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제조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U)의 주가가 16일(현지시각) 이틀 연속으로 하락했다. 반도체 섹터 전반에 불어닥친 매도 '쓰나미'에 휩쓸린 모양새다.
반도체 업계의 설비투자(CAPEX) 확대에 따른 단기 현금 흐름 악화 우려가 업계 전반의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작용하고 경쟁사의 추격과 메모리 칩 가격 하락 전망까지 겹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영향을 미친 결과로 보인다.
미국 금융시장 전문 매체 마켓워치와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이날 853.20달러로 전날에 비해 5.65% 하락 마감했다. 앞서 마이크론은 15일에도 8.02% 추락했다.
마이크론 주가는 올해 초 대비 169% 급등했으나 6월 22일 기록한 52주 최고가(1154달러)에 비해서는 약 30%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이날 주가 하락은 글로벌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대만의 TSMC이 대규모 설비투자(CAPEX) 확대 발표에 따른 비용 부담과 공급 과잉 우려가 작용한 결과로 풀이됐다. TSMC 경영진은 자본 지출 가이던스를 기존 상한선인 560억 달러에서 최대 640억 달러 수준으로 대폭 높여 잡았다.
전날 발생한 중국 경쟁사 리스크에 이어 반도체 섹터 전반의 재무 부담이 가중돼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
15일에는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경쟁사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부상과 85억 5000만 달러 규모이 기업 공개(IPO)를 준비한다는 소식, 반도체 오버서플라이(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 그리고 오랫동안 이어진 상승세에 따른 기관 투자자들의 강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큰 폭으로 추락했다.
미국의 신생 AI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CoreWeave)가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에 대비한 재무적 조치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간 반도체 붐을 이끈 HBM과 고성능 메모리 가격이 꺾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시장을 짓눌렀다. PC와 모바일 기기 시장의 수요 둔화와 미국의 대중국 메모리 수출 제한 가능성 역시 마이크론 주가의 발목을 잡는 핵심 요인으로 분석된다.
마켓워치는 이날 "마이크론 주가는 850달러 미만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멀티플(주가배수)이 훨씬 더 낮아졌음을 의미한다"면서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마이크론 주가는 15일 5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마감했는데, 이는 4월 7일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마켓워치는 "마이크론은 주당순이익(EPS)을 기하급수로 끌어올린 가격 인상의 수혜를 입어왔다"면서 "최근 주가에 가해진 압박의 일부는 이러한 가격 결정력이 언제 완화(둔화)될 것인가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됐다"고 덧붙였다.
트리바리에이트(Trivariate) 애널리스트들은 마켓워치에 "마이크론의 향후 수익 창출력을 합리적으로 추정하고 평가하기 위해, AI 사이클의 최종 정점과 그 이후의 하락기까지 마이크론의 주당순이익(EPS)에 대해 1만 가지의 가능성을 모델링했다"고 말했다.
메모리 사이클이 다시 범용 제품(상품)처럼 거래되고 다운턴(하강 국면) 진행 속도가 역사상 평균보다 2배 더 느려지는 시나리오에서, 분석가들은 정점 EPS를 194달러, 비관적인 하락 시나리오(Bear case)에서는 156달러로 모델링했. 이들은 '시장 컨센서스인 178달러는 우리가 예측한 결과 분포에 비해 정점 EPS를 저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지었다.
분석가들은 "특히 실적이 정점을 찍은 후 급격하고 대규모로 무너지지 않는다면 현재 주가는 매우 낮은 멀티플(주가배수)에서 거래되고 있는 셈"이라고 밝혔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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