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부의 바이백 확대..."금리 추세 전환 역부족"
상태바
美재무부의 바이백 확대..."금리 추세 전환 역부족"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6.08.20 15: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미국 재무부가 급등하는 장기 금리를 억누르기 위해 전방위 시장 개입에 나섰다. 이번 조치로 미국 국채 금리는 단기로 하락할 수 있지만 재정적자 개선 없이는 효과가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게 주요 기관과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미국 재무부가 19일(현지시각) 급등하는 장기 금리를 억누르기 위해 장기 국채 바이백(Buyback) 규모를 기존 회당 최대 20억 달러에서 회당 최소 40억 달러로 2배 이상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사진=미국 재무부
미국 재무부가 19일(현지시각) 급등하는 장기 금리를 억누르기 위해 장기 국채 바이백(Buyback) 규모를 기존 회당 최대 20억 달러에서 회당 최소 40억 달러로 2배 이상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사진=미국 재무부

2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19일(현지시각) 만기 10~20년, 20~30년 구간의 장기 이표채(coupon bond)에 대한 유동성 지원 바이백(Buyback, 조기상환) 규모를 기존 회당 최대 20억 달러에서 회당 최소 40억 달러로 2배 이상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9월 9일부터 적용돼 11월 4일 예정된 4분기 QRA(국채발행계획) 전까지 유지된다.

액면가 1000달러, 표면 금리 7%, 만기 30년인 미국 국채. 사진=스크리포필리닷넷
액면가 1000달러, 표면 금리 7%, 만기 30년인 미국 국채. 사진=스크리포필리닷넷

재무부는 바이백 수행 시 고품질 매도 제안(Offers)이 대거 몰리는 등 시장의 강력한 유동성 요구를 반영한 '유동성 지원'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선거를 앞두고 장기 금리와 모기지 금리를 강제로 눌러 유권자들의 체감 차입 비용을 낮추려는 정치 의도가 짙게 깔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일 2위의 시중은행인 DZ뱅크는 "중간선거가 3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재무부는 정부 이자비용 증가, 민간 부문 부담 등에 장기금리가 5% 이상으로 상승하는 것을 염려해왔다"고 꼬집었다. 

이번 발표는 불과 2주 전 3분기 QRA에서 바이백 규모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고, 9월 법인세 수입 유입에 따라 단기채(TBill) 발행을 계절상 줄이겠다고 밝힌 기존 입장을 뒤집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국채 30년물 금리 장중 추이. 사진=국제금융센터
미국 국채 30년물 금리 장중 추이. 사진=국제금융센터

정례 스케줄의 예측 가능성을 무너뜨리면서까지 기습 개입에 나선 것은 미국 장기 금리와 모기지 금리 급등 때문이다. 만기 30년짜리 미국 국채 금리는 18일 5.34%로 2007년 6월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무부의 바이백 발표 직후 5.18%대로 급락하면서 6월 말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 미국달러 가치는 3개월 사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미국 재무부는 단기 국채 발행을 크게 늘려 확보한 자금으로 유통시장의 비지표물(Off-the-run)을 사들임으로써, 전체 부채 규모는 유지하되 시장이 소화해야 할 듀레이션 공급을 줄여주는 '재무부판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T)'를 단행한 것이라고 도이치뱅크 등은 해석했다.  

이 과정에서 방출되는 TGA(Treasury General Account) 자금(미국 재무부 나라 가계부 통장 잔고)은 은행 지급준비금을 확충해 단기로는 기간 프리미엄 안정을 유도할 수 있다.

 

베선트 재무장관의 이례적 플레이가 과연 장기 금리 상승 추세를 전환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제임스 불라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등은 장기 금리의 추세 하락을 위해서는 실물 경제 둔화나 이란 지정학적 갈등의 근본 해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나증권 허성우 연구원은 "바이백 규모가 두 배 이상 늘어나도 31조 달러에 이르는 미국 국채시장 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베선트의 전략은 현재 시장이 직면한 거시 리스크들을 과소평가하고 시장 타이밍에 베팅하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허성우 연구원은 "재정 자라는 근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빅테크의 초장기 회사채 공급 확대와 BOJ 금리 인상 등 장기 금리 상방 요인은 여전하다"면서 "FIMA 레포 시설 언급, QRA 이표채 문구 유지, 2주 뒤 긴급 바이백 발표까지 베선트 장관은 금리 안정에 진심이지만, 재정 건전성이라는 본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테크니컬한 바이백 수단만으로는 금리 추세를 전환하기에 역부족"이라고 판단했다.

한국투자증권의 한재균 연구원도 "미국 재무부의 장기 국채 대상 바이백 한도 확대는 채권시장 유동성을 높여 금리 상승을 다소 제한할 요인으로 평가한다"면서 "이번 재무부 조치는 단기 금리 고점 인식 형성 요인이지만 중기 금리 하락은 기대 인플레이션 안정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안재균 연구원은 "바이백 한도 확대만으로 장기 금리 하락과 약달러 기대를 높이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면서 "실제 장기 국채 금리 하락 여부는 기대 인플레이션 안정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방향이 결정될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확인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알림] 이 기사는 투자 판단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 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