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압박에 캐나다 셰릿, 30년 쿠바 광산 합작 청산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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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압박에 캐나다 셰릿, 30년 쿠바 광산 합작 청산 신청
  • 박고몽 기자
  • 승인 2026.05.17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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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릿 창사 이래 최대 경영위기

미국의 전격적인 대(對)쿠바 제재 압박에 캐나다의 원자재 기업이 무릎을 꿇었다. 1990년대부터 약 30년간 쿠바에서 니켈과 코발트를 채굴해 온 캐나다의 자원개발 기업 셰릿 인터내셔널(Sherritt International Corp.)이 쿠바 정부와의 광산 합작 사업을 전면 청산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캐나다 셰릿과 쿠바의 제네랄 니켈의 합작회사인 쿠바 '모아' 니켈 공장 전경. 사진=셰릿인터내셔널
캐나다 셰릿과 쿠바의 제네랄 니켈의 합작회사인 쿠바 '모아' 니켈 공장 전경. 사진=셰릿인터내셔널

17일 캐나다 파이낸셜포스트와 미국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캐나다 토론토에 본사를 둔 셰릿은 지난 15일(현지시각) 공식 성명을 내고 쿠바 국영 제너럴니켈(General Nickel Company SA)과 50대 50으로 운영한 '모아(Moa) 니켈 광산'과 캐나다 금속 정련소 합작 법인의 해체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작 청산 결정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초강력 행정명령에 따른 대응조치다. 해당 행정명령은 미국 외 국가의 기업이나 개인이라 할지라도 쿠바와 비즈니스를 수행할 경우 미국의 제재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고 있다.

1927년 셰릿 고든 광산으로 출범한 셰릿은 1960년대부터 이어진 미국의 대쿠바 제재 속에서도 코발트와 니켈을 채굴하는 쿠바 사업을 했왔으며 이번 조치로 창사 이래 가장 심각한 경영 위기에 직면했다.

캐나다 광업기업 셰릿이 생산하는 니켈 브리켓. 사진=셰릿
캐나다 광업기업 셰릿이 생산하는 니켈 브리켓. 사진=셰릿

행정명령 발표 직후 시장의 공포감이 확산되며 셰릿의 주가는 50% 이상 폭락했으며, 이를 견디지 못한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외부 감사인, 이사회 구성원 3명이 동반 사퇴하는 등 지배구조가 급격히 와해됐다.

회사 측은 당초 15일로 예정한 2026년 1분기 실적 발표 역시 기한 내 제출이 불가능하다며 무기한 연기했다. 1분기 장부상 쿠바 자산(광산과 발전 사업)의 가치 처분과 청산 비용으로 대규모 일회성 손실 반영이 불가피해 보인다.

셰릿은 지난해 자체 매출 1억 5880만 달러로 전년(1억 4830만 달러)에 비해 약 7% 증가했다. 쿠바 합작 벤처 등 파트너십 지분을 모두 합산한 전체 매출은 5억 7760만 달러였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4350만 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광업 부문의 전반적인 유지보수 비용 상승과 니켈 가격 변동성 등으로 영업이익은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니켈은 2만 5240t, 코발트는 2728t을 생산했다.

셰릿은 미국 제재 확대 이전에 주주들에게 니켈 연간 2만 6000~2만 8000t, 코발트 연간 2750~2860t 생산, 전력생산을 연간 825~875GWh(기가와트시) 목표치를 제시했다.

캐나다 광업기업 셰릿 인터내셔널 로고. 사진=셰릿닷컴
캐나다 광업기업 셰릿 인터내셔널 로고. 사진=셰릿닷컴

벼랑 끝에 몰린 셰릿은 쿠바 측 파트너사에 자산 교환 방식의 해체안을 제안했다. 셰릿이 보유한 쿠바 현지 모아 광산 지분 50%를 쿠바 정부 측에 완전히 넘기는 대신, 캐나다 앨버타주 포트새스캐처원에 있는 핵심 자산인 '니켈 정련공장'의 지분을 100% 독점 소유하겠다는 구상이다. 

셰릿 측은 현재 자산 가치 평가상 광산의 가치가 정련공장보다 높다는 점을 들어, 쿠바 파트너사에게 2억 7700만 달러(약 3800억 원) 규모의 차액 정산금(Equalization Payment)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쿠바 내에서 전개해온 전력·에너지 합작 사업인 '에네르가스(Energas)'의 지분도 모두 처분하고 쿠바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양사 간의 기존 주주 계약 체계상 이 같은 대규모 자산 분할과 합작 법인 해체 절차는 완전 타결까지 최소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셰릿은 계약 이행 기간을 크게 단축하기 위해 현지 법원에 청산 절차 가속화를 위한 법원 명령(Court Order)을 함께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제재의 불확실성 속에서 '쿠바 철수'라는 초강수 결단이 내려지자 시장은 일단 숨을 고르는 모양새다. 청산 발표 당일 토론토 증시에서 셰릿의 주가는 전날에 비해 4.6% 반등한 11.5 캐나다센트에 거래를 마쳤다.

원자재 시장 전문가들은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니켈·코발트 공급망에서 쿠바산 원석의 캐나다 반입 노선이 재편됨에 따라 향후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에도 적잖은 연쇄 파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몬트리올(캐나다)=박고몽 기자 clement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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