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원자재 중개 기업인 트라피규라(Trafigura)가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수억 달러어치의 구리 재고를 인출했다.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발생한 유리한 차익거래 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23일 광산업 전문 매체 마이닝닷컴과 미국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라피규라는 22일(현지시각) 미국 뉴올리언스와 아시아 지역의 LME 창고에서 총 5 만1000t 이상의 구리를 출고(인출 주문)하는 거래의 핵심 주체로 확인됐다. 뉴올리언스와 볼티모어 지역 창고에서 인출 주문이 나온 물량은 3만t 이상으로 추정된다.
인출되는 구리의 총자산 가치는 7억 달러(약 9500억 원) 이상이다. 이 인출 주문은 2023년 이후 LME에서 최대 규모다.
트리피규라가 구리를 대량 출고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우선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미국 정부는 무역 확장법 232조(Section 232)에 따른 조사를 하고 있는데 곧 구리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트라피규라를 비롯한 거래상들은 관세가 공식 부과되기 전에 미국 내 구리 재고를 미리 확보하여 관세 전 가격(Pre-tariff prices)으로 물량을 묶어두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시장간 가격 차이를 이용하려는 뜻도 있다.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구리 선물 가격에는 관세 비용이 이미 반영돼 있어 LME 가격보다 높게 형성된다. 이때문에 LME 창고에서 구리를 출고해 미국으로 보낼 때 강력한 차익거래(Arbitrage) 수익이 발생한다. 지난해 중개업체들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사상 최대 물량의 구리를 운송해 차익을 거뒀으며 트라피규라의 이번 재고 인출 역시 이 같은 거대한 거래 기회가 새로운 모멘텀을 얻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마이닝닷컴은 뉴올리언스와 볼티모어 지역 창고에서 인출 주문이 나온 3만t 이상의 구리는 코멕스나 다른 최종 사용자에게 인도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시아 지역 LME 창고에서 인출된 약 2만t의 구리 중 일부 역시 미국으로 향할 수 있다고 마이닝닷컴은 덧붙였다.
LME 거래 현금결제 즉시인도 전기동은 22일 1t에 1만 3427달러를 기록했다. 전날에 비해 0.07%(9달러) 올랐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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