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 수혜 소재기업 어딘가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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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에 수혜 소재기업 어딘가 보니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6.09.03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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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슈퍼 사이클(특히 AI 반도체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 중심)에서 가장 큰 실적 레버리지(낙수효과)를 누리는 곳은 바로 '소재' 기업이다. 장비 기업은 반도체 공장이 지어질 때 일시 큰 매출을 올리지만, 소재 기업은 공장이 가동되고 생산량(웨이퍼 투입량)이 늘어나는 한 달러를 벌어들이는 '소모성 구조'를 가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HBM3E D램.  삼성전자는 12단 적층  고성능 메모리인 HBM3E인 샤인볼트를 양산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HBM3E D램.  삼성전자는 12단 적층  고성능 메모리인 HBM3E인 샤인볼트를 양산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3일 산업통상부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의 8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09% 증가한 466억 5000만 달러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또6월(448억 달러), 7월(410억 달러)에 이 3개월 연속연속 4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들어 다섯 번째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정부는 반도체 단일 품목만의 독립된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는 따로 발표하지만 반도체 장비 수입액(25억 7000만 달러) 등을 크게 압도하는 466억 달러 이상의 수출을 올린 만큼, 반도체 부문이 전체 무역수지 흑자(347억 5000만 달러)의 절대적인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8월 한국 전체 수출액(982억 5000만 달러)의 절반에 육박하는 47.5%를 반도체 혼자서 짊어졌다는 점에서 주력 수출품이라는 말이 딱 맞아떨어진다. 구글·아마존 등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의 설비투자 확대에 따라 AI 인프라용 반도체 수요가 견실하게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됐다.

반도체 칩 수출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곳이 있지만 대기업의 제조 공정에 쓰이거나, 해외 글로벌 파운드리(대만 TSMC 등) , 메모리 제조사로 직접 소재를 수출하면서 큰 실적을 거두는 기업들도 있다.

동진쎄미켐 이준혁 대표이사 회장과 회사 로고. 사진=동진쎄미켐
동진쎄미켐 이준혁 대표이사 회장과 회사 로고. 사진=동진쎄미켐

첫째, 반도체 회로를 그리고, 깎아내고, 씻어내는 반복 공정에서 필수로 쓰이는 화학 물질 제조사로  노광·식각·세정 공정 화학 소재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동진쎄미켐, 솔브레인이 있다.

동진쎄미켐은 감광액(포토레지스트) 분야의 국내 압도적 1위 기업으로, 선단 공정(EUV 등)에 사용되는 핵심 감광재를 삼성전자 등에 공급한다.  미세공정이 고도화될수록 노광 공정 횟수가 늘어나 감광액 소모량이 정비례로 증가한다.

솔브레인은 식각액(에천트), 세정액, CMP 슬러리 등 초정밀 화학 소재를 공급하는 대표 기업이다. 3D NAND의 적층 수가 높아지고 DRAM 공정이 미세화되면서 웨이퍼를 깎고 씻어내는 케미컬 수요가 폭증해 2026년 기록적인 실적 성장이 전망된다. 

둘째,  박막·증착 공정용 '특수 가스' 소재 기업이다.

반도체 웨이퍼 표면에 얇은 막을 입히거나 내부 환경을 제어할 때 사용하는 고순도 가스 공급사로 원익머트리얼즈, 후성 등이 있다. 

이차전지 전해질과 반도체 가스, 냉매 등을 생산하는 후성 로고. 사진=후성
이차전지 전해질과 반도체 가스, 냉매 등을 생산하는 후성 로고. 사진=후성

원익머티리얼즈는 고순도 특수 가스(Eximer Laser 가스, 세정 가스 등)를 국산화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공급한다. 메모리 반도체 생산 라인의 가동률 상승이 실적으로 즉각 연결되는 구조적 수혜를 입고 있다. 

후성은 불소(F) 기반의 특수 가스(WF6, C4F6 등) 전문 기업이다. 반도체 에칭과 세정 공정에 필수로 쓰인다.

무수불산 제조공정. 사진=후성
무수불산 제조공정. 사진=후성

셋째,  공정용 소모성 부품·포커스 링 (부품성 소재) 생산 기업이다. 장비 내부에서 웨이퍼를 고정하거나 보호하며, 강한 화학 물질과 열 때문에 주기로 갈아 끼워야 하는 소모품 소재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티씨케이 (TCK)는  반도체 식각 장비 내부에서 웨이퍼를 잡아주는 SiC(실리콘 카바이드) 링 부문의 글로벌 선두 주자다. 링은 며칠 쓰면 마모되어 버리는 완전한 '소모품'이므로, 삼성·SK·마이크론 등의 가동률이 올라갈 때 가장 안정적으로 돈을 버는 구조를 가졌다.

하나머티리얼즈는 시중의 대표적인 실리콘(Si) 및 실리콘 카바이드(SiC) 소재 기반 부품 제조사로 대형 장비사( 도쿄일렉트론 등)로의 공급 비중이 높다.

삼성전기가 생산하는 기판인 FCBGA. 사진=삼성전기
삼성전기가 생산하는 기판인 FCBGA. 사진=삼성전기

넷째, HBM과 차세대 패키징용 소재 생산기업으로 현재 AI 반도체 붐의 핵심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가치사슬에 묶여 있는 고부가가치 소재 기업이 주인공이다. 삼성전기와  대덕전자가 대표 기업이다.

삼성전기는 2026년 반도체 패키징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인 '유리 기판(Glass Substrate)' 소재와 차세대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기판 제조 선두주자다. AI 칩의 크기가 커지면서 기존 플라스틱 기판의 한계를 극복할 유리 소재 기판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문제는 반도체 호황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선반영되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 국내 소재사들은 대기업(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두 곳에 매출의 상당 부분이 쏠려 있어, 해당 기업의 가동률 정책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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