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안전자산 '미국채·엔·금' 제값 못해...美달러만 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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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안전자산 '미국채·엔·금' 제값 못해...美달러만 독주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6.07.05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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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과 엔, 미국 국채 등 전통의 안전자산이 예전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쉽게 말해 안전자산이 이름에 걸맞게 제값을 못한다는 뜻이다. '미국달러'만 안전자산으로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투자자들은 어떤 방어벽을 세워야 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미국 국채와 엔, 금 등 전통의 안전자산이 예전처럼 '안전자산' 역할을 하지 못하는 가운데 미국달러로  수요가 몰리면서 달러가치만 독주하고 있다. 사진은 달러 지폐. 사진=CNews DB
미국 국채와 엔, 금 등 전통의 안전자산이 예전처럼 '안전자산' 역할을 하지 못하는 가운데 미국달러로  수요가 몰리면서 달러가치만 독주하고 있다. 사진은 달러 지폐. 사진=CNews DB

미국 경제전문 방송 CNBC는  지난 3일 미국 국채와 엔, 금 등 전통의 안전자산이 올해 시장의 변동성 속에서 투자자들을 보호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도 보도했다.

이란 전쟁 발발 이후 미국의 국채 금리 상승, 엔화 약세  금값 하락 등으로 전통의 위험 자산 회피 공식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이는 상당부분 맞는 말로 보인다. 우선, 미국의 장기 국채는 리스크 자산으로 전락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49% 안팎까지 치솟았고 채권 가격은 떨어졌다. 고물가가 고정 이자의 실제 구매력을 갉아먹자, 투자자들이 장기물 매도를 선택한 결과로 풀이된다. 

일본 엔화는 일본은행(BOJ)의 정책 경로와의 이탈, 일본의 부채 지속 가능성, 엔화의 약세로  일부 전문가들은 엔화가 예전만큼의 안전 자산이 아닐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고 CNBC는 전했다. 

BOJ가 정책 금리를 30년 만의 최고치로 인상하고 일본 국채 금리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지난 4~5월 740억 달러(11조 7000억 엔) 규모의 시장 개입이 있었음에도 엔화 가치는 달러 대비 수십 년 만의 최저치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1달러에 161.40~50엔대로 약 40년 사이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162엔대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그래서 시장개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돈다. 일본 경제신문 니혼게이자이는 3일 일본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이 임박한 가운데서도 개인 투자자들(와타나베 부인)의 엔매수로 시장 개입의 효과를 떨어뜨리고 엔저를 가속화한다는 기사를 실었다.

금값은 하락했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4174.21달러로 전날보다 1.3% 올랐다. 2일 선물가격도 전날에 비해 1.1% 오른 온스당 4125.7달러로 마쳤다. 그렇지만 이란전 전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전쟁 발발 전날인 2월 27일 국제 금값은 뉴욕상품거래소(COMEX) 종가 기준으로 온스당 5183.80달러, 현물가격은 약 5183~5185달러 수준이었다.

미국의 투자전문지 배런스의 같은날 보도에 따르면, 금 가격은 지난 2월 28일 전쟁 발발 시점과 비교해 3일 기준 21.2% 폭락했다. 실질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 여파로 이자가 없는 자산인 금의 보유 비용이 치솟은 탓으로 풀이된다. 

금값 전망도 밝지 않다. 투자은행 JP모건은 금값이 3분기 평균 온스당 4300달러, 4분기에 450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건은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을 감안해 금값의 하락 리스크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유일하게 안전자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미국달러인 셈이다. 배런스에 따르면, 유로와 엔 등 주요 6개 통화와 견줜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쟁 이후 3.2% 상승했다. 최근 101.80으로 13개월 사이에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달러화 독주는 원자재 시장의 구조 속성에서 비롯됐다.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결제는 대다수 달러화로 이뤄지는데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에너지 도매가격이 뛰자,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은 일상적인 에너지 수입 대금을 결제하기 위해 급하게 대규모 달러화를 확보해야 했다. 가격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구조상 결제 수요가 달러화 가치를 밀어 올렸다.

또 국제유가 급등에 미국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가열되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고금리 기조를 유지한 것도 실질금리 상승 기대에 이어 달러가치를 끌어올렸다.

전통의 안전자산 대신 주식으로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전략가들은 인플레이션 우려, 더 높아진 실질 수익률, 재정 우려, 각국 통화 정책의 차별화(디버전스)가  통상의 안전 자산 선호 흐름(flight-to-safety)을 압도하고 있다고 말한다고 CNBC는 전했다. 이란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불확실성에도 위험 자산 선호 심리(risk appetite)는 여전히 강력하며, 투자자들은 인공지능(AI) 관련 주식으로 계속해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프레더릭 뉴먼 HSBC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 인터뷰에서 "시장의 잠재 위험 자산 선호 심리(risk appetite)가 여전히 건전하며, 글로벌 금융 여건도 매우 완화적(유동성이 풍부한 상태)"라고 진단하고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의 엔비디아와 인텔, 아시아 시장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와 같은 AI 관련 종목으로 몰려들면서 미국 증시는 물론 일부 아시아 증시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앞으로 어떤 방어벽을 마련해야 할까.

우선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 달러화 강세와 고금리 기조가 굳어질 수 밖에 업다. 달러 현금 비중을 늘리는 게 현명한 처사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달러 강세와 미국 국채금리 상승이 맞물린 현 시점에 장기 자산에 돈을 묶어두는 것은 위험한 행위라는 것이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알림] 이 기사는 투자 판단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 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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