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의 소재 전문 기업인 포스코퓨처엠이 철강 생산공정의 필수소재인 '인조흑연' 전극봉 제조기술 국산화에 성공했다. 국책과제 선정 이후 4년 9개월 만이다.
전극봉은 고부가가치 탄소소재로 전기로(電氣爐) 제강공정에서 철 스크랩을 녹여 쇳물을 만들거나, 용광로에서 생산한 쇳물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정련(精鍊) 공정에 사용되며 '전기로 산업의 심장'으로 통한다. 전극봉은 전기를 열 에너지로 바꾸는 역할을 하는데, 전극봉의 직경이 크고 전극 밀도가 높을 수록 전력량을 증가시킬 수 있어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최근 글로벌 철강 시장에서 ESG 경영 강화에 따라 고로 대비 탄소 배출량이 적은 전기로 조업 방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밀도 전극봉의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름 300mm 고품질 UHP(Ultra High Power, 초고출력)급 전극봉 제조기술의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UHP 흑연 전극은 전기 저항이 낮고 열전도율이 높으며 기계적 강도가 우수하여 고온과 고전력 응용 분야에 안성맞춤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연간 3만t 규모의 ‘UHP급’ 전극봉 생산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각 국가의 핵심 원자재에 대한 수출 통제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포스코의 제철공정 부산물인 '콜타르'로 만든 침상 코크스를 활용해 전극봉 제조기술을 국산화했다면서 국내 철강산업의 생산체제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침상코크스는 포스코퓨처엠의 자회사인 포스코MC머티리얼즈가 국산화했다.
석탄을 가열해 녹이면 석탄 입자끼리 다시 뭉쳐서 강도가 높은 덩어리인 코크스가 생기는데 이 코크스를 섭씨 2500도 이상에서 재처리해 '인조 흑연'을 만들어 전극봉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원료부터 성형, 열처리 과정 등을 거쳐 제품 생산까지 4~5개월이 걸린다. 전극봉은 연필심과 같은 구조와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국내 철강업계는 전극봉 제조기술을 국산화하지 못해 중국, 일본, 인도 등에서 해마다 3만t 이상의 전극봉을 전량 수입하고 있다. 일본에서 약 60%, 나머지를 중국 등에서 수입한다. 이 때문에 소재 공급망 리스크가 꾸준히 제기되어왔다. 지난 2017년에는 중국산 전극봉 부족 사태로 중소 규모 전기로 제강사들의 가동 중단 위기가 있었고, 2019년에는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면서 전극봉 품귀와 저품질 전극봉 사용에 따른 전기로 효율 저하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번 국산 전극봉 개발은 민관협력의 성공사례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020년 탄소산업기반조성사업에서 '300mm 이상급 인조흑연 전극봉 기술개발' 국책과제를 추진했으며, 주관기관으로 포스코퓨처엠이 선정돼 4년 9개월간의 연구개발 끝에 전극봉 제조기술 국산화에 성공했다.
국책과제에 공동참여한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은 제품과 공정개발, 제조설비 구축 등을 행했고, 포스코MC머티리얼즈, 포스텍 가속기연구소, 금오공대는 원료 물성개선, 제조공정 최적화, 시제품 개발을 담당했다.
포스코 기술연구원 저탄소제철연구소는 '전극봉 국산화 개발 협의체'를 통해 기술개발을 지원했고 연구소 내 'HyREX&주조실험동'에 전극봉 테스트 공간을 구축하며 전극봉 국산화 기술 개발을 도왔다.
포스코퓨처엠 조용호 기초소재사업부장은 "산학연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전극봉에 대한 국산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긴밀하게 협력해 고품질 전극봉 제조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면서 "국내 철강산업의 소재 공급망 안정화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시장 상황에 맞춰 전극봉의 사업화를 검토할 계획이며 올해 초 광양제철소에 전기로 공장을 착공한 포스코와도 저탄소 제철공정 구축을 위한 그룹 차원의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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