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Gold), 이번엔 왜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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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Gold), 이번엔 왜 다를까?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6.03.2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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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시 수요가 몰려 가격이 급등하는 '안전자산' 금이 이란 전쟁 이후에는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가격이 크게 내리고 있는 것이다. 왜 이번에는 다를까?

이란 전쟁에도 안전자산인 금 값이 하락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종로3가의 금거래소. 이 금거래소는 기사와 관계없다. 사진=박준환 기자
이란 전쟁에도 안전자산인 금 값이 하락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종로3가의 금거래소. 이 금거래소는 기사와 관계없다. 사진=박준환 기자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통상  지정학 리스크가 높아지면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상승한다. 그런데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이후 금 가격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각)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 금 선물은 전날에 비해 3.7%(167.7달러) 내란 온스당 4407.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값은 지난달 27일 5224달러에서 24일 4354달러로 17% 하락했다.  

국내 금 시세도 하락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3일 거래소 금값((99.99% 1kg)은 전날에 비해 7.87% 하락한 1g당 20만8530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달 초 이후 최대 낙폭에 해당한다. 중동 전쟁 직후 25만 원 선까지 상승한 금값은 한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하나증권 전규연 연구원은 이날 낸 원자재 레시피 보고서에서 금값 하락에 대해 이란 전쟁 이후 바뀐 거시 경제(매크로) 여건과 투자자들의 성격 변화를 윈은으로 꼽았다.

전규연 연구원은 우선 "금 가격 상승을 이끈 여러 변수들 중 이번 사태로 직접 바뀐 것은 매크로 여건"이라면서 "금 가격은 미국 달러와 금리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매크로 여건은 금 가격의 조정을 유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달러의 가치가 높아졌다. 미국 달러는 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 소멸과 안전통화 선호 심리 확대 영향으로 상승했다. 각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사라졌다. 유가 급등으로 물가 상승 위험이 커지자 선물시장은 2027년 상반기까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동결 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올해 말까지 금리 인상 베팅도 늘어났다.

전규연 연구원은 그러나 이러한 매크로 여건 변화만으로 현재의 금 가격 하락을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달러, 금리 상승에 따른 하방 압력을 감안하더라도 인플레이션 헤지 차원의 금 수요,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감안하면 금 가격 조정 폭이 과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금 가격이 하락한 근본 이유는 투자자들의 성격이 달라진 데에서 찾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 연구원은 장기간 금 가격 상승 랠리가 펼쳐지자 ETF, 선물시장 등을 통해 소매 자금이 급격하게 유입되며 과열 장세가 나타났고, 금값이 하락하자 급격한 자금 유출이 나타나며 가격 조정을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3월 이후 기관 투자자들은 금 포지션을 안정되게 유지하거나 노출액을 줄인 반면 소매 투자자들은 금 매입을 가파르게 늘려 올해 2월까지 누적 730억 달러 규모의 금을 사 모았다. 실제로 올해 1월까지 금 ETF와 NAV 간 스프레드가 큰 폭으로 벌어졌지만 2월부터 급격히 줄어들고 있으며, 이는 소매 투자자들의 금 수요가 급감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선물시장도 마찬가지다. 미국 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보고 의무가 없는 소규모 계약 건(Non-reportables)은 1월 이후 줄어들고 있어 소매 투자자들의 포지션 정리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그는 주장했다. 

귀금속 가격 변동성 확대로 1월부터 선물거래소를 운영하는 CME그룹이 증거금 요건을 강화하자 마진콜(투자손실시 증권사의 추가 증거금 요구)에 의한 강제 청산도 동반됐는데, 가격 하락과 추가 마진콜이 서로를 강화하는 자기 강화 루프 (Self-reinforcing loop)가 형성되며 금 가격의 추가 하락을 야기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 연구원은 분석했다.

그렇다면 '금을 사야 하나 말아야 하는가'하는 의문이 나온다. 전 연구원은 "금 시장 과열을 유도한 소매 투자자들의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단기 변동성 국면은 불가피해 보이지만, 중장기로는 금 가격에 대한 우호 시선은 유지한다"고 밝혔다.

주기로 부각되는 지정학 리스크와 대외 불확실성 고려 시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은 꾸준히 이어질 것이며 이란 사태가 진정되고 나면 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도 재차 나타나며 금 가격 상승을 지지할 수 있다고 그는 봤다. 

금 가격의 저점은 온스당 3900 달러 수준으로 전망하며, 저가매수(Buy the dip)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한다고 전 연구원은 덧붙였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알림] 이 기사는 투자 판단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 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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