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그룹 계열사로 희토류 사업을 하고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미국 내 희토류 분리정제와 영구자석 통합 생산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미국내에 최초의 희토류와 영구자석 통합 생산단지를 구축하는 것이다.
희토류는 전기차 모터, 로봇,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첨단 산업에 활용되는 핵심 소재인데 중국이 채굴과 가공 시장을 장악하고 무기화에 나서고 있다. 이에 미국 정부는 핵심광물 공급망 협의체 출범과 전략 비축 프로그램 '프로젝트 볼트(Project Vault)' 등을 통해 자국 내 내재화 등 공급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불안정한 글로벌 공급망 속에서 채굴부터 정제, 자석 제조, 재활용까지 아우르는 순환형 밸류체인을 구축하며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2일 미국 워싱턴 D.C.에서미국 희토류 업체 리엘리먼트 테크놀로지스(ReElement Technologies Corporation)와 21일(현지 시각) 미국 희토류 분리정제 생산 합작법인 설립 추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서명식에는 포스코인터내셔널 이계인 사장과 리엘리먼트 마크 젠슨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미국 국무부·상무부·에너지부 고위 인사와 주미한국대사관 관계자가 자리를 함께했다.
리엘리먼트는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어메리칸 리소시스 코퍼레이션(American Resources Corporation)의 관계사로 희토류와 핵심광물 분리정제 분야의 선도 기업이다. 분리정제 중심의 독자 공정을 바탕으로 영구자석, 리튬이온 배터리, 산업·국방·기술 폐기물에서 회수한 재활용 소재는 물론 광석, 염수, 석탄 부산물까지 다양한 원료를 처리해 고순도 제품으로 생산한다.
리엘레멘트는 크로마토그래피(Chromatography)기술을 활용해 희토류 원소를 정밀하게 분리·회수한다. 이 방식은 미량 원소의 이온 특성 차이를 이용해 선택 분리하는 기술로, 기존 용매추출 공정보다 공정 시간을 크게 단축하고 폐기물 발생을 크게 줄이는 등 환경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설명했다. 투입되는 원료도 광산에서 채굴한 원료 뿐 아니라 사용 후 폐자석도 사용 가능하여 사업 확장성도 매우 높다.
이번 협약에 따라 두 회사는 총 2억 달러(약 3000억 원)를 공동 투자해 미국 내 연 6000t 규모 희토류 분리정제 공장을 신설한다. 총 사업비 가운데 1억 달러는 공장·설비 구축과 초기 운영자금으로 먼저 투입된다. 나머지 1억 달러는 시장 수요에 맞춰 증설 자금으로 활용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대주주로 합작법인 경영을 주도하고, 리엘리먼트는 분리정제 핵심 기술을 제공한다. 양사는 향후 영구자석까지 일관 생산하는 통합 단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합작법인은 네오디뮴(Nd)·프라세오디뮴(Pr) 등 경희토류 산화물과 중(重)희토류인 디스프로슘(Dy)·테르븀(Tb) 산화물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Nd와 Pr은 전기차와 스텔스 전투기,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영구자석 제조 주원료로 쓰인다. 특히 Dy와 Tb는 고성능 영구자석에 반드시 필요한 원료로 꼽힌다.
두 회사는 먼저 1단계로 연 3000t 생산 체제를 갖춘 뒤 시설을 증설해 생산능력을 연 6000t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오는 2027년 4분기 시범 생산을 시작하고 2028년 정식 양산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이번 투자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원료 조달, 분리정제, 영구자석, 전기차 구동모터코어 생산을 아우르는 통합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데 핵심 기반이 될 전망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동남아 광산 투자와 추가 원료 확보를 추진하는 한편, 리엘리먼트와 국내외 광산 자원과 재활용 자원을 아우르는 공동 원료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공급망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이번 협약으로 두 회사가 지난해 9월 양해각서를 체결한 '보일러 메이커(Boiler Maker) 프로젝트'도 본격화했다. 희토류 공급망이 특정 국가에 집중된 상황에서 한·미 양국이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실제 사업으로 연결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계인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은 "이번 합작은 단순한 정제 공장 설립을 넘어, 원료에서 최종 소재까지 이어지는 미국 내 핵심광물 가치사슬 구축의 출발점"이라면서 "두 회사의 글로벌 공급망 역량과 혁신적 분리정제 기술이 결합해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젠슨 리엘리먼트 최고경영자(CEO)는 "리엘리먼트의 분리정제 중심 플랫폼과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글로벌 역량·산업 규모가 결합해, 시장 내 공급망 공백을 해소하는 통합 생산체계를 만들어 가겠다"면서 "두 회사는 국가 안보, 청정에너지, 차세대 첨단 기술을 뒷받침하는 안정적 공급망을 함께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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