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국제유가, 상승호재에도 6거래일 연속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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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국제유가, 상승호재에도 6거래일 연속 하락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12.10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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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코로나 규제완화, 미국 송유관 유출사고, 터키 해협 통과 대기 긴 유조선 행렬 등 호재에도 유가 하락

국제유가가 9일(미국 현지시각)까지 6거래일 연속으로 하락했다.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은 배럴당 70달러 초반대로 하락했다.중국의 코로나 규제 완화가 예고하는 수요증가, 캐나다산 원유를 수송하는 송유관 기름 유출사고와 해상 손해 보험 분쟁 탓에 터키 해협 통과를 위해 대기 중인 러시아산 원유를 가득 실은 엄청나게 긴 유조선 행렬 등 공급 차질 가능성도 유가 하락을 막지 못했다. 경기침체와 미국의 긴축기조 유지에 따른 달러 강세가 이어진다면 수요감소와 달러강세가 겹치면서 배럴당 70달러 붕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가 하락은 에쓰오일과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정유사들에겐 제품 판매 가격 하락요인이자 주가엔 악재로 작용한다.

경기침체 우려가 공급불안을 잠재우면서 9일(현지시각) 국제유가가 하락 마감했다.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사스산원유(WTI)는 지난 6거래일간 하락했다. 러시아 타타르스탄 유전에서 원유를 퍼 올리는 펌프가 서 있다. 전경. 사진=러시아투데이
경기침체 우려가 공급불안을 잠재우면서 9일(현지시각) 국제유가가 하락 마감했다.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사스산원유(WTI)는 지난 6거래일간 하락했다. 러시아 타타르스탄 유전에서 원유를 퍼 올리는 펌프가 서 있다. 전경. 사진=러시아투데이

이날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WTI 내년 1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0.62%(0.44달러) 하락한 배럴당 71.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WTI 종가는 2021년 12월 20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WTI 가격은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유가가 6거래일 연속 하락한 것은 2021년 8월 20일로 끝난 시점 이후 최장기간이다. 당시에는 7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번 한 주 동안 WTI는 11.20% 떨어졌다. 주간 하락률은 올해 4월 1일로 끝난 주간 이후 최대폭이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내년 2월 인도분은 5센트 하락한 내린 배럴당 76.10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유가가 하락한 것은 불안정한 국제환경 속에서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의 경제지표 부진으로 침체 우려가 우려가 부각되면서 공급불안 요인을 크게 잠재우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은 이번주부터 배럴당 60달러로 상한을 정한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를 시행했으며 특히 EU와 영국 등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은 물론 서방 기업들이 가격상한을 초과하는 러시아산 원유의 중개, 선적, 보험인수 등의 서비스 제공을 금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서방의 가격상한제에 대응해 원유 생산 감축을 검토할 것이라고 위협했으나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됐다. 푸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필요할 경우 생산을 줄이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격상한제에 동참하는 국가들의 에너지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격 상한제 시행 후 손해보험사들이 해상 손해보험을 제공하길 거부함에 따라 유조선들이 터키 보스포러스 해협에 길게 대기하면서 공급차질을 우려를 높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러시아산 원유를 가득 실은 최소 22척의 유조선이 보스포러스해협 통과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러시아산 원유를 실은 유조선들이 흑해 입구에 있는 다다넬스 해협에서 지중해로 들어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티비월드닷컴
러시아산 원유를 실은 유조선들이 흑해 입구에 있는 다다넬스 해협에서 지중해로 들어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티비월드닷컴

캐나다에서 텍사스 멕시코만 지역을 연결하는 키스톤 송유관 유출 사태로 송유관이 7일 밤 폐쇄되면서 공급 차질 가능성이 부각됐으나 국제 원유시장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다. 

DTN의 트로이 빈센트 선임 시장 분석가는 미국 금융시장 전문 매체 마켓워치에 "이번 주 유가가 하락한 것은 G7 국가들의 가격상한제와 EU의 원유 금수 조치가 시행되면서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파는 전형적인 거래가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둘째는 미국 달러 강세다. 달러로 표시되고 거래되는 원유 등 상품 가격은 미국달러 가치와는 정반대로 움직인다. 즉 달러가치가 올라가면 원유 등 상품 가격은 하락한다.유로와 일본엔 등 주요 6개국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표 발표 직후 105선을 넘어섰다가 전날에 비해 0.15% 오른 104.93을 나타냈다.

이날 미국 주식시장 개장 전 공개된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1월 PPI는 전달에 비해 0.3% 상승했고 1년 전에 비해서는 7.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달 대비 상승률은 시장 전망치 0.2%를 웃돌았고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도 시장예상치(7.2%)를 넘어섰다. 10월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8.1%)보다는 조금 낮았다.

오는 13~14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13일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것으로 나올 경우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 고비를 더 죌 수도 있다.

Fed는 지난 6월과 7월, 9월과 11월 등 네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데 이어 12월 FOMC에서도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데 힘이 더 실리고 있다. 시장은 Fed가 경기둔화를 감안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왔지만 PPI가 높게 나오면서 이런 기대는 물거품이 되고 있다.

애틀란타의 자산운용회사 홈리치버그의 스테파니 랭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에 "투자자들은 Fed의 강도높은 긴축 기조에서 벗어나는 전환(피벗)을 오랫 동안 바랬으나 데이터는 이러한 바람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고 지적했다.랭 CIO는 "Fed가 금리 인상을 중단하려면 연방기금 금리에 가까운 수준으로 인플레이션이 내려와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예상"이라면서 "이게 진짜 실현되는 것을 보려면 인플레이션 부문에서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그의 말대로 Fed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더라도 기준금리는 연 4.25~4.5%로 10월 CPI 전년동월비 상승률 7.7%보다 훨씬 낮다.

미국 석유시장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이날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유가는 복수의 강세 촉매들에도 이번주 더 오르기를 주저했다"면서 "중개업체들도 극도로 예측불가능한 시장에서 수익 위험을 무릅쓰길 점점 더 싫어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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