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하를 기다린다"
지난 6일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가 소폭 오르자 나온 말이다.
8일 국제금융센터의 '국제유가 주간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WTI는 7일(현지시각) 배럴당 75.53달러로 전날(75.55달러)에 비해 약보합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79.62달러로 6일(79.87달러)로 소폭 내렸다. 전주에 비해 각각 1.9%, 2.5% 내린 것으로 국제금융센터는 평가했다.
오정석 전문위원은 "국제유가는 OPEC+(플러스, OPEC과 OPEC 산유국 연합체)의 공급 증가 우려, 미국 금리인하 기대 약화 등으로 주간 단위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오 전문위원은 "시장 전반에 약세 분위기가 우세한 상황이나 OPEC+가 감산 축소 계획을 조정할 지가 관심"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는 123만 배럴 늘면서 시장예상(210만 배럴 감소)과 달리 증가했다. 원유생산은 10주 연속 하루 1310만 배럴로 견실한 생산을 지속했다.
오 전문위원은 "주 초반 4개월 사이 최저치인 배럴당 73대까지 하락했으나, 사우디가 감산 축소 계획의 철회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은 다소 축소됐다"고 전했다.
해외 전문기관들은 OPEC+ 감산 축소 계획은 국제유가 약세요인이나 계획이 조정될 가능성과 글로벌 재고 동향에도 주목할 것을 조언한다. JP모건은 OPEC+의 감산 축소 계획은 국제유가에 분명한 약세 요인이지만, 여름철 수요 증가와 재고 감소로 9월까지 브렌트유는 배럴당 80~90달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나인포인트 파트너스는 "최근 국제유가 하락은 OPEC+ 결정에 대한 시장의 오해와 잘못된 해석에 기반한 것"이라면서 "시장상황에 따라 감산 축소 계획은 조정될 수 있고 글로벌 재고감소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여 강세 전환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강조했다.
석유산업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의 점진적 시장복귀는 부정이 아닌 긍정신호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월요일 매도세로 WTI가 배럴당 73달러까지 폭락한 후 겨우 숨을 돌리고 있다"고 평가하고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가 유가를 거시 측면에서 약간 올리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금리인하 희망을 키운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원유시장도 미국의 금리인하를 간절히 기대하는 모습이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의 '희망'은 문자 그대로 '희망'으로 끝날 수도 있다. 미국의 5월 비농업 고용이 27만2000명 증가하면서 시장예상치(19만 명)을 크게 웃돌았다.실업률은 4월치이자 시장예상치인 (3.9%)보다 금 높은 4%로 나타나면서 Fed의 통화정책 완화 명분은 약화됐기 때문이다. ECB가 6일 기준금리 인하 첫발을 떼면서 한껏 부푼 Fed 금리인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 JP모건체이스와 씨티은행은 이날 비농업 고용지표를 확인한 후 금리인하 시기를 각각 11월과 9월로 수정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