행될 EUDR 감안 시, 천연고무 강세는 하반기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면서 "고무관련 체인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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