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늘리지 않는 무모한 배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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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보유액 늘리지 않는 무모한 배짱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6.01.07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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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웃돌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 '외환'의 마지막 보루인 외환보유액이 한 달 만에 26억 달러나 급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12월 1480원대로 치솟자 환율을 낮추기 위해 외환당국이 외환보유액을 헐어 쓴 결과라는 게 중론이다.

환율이 1400원대를 웃도는 데도 최후의 보루인 외환보유액이 줄어들고 있어 국민불안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달러 지폐. 사진=CNews DB
환율이 1400원대를 웃도는 데도 최후의 보루인 외환보유액이 줄어들고 있어 국민불안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달러 지폐. 사진=CNews DB

한국은행이 지난 6일 발표한 '2025년 12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280억5000만 달러로 11월 말에 비해 26억달러 줄었다. 외환보유액에 있는 달러를 시중에 풀어 환율 상승을 막았기에 외환보유액이 줄었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어느 누구도 외환보유액을 더 늘려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가 대변하는 외환당국이 아마도 현재 한국의 외한보유액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한국은행은 외환보유액 통계를 내보낼 때마다 세계 9위니 10위니 하는 것도 빼놓지 않고 덧붙인다.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4307억 달러)으로 세계 9위 수준이지만 10위인 홍콩(4294억 달러)과 격차가 13억 달러에 불과하다. 

9위든 10위든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한국이 보유한 외환보유액이 과연 위기시 한국을 버티게 할 만한 수준인가가 중요하다. 지난해 연간 수입은 6317억 달러였다.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6개월 수입액을 조금 웃돈 뿐이다. 적정 외환 보유액을 따지는 잣대는 한둘이 아니어서 현재 외환보유액이 부족하다거나 넉넉하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왜 이렇게 방치하려는가를 묻고 싶을 뿐이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3조 3464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고 일본은 1조 3000억 달러를 쟁여두고 있다.  중국의 2024년 수입규모가 약 2조 5900억 달러, 일본의 연간 수입규모는 약 7400억 달러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두 나라 외환보유액은 모두 수입 1년치 이상에 해당한다. 

한국 외환당국은 외환보유액 순위를 자랑할 게 아니라 외환보유액을 더 늘리는 데 신경을 쓰는 게 옳다고 본다. 한국의 환율이 1400원을 넘어 1500원으로 바라보는 데 최후의 보루가 빈약하기 그지 없다는 지적이 이곳저곳에서 나온다. 4200억 달러가 넘는 보유액 중 위기시 외환당국이 당장 쓸 수 있는 달러는 얼마되지 않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 아닌가 . 

그럼에도 왜 외환보유액을 이 수준으로 방치하는 지 알 길이 없다. 외환위기가 다시 오건 말건 공무원 생활 그만두면 두둑한 연금을 받고 사는 만큼 골치아픈 일은 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깔려있는 게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또 미국이나 일본, 국제통화기금(IMF)에 손을 벌리려고 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없다. 개돼지 같은 국민들이 외환위기를 당하건 말건 신경쓰지 않겠다는 생각에 잠겨있는 게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아니면 또 국제사회에 손을 벌리려는 속셈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혈맹인 미국은 한국과 통화스와프를 거절했고 일본 또한 그렇다. 비상 시 한국을 지원할 달러를 끌어다 쓸 곳간을 내줄 나라나 국제기구는 어디에도 없다는 점을 왜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공무원의 타성, 안이함, 나태, 이를 용인하는 국민들의 무지몽매함, 외환위기 주범들에 대한 관대함과 망각이 오늘날 환율 상승과 위태위태한 외환보유액 수준을 낳았다고 보는 필자가 아둔한 것인가?

1997년~1998년 우리나라는 외환 즉 달러가 없어 부도가 났지만 관련 공무원,  장관 누구도 국민 앞에 머리 숙이지 않았고 법률상의 책임을 지지 않았다. 강경식 경제부총리만 영어의 몸이 됐을 뿐이다. 당시 책임을 져야할 자들은 외환위기 이후 마치 전문가인양 행세하고 장차관이 됐으며 부귀영화를 누렸다. 

사정은 지금도 마찬 가지다. 기재부나 한국은행, 대통령실 그 누구 하나 국민에게 외환위기 재발 불안을 심어준 데 대해  송구한 안색을 보이지 않는다.  30년 전 외환위기가 다가오는 것을 알지도 못하고 그 위기를 막지도 못한 외환 당국은 다시 달러 부족과 외환위기가 거론되는데도 태평스럽기 짝이 없다. 그 뻔뻔함에 치가 떨릴 뿐이다.

우리도 하루빨리 외환보유액 확충에 나서야 한다. 적어도 1년치는 쌓아야 한다. 지금의 두 배 수준이 될 때까지 두눈 딱 감고 달러를 비축해야 한다. 그래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면 1조 달러가 될대까지 쌓아야 한다.

외환당국은 달러를 더 사들이거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발행하고, 기업들이 보유한 달러를 이자를 주고서라도 쌓아둬야 한다. 이것이 달러를 찍어낼 능력이 없는 비기축 통화국의 숙명이다. 이것이 국제사회에서 우군없는, 외톨이 국가의 숙명이다. 수출 7000억 달러가 됐다고 자랑할 게 아니라, 방위산업 수출이 잘 되고 있다고 우쭐할 때가 아니다. 달러가 빠져나가고 환율이 급등하는 위기를 막는 길은 지갑에 달러를 두둑히 쌓는 것밖에 없다. 대통령과 기재부, 한국은행의 통렬한 반성을 촉구한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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