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구리협회, 2040년 '구리 공급 부족 재앙'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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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구리협회, 2040년 '구리 공급 부족 재앙' 경고
  • 박태정 기자
  • 승인 2026.06.04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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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증가와 공급감소가 맞물리면서 오는 2040년 세계 구리 시장은 연간 4200만t의 공급부족에 직면할 것이라는 국제구리협회(ICA) 경고가 나왔다. 정책의 대전환이 없다면 오는 2040년까지 전체 예상 수요의 25%에 이르는 1000만t 규모의 초대형 공급부족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는 S&P 글로벌의 경고도 나왔다.

연간 약 170만~200만t의 구리 정광을 전량 수입해 가공하는 세계 6위권의 구리 소비국이 한국은 구리 공급망 쇼크가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와 반도체 미세회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음극재,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모터 생산 라인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페루 안데스산맥 고지에 있는 노천 안타미나 광산 야경. 사진=테크 리소시스
페루 안데스산맥 고지에 있는 노천 안타미나 광산 야경. 사진=테크 리소시스

국제구리협회(ICA) 후안 이그나시오 디아스(Juan Ignacio Diaz)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각) 페루 다가마 그룹 계열사로 페루의 대표 광업 에너지 전문 언론사인 '룸보 미네로 텔레비전(Rumbo Minero Televisión) 인터뷰에서 "신재생 에너지의 확장, 디지털화와 글로벌 전기화에 힘입어 전세계 구리 소비량이 현재 2600만~2800만t에서 오는 2040년 4200만t으로 50% 이상 증가할 전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디아스 ICA 회장은 "우리가 그 정도의 생산 수준에 도달하려면 해당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해마다 두 개의 새로운 안타미나(Antamina) 규모의 광산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타미나 광산은 페루 안데스산맥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구리 노천 광산이자 세계 10위 안에 드는 초대형 노천 다금속 광산이다. 페루 안카시주의 안데스 산맥 해발 4300m에 있는 이 광산 구덩이는 길이 3.4km, 너비  1.8km, 깊이 700m의 크기를 자랑한다. 광산에 채굴한 구리와 아연 원광은 으깨어 물과 섞어 슬러리 형태를 만든 뒤 안데스산맥을 관통하는  302km의 전용 지하 파이프라인을 통해 태평양 연안의 우아르메이(Huarmey) 전용 항구까지 수송해 수출하고 있다.

이 광산은 페루 전체 구리 생산량의 약 15%인 약 40만~45만t의 정련구리를 해마다 생산하는 페루 제2의 구리 광산이다. 

구리 외에 아연과 은, 몰리브덴, 납 등도 대량 생산한다. 

광산은 스위스 글렌코어(33.75%), 호주 BHP(33.75%), 캐나다 테크리소시스(22.5%), 미쓰비시상사(10%) 등 세계 원자재 시장을 주무르는 초국적 광업 컨소시엄이 공동 소유하고 있다.

디아스 회장은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로 기술 수요가 증가하는 속도와 새로은 광산을 개발하는 데 걸리는 시간 사이의 격차"라고 지적하고 "데이터센터 하나를 짓는데는 약 3년이 걸리고 약 3만t의 구리가 소비되는 반면, 새로운 광산 하나를 개발해 가동하는 데는 17년에서 20년까지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와 열전도성이 뛰어난 구리전선. 사진=세계구리협회
전기와 열전도성이 뛰어난 구리전선. 사진=세계구리협회

문제는 구리 자원의 부족이 아니다. 페루와 칠레에는 세계 구리 매장량의 상당부분이 묻혀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환경과 지속 가능성 기준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투자와 프로젝트를 얼마나 빠르게 가속할 수 있느냐다.

이와 관련해 디아스 회장은 페루와 칠레 두 나라가 가진 거대한 지질학 잠재력 덕분에 앞으로 세계 구리 공급에서 전략 역할을 맡을 운명이라면서도 광산 프로젝트들이 더 빠르게 진척되기 위해서는 행정 절차와 인허가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하는 게 필수라고 강조했다.

광업계가 이미 신새쟁 에너지, 해수 담수화, 수자원 관리, 지역 사회 관계와지속 가능성 부문에 막대한 투자를 집행하고 있는 만큼 현재 당면한 과제는 프로젝트의 집행 속도에 집중돼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S&P 글로벌의 대니얼 예르긴(Dan Yergin) 부회장도 올해 초 펴낸 보고서에서 "글로벌 구리 소비량은 재생에너지와 전기차에 더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글로벌 방산 지출 확대로 인해 현재 연간 약 2600만t 수준에서 2040년 약 4200만t  수준으로 약 50% 급증할 전망"이라면서 "현재 추세라면 2040년 전체 구리 수요의 약 4분의 1에 이르는 1000만t 이상의 순수 공급 부족 재앙 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예르긴 부회장은 글로벌 구리 생산량은 원광 품위 하락과 기존 광산의 노후화 탓에 2030년 연간 3300만t에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예르긴 부회장은 전 세계 정련 구리 정제련 용량의 40~50%를 중국이 지배하고 있다면서 공급망이 특정 국가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어 지정학 충격이 발생할 경우 글로벌 전력망과 IT 제조 인프라가 한순간에 마비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 단 한 곳을 구축하는 데만 수만t의 구리가 소모되며 이 때문에 구리가 미래 기술 성장을 가로막는 치명적인 병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태정 기자 ttch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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