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디플레이션 우려...과소평가하는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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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디플레이션 우려...과소평가하는 한국은행
  • 이정숙 기자
  • 승인 2019.12.21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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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물가 추락' 짙어진 디플레 우려... 한은은 '과소평가'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핵심 품목 인플레이션이 2015년 이후 1% 내외에서 정체되고 있어 'D(Depression, 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공포‘가 커지고 있다.

내년에도 GDP 갭률은 마이너스 수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고, 우리나라 전체 최종생산물의 가격 수준을 보여주는 국내총생산(GDP) 물가 (디플레이터)도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최근 소비자물가가 낮아지면서 저성장속 물가하락을 뜻하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통계청/한국투자증권
최근 소비자물가가 낮아지면서 저성장속 물가하락을 뜻하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통계청/한국투자증권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103.46으로 한 달 전에 비해 0.1% 떨어졌다.지난 10월부터 두 달째 내려간 것이다. 10월 소비자물가는 0.0%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변동이 없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1월(0.8%) 이후 10개월 연속 0%대를 이어가고 있어 1965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장 기록이다.

내년에도 GDP갭률도 마이너스 수준이 이어질것으로 전망됐다. 실질GDP에서 잠재GDP를 빼서 잠재 GDP로 나눠 구하는 GDP 갭률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우리 경제가 능력 이하로 성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마이너스면 디플레이션 압력이 있다는 뜻이고 반대로 플러스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전체 최종생산물의 가격 수준을 보여주는 국내총생산(GDP) 물가 (디플레이터)도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다. GDP 디플레이터는 물가 수준의 지표로서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수치에 100을 곱한 것으로 소비자물가지수와 달리 국내에서 생산한 수출품과 투자재 등을 포함한 지표다.

한은은 GDP디플레이터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교역조건 악화에 영향받은 것으로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고 진단했지만 이 같은 GDP 디플레이터 하락률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2분기 (-2.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3분기 디플레이터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1.6%로 마이너스에 머물렀다. 지난해 4분기(-01%), 올해 1분기(-0.5%), 2분기(-0.7%)에 이어 사상 처음으로 4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이처럼 대표적 물가 관련 지수인 GDP디플레이터가 빠르게 추락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GDP 디플레이터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교역조건 악화에 주로 기인하고, 내수물가 상승률은 1%대를 유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은은 올해 물가상승률이 11월까지 기록한 수준인 0.4%에 머물겠지만 내년에는 1.0%, 2021년에는 1.3% 등으로 점차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수요 측 물가압력이 약하고 복지정책 기조도 이어지겠지만, 공급 측 물가 하방압력이 완화되면서 올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물가는 기저효과가 제거되면 상승하겠지만 기조적 물가 흐름은 여전히 정체됐고, 기대인플레이션도 추가로 하락하고 있어 현재의 물가 상승률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여현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월 이후, 전체 소비자물가 대비 상승률이 낮은 품목의 비중은 40%“라면서 ”가격이 하락한 품목의 수는 적지만 낙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여 연구원은 “이 때문에 확대된 변동성을 평균 백분위수(mean percentile) 방식로 조정한 핵심 인플레이션 역시 1%에 미치지 못한다”면서 “2015년 이후로 1%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향후 1년에 대한 기대 인플레이션도 1.7%로 하락했다”면서“품목별 물가, 기대심리 모두 물가 상승압력이 정체됐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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