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40조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이는 국내 상장사 자기주식 소각 사례 중 최대 규모다. SK하이닉스는 또 주주환원 정책 기간(2025~2027년)동안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상을 주주에게 돌려주고 자기주식 취득·소각과 배당을 병행하기로 했다. 2분기 말 SK하이닉스가 보유한 순현금은 약 69조 원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는 19일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자기주식 취득, 소각 안건을 의결하고 주주환원 계획을 공시했다.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은 기업이 시장에서 자기 회사 주식을 사들인 뒤 완전히 없애버리는 유상감자 행위로 주주가치를 높이는 가장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이다. 자사주 단순 매입은 추후 시장에 다시 팔 수 있어 일시 효과만 낸다.
주식 소각으로 발행 주식 총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의 지분율이 자동으로 높아지고 주식 1주가 벌어들이는 가치인 주당순이익(EPS)도 상승하며 주당 순자산가치(BPS) 역시 올라간다.
또 자기 주식을 소각을 하면 자본총계가 감소하기 때문에 당기순이익을 자본총계로 나눠 구하는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상승해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에게 매력있는 기업으로 보이는 효과도 가져온다.
공시한 계획에 따르면, 회사는 18일 종가인 주당 166만 2000원을 기준으로 2407만 주를 장내매수를 통해 취득하기로 했다. 이는 발행주식의 약 3.3%에 해당한다.
자사주 매입 금액은 총 40조 43억 4000만원이 될 예정이며, 취득 예정 기간은 20일부터 약 3개월이다. 아울러 취득 종료 후 전량을 소각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측은 이날 결정에 대해 "사업 경쟁력과 현금창출력, 중장기 성장성 등 회사의 내재가치가 현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회사는 AI 메모리 시장을 선도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올해 2분기 말 기준 순현금은 약 69조 원으로, 현금창출력도 크게 개선됐다"고 부연했다.
이번 결정은 기존 주주환원 정책을 조기에 이행한 것이기도 하다. SK하이닉스는 2024년 11월, 3개년(2025~2027년) 누적 FCF의 50% 범위 내에서 주주환원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실적 개선으로 FCF가 유의미하게 증가할 경우 정책 만료 이전에도 조기 환원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었다.
아울러 SK하이닉스는 이번 공시를 통해 주주환원 규모를 기존 '누적 FCF 50% 범위 내'에서 '50% 이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환원 방식도 자기주식 취득·소각과 현금배당을 병행하고, 기존 고정배당과 특별배당 등을 포함한 배당 확대 방안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재무건전성 목표 달성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재무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주주환원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정책 기간 내 현금흐름과 시장상황, 배당가능이익 등을 고려해 자기주식 취득, 소각과 배당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추가 주주환원을 추진할 예정"이라면서 "자세한 규모와 방식은 이사회 결의를 거쳐 3분기 실적발표 시점에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주주환원 계획을 상당 기간 검토한 뒤 조속히 발표한다는 방안을 세웠으나 지난달 10일 ADR 상장 이후 25일간의 투자설명서 교부 기간과 겹치면서 발표가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시장과 투자자들은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으로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와 궁금증이 높았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의 올해 FCF가 100조원대 중반에 이를 것으로 보며 상당한 규모의 주주환원 규모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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