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자재 기업 KCC가 본업인 건자재 사업 외에 막대한 규모의 타사 지분을 가지고 있고 지분가치가 급등하면서 '자산운용사 뺨치는 기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KCC가 보유한 상장 주식 등 주요 투자자산의 가치는 KCC 자체 시가총액을 훌쩍 뛰어넘는 수조 원대에 이르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CC의 25일 종가(53만 3000원) 기준 시가총액은 약 4조 58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KCC가 보유한 삼성물산 등의 전체 투자자산 가치 약 8조 6000억 원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의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KCC가 보유한 전체 상장사 합산 지분가치는 최근 삼성물산 등의 주가 급등에 힘입어 최대 9조 3000억 원 수준에 이른다. 조현렬 연구원은 "KCC의 기업 가치 상승은 투자 자산 가치 상승보다는 더디기에 향후 보유한 투자 자산 가치 상승 모멘텀이 다시 부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KCC는 과거 여러 대기업의 경영권을 돕는 '백기사' 역할을 하면서 막대한 지분을 확보했다.
KCC가 투자한 핵심 중의 핵심은 삼성물산이다. 지분율은 3월 말 기준으로 10.49%(1700만 9518주). KCC는 이재용 회장에 이은 2대 주주이며, 지분 가치만 약 4조~5조 원 안팎에 이른다. KCC 전체 시가총액보다 큰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엘리엇의 반대에 맞서 백기사로 참여해 에버랜드 지분을 인수한 것이 모태가 됐다.
KCC는 HD한국조선해양의 지분도 약 3.91% 갖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단순 투자 목적으로 취득한 자산이다. 최초 투자금(1730억 원)에 비해 현재 지분 가치는 1조 원 이상으로 불어나 엄청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KCC는 이 지분을 담보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해 현금을 확보했다.
현대코퍼레이션 지분도 12% 보유하고 있고 페인트 업계 경쟁사인 노루페인트 지주사 노루홀딩스 지분도 약 7.17% 갖고 있다. 3대 주주다.
조현열 연구원은 KCC의 지분 가치에 지주사 수준인 75%의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더라도 자산 가치 상승분이 기업 가치에 수천억 원 이상의 플러스 요인으로 기여한다고 분석했다.
본업인 실리콘과 도료 사업의 실적이 회복기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KCC의 기업가치도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투자증권은 25일 KCC의 실리콘 사업 수익성 회복과 도료 사업의 안정적인 실적, 투자 자산 가치 상승, 주주 환원 강화가 맞물려 기업 가치 재평가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리콘 사업은 디메틸사이클로실록산(DMC) 가격 반등과 원가 안정화,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를 바탕으로 수익성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도료 사업은 자동차와 선박용 중심의 고부가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이익 기여가 예상된다"면서 "조선업 호황과 친환경 선박 확대에 따른 선박용 수요 증가는 지속되는 가운데 건설 경기 둔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신한은 KCC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에 목표주가 75만 원을 제시했다. 삼성증권은 80만 원을 내놓았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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