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 고조 등으로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가 2개월 만에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유가 상승은 물가를 자극하고 금융정책을 교란하는 주범이 된다.
24일 마켓워치와 CNBC 등에 따르면,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9월 인도 브렌트유 선물은 23일(현지시각) 전날에 비해 7%(6.62달러) 급등한 배럴당 100.69달러에 마감됐다. 브렌트유 선물이 100달러를 웃돈 것은 지난 5월 26일 이후 처음이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이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 홍해의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봉쇄될 경우 중동산 원유 공급망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유가가 급격히 올랐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산 유가기준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 인도 선물은 6.2%(5.36달러) 오른 배럴당 92.1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는 5월 22일 이후, WTI는 6월 4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두 유종은 모두 이달 들어 30% 이상 급등했다.
국제유가가 급등한 것은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이 피격했다는 소식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와 이란에 대한 대규모 군사 공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중동석유 공급 차질 우려가 부각된 때문으로 분석됐다.
유가 급등은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 유조선을 공격한 게 기폭제가 됐다. 후티 반군은 이번 주 사우디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한 뒤 홍해에서 사우디 유조선 2척을 드론과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홍해에서 후티가 선박을 공격할 경우 그 책임을 이란에 묻겠다며 "대규모 군사 응징"을 경고했다. 트럼프는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이 공격당할 때마다 이란의 교량이나 발전소를 파괴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이란은 미국이 실제 공격에 나설 경우 역내 미국 관련 기반시설과 에너지 시설을 보복 대상으로 삼겠다고 맞섰다. 이란 국영 타스님통신은 군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이란의 교량이나 발전소를 공격하면 역내 에너지 시설과 기반시설을 타격할 것"이라고 전했다.
두 해협을 지나는 원유 공급량은 전 세계의 약 27%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호르무즈해협이 약 20%,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약 7%를 운송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RBC캐피털마켓의 헬리마 크로프트 글로벌 원자재 전략총괄은 CNBC에 "이번 사태로 전선이 호르무즈 해협뿐 아니라 홍해까지 확대되면서 원유 공급망 위험이 크게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동 긴장이 계속 고조될 경우 브렌트유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기록한 배럴당 128달러를 넘어설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2008년 최고치인 146달러도 돌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차질이 계속될 경우 4분기 브렌트유는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서고, 내년 평균 100달러를 기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바브엘만데브 해협과 수에즈 운하까지 막히면 유가는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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