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세계 시총 1위 '엑슨모빌'의 굴욕, 92년 만에 다우지수에서 퇴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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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세계 시총 1위 '엑슨모빌'의 굴욕, 92년 만에 다우지수에서 퇴출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08.28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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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장기화에 주가 40% 하락...92년 만에 공식 우량주 반납

92년간 다우 존스 지수 종목 자리를 지킨 미국의 석유메이저 엑슨모빌(Exxonmobil)이  지수에서 탈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은 미국 우량주 30개로 구성돼 있다. 애플의 주식 분할 여파로 31일자로 엑슨모빌과 화이자, 레이시온 등 3개사가 빠지고 세일즈포스, 암젠, 하니웰 등 3개가 새로 편입된다.

엑슨모빌 해상 유전 플랫폼.사진=엑슨모빌
엑슨모빌 해상 유전 플랫폼.사진=엑슨모빌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다우지수위원회는 8월24일 엑슨모빌, 제약회사 화이자, 군수업체 레이시온이 다우 지수에서 제외된다고 발표했다.

대신 고객관리 솔루션 제공 클라우드 기업 세일스포스, 다국적 바이오 제약회사 암젠, 항공우주 시스템 개발 업체 허니웰이 다우 지수에 새로 합류한다고 밝혔다.

종목 교체는 오는 31일 이뤄진다. 세 개 종목이 한 번에 바뀐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다우지수는 미국 증시 3대 지수 중 하나다. 위원회가 기업 규모, 신용도, 성장지속성, 산업 내 대표성 등을 고려해 30개 기업을 선정한다. 다우지수 산정을 시작한 1884년 이후 구성 종목은 55번 바뀌었다. 2018년 제너럴일렉트릭(GE)을 퇴출하고 제약유통기업 월그린스를 포함시킨 게 최근 변동 건이다.

미국 투자은행 레이먼드 제임스는 "엑슨모빌의 다우지수 퇴출이 미국 경제를 주도하는 산업군에서 에너지 부문이 퇴장하고 소프트웨어 주식이 부상하는 "시대의 신호"라고 평가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다우존스 지수 위원회가 24일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 종목 구성을 바꿨다고 전했다. 이날 위원회의 결정으로 100년 가까이 다우존스 종목이던 엑슨이 퇴출되는데  엑슨모빌은 '스탠더드 오일' 간판을 달고 있던 지난 1928년 편입됐다.

미국 다우지수 구성종목 중 에너지 부문은 5년전 6.84%, 10년 전 10.89%에 비해 현재 2.5%에 불과한 반면 기술 종목은 2010년 18.48%에서 현재 28.17%로 늘어났다.

에드워드존스의 제니퍼 롤랜드는 고객들에게 보낸 노트에서 지난 몇 년간 에너지 부문이 크게 하락했는데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페이스북 등 5개 기술주가 미국 에너지 부문보다 개별적으로 더 크다고 지적했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파벨 몰차노프는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엑슨모빌의 퇴출은 석유와 가스와 관련된 모든 것에 대해 부정적인 투자 심리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2013년까지만 해도 엑슨모빌은 S&P 500을 지배했고 일반적으로 미국 최대 상장기업으로 시장을 지배했다. 2007년 시가총액은 5000억 달러를 넘어 최고조에 이르렀지만 이후 서서히 감소했다.

엑슨모빌 2020년 주가 추이.사진=모틀리풀
엑슨모빌 2020년 주가 추이.사진=모틀리풀

팩트셋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주가는 40% 가까이 하락하면서 2014년 4460억 달러에 이른 시가총액은 1785억 달러 수준으로 줄었다. 엑슨모빌의 주가는 올들어서도 40% 가까이 하락했다.1월2일 70.33달러로 출발한 엑슨모빌의 주가는 8월27일 39.74달러로 장을 마쳤다.

세일즈포스는 최근 5년간 주가가 220% 가까이 뛰었고 현재 시가총액은 1875억달러 수준이다.

엑슨모빌은 성명에서 "이번 조치는 우리 사업이나 전략을 뒷받침하는 장기적 펀더멘탈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우리의 포트폴리오는 20여 년 만에 가장 강력하며, 세계의 에너지 수요를 책임감 있게 충족시켜 주주가치를 창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엑슨모빌의 퇴출은 시대 변화를 반영했다. IT, 바이오, 금융, 유통 등에 비해 에너지 분야가 미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줄었다는 뜻이다. 이제 다우지수에 남은 ‘전통 분야’ 기업은 보잉(제조), 캐터필러(건설), 셰브런(에너지) 정도다. 그돌도 엑슨모빌의 전철을 밟을까?

박준환 기자  naulb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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