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종전을 추진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 대가로 우크라이나에 매장된 흑연과 티타늄, 리튬 등의 천연자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튬과 흑연은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에서 급격히 증가한 수요에 따라 중요한 자원으로 떠오르고 있는 광물이다. 미국은 전략상 중요하게 여기는 '50가지 핵심 광물' 목록에 흑연과 리튬, 티타늄이 올라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19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자원들을 확보하는 대가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강화할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싱크탱크 세크데브(SecDev)는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에 매장된 석탄·가스·석유 등 광물 자원의 가치를 총 26조 달러(약 3경 6000조원)로 추정했다. 특히 우크라이나엔 전기차 배터리에 제조에 필수인 리튬 50만t, 전세계 매장량의 각각 약 7%, 20%에 해당하는 티타늄과 흑연이 매장돼 있다고 밝혔다.
리튬은 우크라이나가 유럽에서 가장 매장량이 많다고 주장하는 광물이다. 리튬은 수요가 최근 몇 년간 급증했으나 생산 과잉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중국이 공급사슬을 장악하고 있는 광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리튬 자원을 확보함으로써 미국의 전기차 산업과 배터리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관측이다.
티타늄은 항공기 엔진, 방어산업 장비, 우주항공 산업에 중요한 자원이다. 우크라이나는 일메나이트(ilmenite)와 루타일(rutile)이라는 티타늄 원료를 주요 생산국에 제공하고 있지만 티타늄 스펀지 형태의 고도로 가공된 티타늄은 생산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흑연은 전기차 배터리 음극재로 사용되는 중요한 자원이다. 우크라이나는 고품질의 흑연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희귀 광물 자원의 실제 경제적 가치나 채굴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는 부족하며 일부 자원은 러시아가 통제하는 동부지역에 위치해 있어 자원 개발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은 리튬 등 희귀 광물의 채굴과, 제련, 정제 공정을 장악하고 있어 미국은 우크라이나 자원을 확보하더라도 이를 정제하고 가공할 수 있는 능력을 구축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군사 용도 전용을 막겠다는 명분을 앞세워 지난해 12월1일부터 기존 수출 통제 대상이던 인조흑연에 더해 이차전지 음극재용 고순도 천연흑연 등을 새로 통제 대상에 올렸다. 수출 신청 건별로 심사해 허가하는 방식을 적용해 자유롭게 거래된 배터리용 천연흑연의 수출 절차가 복잡해진 것은 물론, 중국 당국의 판단에 따라 수출이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편,한국은 흑연의 중국 의존도가 매우 큰 나라다. 지난 2023년 1~9월 기준 대중국 수입의존도가 천연흑연이 97.7%, 인조흑연이 94.3%로 사실상 전량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하순 배터리 소재업체 포스코퓨처엠으로 공급될 음극재 제조용 구상흑연의 수출을 승인했고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배터리 완제품을 만드는 한국 배터리 3사로의 흑연 음극재 완제품 수출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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