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가 16일(이하 현지시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동반한 ‘전례없는 쇼크’로 올해 세계 석유수요전망을 하향조정했다. 문제는 수요감소 예측이 이번 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4월 2000만 배럴 감소를 비롯해 연간 600만 배럴 감소로 예측했으나 감소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배럴당 10달러대로 추락한 국제유가가 하락압력을 더 받을 것임을 예고한다. 정유사와 산유국엔 나쁜 소식임에 틀림없다.
17일 CNBC에 따르면, OPEC은 이날 발간한 월례보고서를 통해 올해 석유수요가 지난해보다 6.9% 감소한 하루 69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달에는 하루 6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상정했는데 한 달 사이에 무려 700만 배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OPEC는 보고서에서 “석유시장은 현재 급격하고도 강렬하며 세계 규모의 전례없는 쇼크에 휩싸이고 있다”면서 “하방리스크가 상당하다"고 밝혔다. OPEC은 "새로운 통계가 나오고 앞으로 사태 전개가 재조정을 보증한다면 2분기에 추가조정의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OPEC은 4월의 석유수요는 하루 2000만 배럴 주는 등 2분기에 120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OPEC과 10개 산유국 모임인 OPEC 플러스(+)는 최근 5월과 6월 두 달 동안 하루 970만 배럴 감산하기로 합의했는데 OPEC 자체 전망에 따르면, 수요 감소폭이 감산폭 보다 약 230만 배럴 더 많다. 공급 감소보다 수요 감소 폭이 더 큰 만큼 가격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
한편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인도분은 전날과 같은 배럴당 19.8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2002년 2월 이후 약 18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