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기판 업계의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금과 동박적층판(CCL) 등 핵심 소재 가격이 오른 탓이다. 현재 D램과 SSD 모듈, 시스템반도체에는 인쇄회로기판(PCB)이 필수로 활용되고 있다. PCB는 반도체와 수동소자 부품들을 연결하는 기판이다. 국내에서는 대덕전자, 심텍, 코리아써키트, 티엘비 등이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데 심텍의 원부자재 부담이 크다는 증권사 분석 보고서가 나왔다. 그러나 심텍의 분기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긍정 전망도 함께 제시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기판의 주요 소재인 PGC(청화금카리)와 CCL(동박적층판) 가격이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심텍의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
심텍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PGC는 지난해 3분기 말까지 전체 원재료 값의 32.8%, CCL은 22.1%를 차지한 핵심 소재다. 2024년에는 연간으로는 PGC는 전체 원재료 매입비의 32.1%를, CCL은 19.5%를 각각 차지했는데 비중이 조금 올라갔다.
나머지를 절연성수지와 동박, 구리전극 등 기타가 차지한다. 절연성 수지와 동박은 지난해 9월 말까지 각각 12.7%와 3.3%를 차지했다.
심텍은 PGC는 희성촉매에서 매입하고 CCL는 LG화학과 두산전자에서 구매하고 있다.
PCB 금도금 공정에 사용되는 PGC에는 금이 들어가고 CCL은 구리가 소재다. 금과 구리값 상승의 영향으로 PGC와 CCL 가격도 지난해 오름세를 보였고 올해도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PGC 가격은 ▲2023년 1g에 5만7146원 ▲2024년 7만719원 ▲2025년 3분기 9만9455원으로 2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CCL 패널당 가격은 ▲2023년 1만224원 ▲2024년 1만443원 ▲2025년 3분기 1만1565원으로 조금 올랐다.
PGC가격이 오른 것은 미·중 패권 전쟁, 러·우 전쟁 장기화, 금리인하 정책 등이 맞물리면서 금값이 폭등하고 관련 재 역시 가격이 크게 오른 탓이다.
금값은 온스당 5000달러를 넘어섰고 구리 가격은 1t당 1만 300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CCL은 반도체 수지·유리섬유·충진재·기타 화학물질로 구성된 절연층에 동박을 적층해 만드는데 AI 반도체 활황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T-글라스 등 핵 소재의 공급난이 심각해지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
그럼에도 견실한 메모리 반도체 업황과 고객사의 타이트한 재고 상황 등이 맞물려 기판 수요가 유지되면서 심텍은 양호한 성장을 거둘 수 있었다. 문제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내상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심텍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6% 증가한 3934억 원, 영업이익은 11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5.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1% 줄었다. 금·구리 등 핵심 원부자재 가격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원재료값 상승 여파로 '어닝 쇼크'를 냈다. 매출 3728억 원, 영업이익은 124억 원으로 시장 컨센서스(영업이익 220억원)를 44% 밑돌았다.
4분기 모듈 PCB 매출액은 74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7.3%, 전분기 대비 12.2% 각각 감소했다. 고객사의 서버/PC용 메모리 모듈 연말 재고 조정 여파로 수요가 일시 둔화된 여파로 분석됐다.
패키지판 매출액은 3155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3%, 전분기 대비 10.8% 증가했다.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조 4110억 원, 127억 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심텍에 대해 "분기별 수익성 개선 가시성이 높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7만3000원에서 6만5000원으로 낮췄다.
박상현 연구원은 "심텍은 지난 2년간 적자에서 벗어나 턴어라운드(실적 개선)에 성공했다"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 추세가 여전히 불편하지만 가동률이 오르고 제품 믹스(Mix)가 개선된 점 등을 고려할 때 분기별 수익성 개선 가시성이 여전히 높다"고 호평했다.
박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가동률이 80% 초반임을 고려할 때 향후 추가 수요 대응을 위한 잔여 생산능력(CAPA) 여력은 충분하다"면서 "올해 약 300~400억원의 자본적지출(CAPEX)은 증설보다 보강 투자 중심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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