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3월 물가 3.3%↑...유가상승 직격탄에 Fed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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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3월 물가 3.3%↑...유가상승 직격탄에 Fed 딜레마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6.04.11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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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후 국제유가 상승으로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해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에너지 가격 급등이 물가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소비와 성장, 통화정책까지 압박하는 모양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경기부양과 물가안정 사이에서 고심을 거듭할 수밖에 없는 처리로 몰렸다. 

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상승이 가져온 에너지 충격이 미국의 소비재와 서비스부문 등 경제전역으로 확산하면서 3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전에 비해 3.3% 급등했다. 사진은 주유소의 휘발유 주유기. 사진=CNN
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상승이 가져온 에너지 충격이 미국의 소비재와 서비스부문 등 경제전역으로 확산하면서 3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전에 비해 3.3% 급등했다. 사진은 주유소의 휘발유 주유기. 사진=CNN

10일(현지시각) 미국 노동통계국(BLS) 발표에 따르면, 3월 CPI는 전월 대비 0.9%,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했다. 2024년 4월 이후 2년 사이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시장 예상치 3.4%를 조금 밑돌았다. 

변동성이 심한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도 전년 동월 대비 2.6% 올라 중앙은행이 목표치(2%)를 훌쩍 넘어섰다. 이는 2월 근원물가 상승률(2.5%)보다는 높고 시장 예상치(2.7%) 낮은 값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10.9% 급등하면서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르무즈해협은 전세계 해상 운송 석유의 20%가 지나는 관문인데 이란의 봉쇄로 공급이 막히면서 가격이 급등했고, 이는 곧바로 미국 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전이됐다.

특히 휘발유 가격은 21.3% 급등했다. 6일 기준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갤런당 4.12달러로 전쟁발발 전 갤런당 2.94달러에 비해 크게 올랐다.

전기요금은 1년 전에 비해 4.6%, 가스요금은 6.4% 뛰었다. 전달과 비교해서는 전기요금은 0.8% 올랐으나 가스요금은 0.9% 내렸다. 

항공요금은 14.9% 뛰었다. CNBC에 따르면, 미국-로마간 항공요금은 2월23일 846달러에서 3월 말 1165달러로 올랐고 미국-홍콩 왕복요금은 1042달러에서 1403달러로 40% 급등했다. 

자동차 정비 수리비는 6.1%, 담배와 흡연 제품도 7.4% 급등했다.

집에서 먹는 식료품은 1.9% 올랐는데 시리얼과 빵제품은 2.1%, 과일과 채소류 4%, 비알콜음료와 재료는 4.7% 각각 상승했다. 외식물가는 3.8% 올랐다.

반면, 쇠고기와 닭고기, 생선과 계란 등은 0.9%, 유제품은 1.6%, 중고차와 트럭 가격은 3.2% 떨어졌다.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충격이 소비재와 서비스 전반으로 확산되는 인플레이션 전이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를 비롯한 유가는 ​​분쟁 발발 전 배럴당 약 70달러에서 3월 말 118달러까지 급등했다가 이후 하락했지만, 이날 현재 약 96달러 수준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물가 상승은 경제 전반의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대폭 하향 조정됐고, 기업들의 비용 부담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생산자 가격 지표 역시 급등하면서 기업 활동 전반에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의 체감 경기 역시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소비자 신뢰지수는 큰 폭으로 하락하며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향후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경기 하방 압력을 추가로 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Fed는 어려운 선택에 직면했다.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올릴 경우 고용과 경기 둔화 위험이 커지고, 반대로 금리를 유지하면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될 수 있다. 금리 정책 업무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지난 3월 회의에서 Fed 관계자들은 올해 한 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밝혔지만, 이란 전쟁으로고물가가 지속 발생할 경우 대출 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일부 관계자는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물가 상승이 일시 충격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을 경고한다. 미국과 이란이 화요일 늦게 2주간의 휴전에 합의했지만, 전쟁이 기져온 인플레이션 효과가 해소되는 데는 몇 주 또는 몇 달이 걸릴 가능성이 높으며,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식료품, 항공료, 공산품 등 전반적인 소비자 물가가 상승할 위험이 있다고 말한다. 

주요 IB의 미국 인플레이션 전망. 사진=블룸버그/국제금융센터
주요 IB의 미국 인플레이션 전망. 사진=블룸버그/국제금융센터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인플레이션은 문제이며 앞으로 더욱 악화될 것"이라면서 "이란과의 전쟁이 상당한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은 소비자든 Fed든 누구도 용인할 수 없는 수준을 훨씬 웃돌고 있으며, 적어도 향후 몇 달 동안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토마스 라이언 북미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관세 등에 따른 가격 압력이 완화됨에 따라 올해 인플레이션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었다"면서 "지금은 에너지 가격 충격이 어떻게 될지 지켜보기 위해 상황을 보류하고 있다. 충격이 장기화한다면 소비자들의 지갑 사정에 다른 부담이 전가될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Fed는 당분간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금융센터의 황유선 부전문위원은 이같이 내다보고 "미국 경제는 관세발 공급 충격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동 전쟁에 따른 새로운 공급 충격을 흡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임에 따라 가파른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비선형적 리스크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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