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 리튬과 코발트 등 희귀금속 쟁탈전...한중일 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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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대 리튬과 코발트 등 희귀금속 쟁탈전...한중일 삼국지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1.06.20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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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한국, 일본, 중국 등 세계 시장 장악 위해 각축전
코발트 생산 DRC가, 리튬은 남미와 호주 독점, 유통은 글렌코어와 중국이 독점

전세계가 오는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설정하고 전기차(EV)와 재생 에너지 보급확대에 나서면서 여기에 필요한 필수 희귀금속 확보쟁탈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한국과 중국이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자 위기 감을 느낀 일본은 자동차 업체와 배터리업체, 광산업체 55개사 참여하는 배터리공급사슬협회를 만드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배터리 기술에서부터 소재에 이르기까지 한중일은 '삼국지'를 쓰고 있다. 여기에 유럽연합(EU)와 미국이, 캐나다도 가세했다. 전기차 보급확대로 기업간 경쟁의 전선이 배터리 생산에서 배터리 원재료 확보로 확대되고 있는 형국이다.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에는 양극재 원료로 리튬, 코발트,니켈, 망간 등이, 음극재 원료로는 흑연 등이 쓰인다.

일본의 마이니치신문은 19일 탄소제로의 기둥은 전기차(EV)와 재생 가능 에너지인데 모두 대량의 희귀금속이나 희토류를 사용한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닛산과 파나소닉 등 일본 55개 업체가 참가한 배터리 공급 사슬 협회.사진=BASC
닛산과 파나소닉 등 일본 55개 업체가 참가한 배터리 공급 사슬 협회.사진=BASC

일본 자원에너지청의 '2050년 탄소중립 사회 실현을 향한 광물자원 정책'에 따르면, EV 100만 대를 생산하려면 전기차 배터리인 리튬이온 배터리의 주원료인 리튬이 연간 7150t, 코발트가 연 1만 1000t이 필요하다. 이는 2018년의 일본 내수 총량과 맞먹는 엄청난 양이다. 

미국 전기차업체로 전세계 자동차의  전기화를 선도하고 있는 미국 테슬라가 2030년에 목표로 하는 EV의 생산 대수는 2000만 대에 이른다.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업체인 독일 폴크스바겐과 일본 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전기차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전기차 보급대수는 이보다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EV 1대는 스마트폰 1만 대 분의 배터리를 사용한다.또  해상 풍력 발전기의 대형 축전지는 EV 수만 대 분의 배터리가 필요하다.

더 큰 문제는 배터리와 모터에 쓸 자원이 특정 국가에 편중돼 있다는 점이다. 리튬은 남미 칠레와 아르헨티나, 호주에, 그리고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코발트는 아프리카의 콩고민주공화국(DRC), 고성능 모터 등에 반드시 들어가는 네오디뮴 등 희토류는 중국 등지 밀집돼 있다. 

원재료 생산국 뿐 아니라 유통도 특정국가와 업체에 한정돼 있다는 것도 문제다. 코발트는 스위스의 자원 중개업체 글렌코어와 중국 자본이 생산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전세계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쓰이는 희귀금속 광물 확보와 유통경로 확보에 박차를 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미국 상무부와 테슬라나 리튬 자원을 개발하는 앨버말, 리벤트 등 미국 기업들은 캐나다에서 전기차(EV) 재료 생산을 위해 비공식 회의를 가졌다. 캐나다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쓰이는 코발트 생산 세계 7위, 리튬 원광석 생산국이다.

일본은 지난 2010년, 소지쓰가 석유 천연가스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와 함께 호주 희토류 업체 라이너스가 벌이고 있는 서호주 희토류 개발과 말레이시아의 제련 사업에 2억 5000만 달러를 출자해 일본 총 소비량의 30%를 확보했다.

도요타통상도 2010년부터 아르헨티나에서 리튬의 원료인 탄산리튬 조사를 시작해 2015년부터 호주의 오로코브레와 합작 생산을 개시했다. 후쿠시마현은 2022년부터 이 탄산리튬을 원료로 일본에서 처음으로 수산화리튬 생산을 시작한다.

지난 4월에는 닛산과 혼다, 마쓰다와 덴소 등 일본 자동차업체와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파나소닉, 배터리의 필수금속 니켈을 생산하는 스미토모금속광산, 아사히카세이, 미쓰비시머티리얼, 도시바,미쓰비시상사,마루베니 등 55개 사가 '배터리공급사슬(BASC)'을 설립했다.

일본 BASC 회원사. 사진=BASC
일본 BASC 회원사. 사진=BASC

유럽도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2020년 6월, 독일 경제에너지부는 독일 배터리 대기업 바르타의 축전지 플랜트 확장에 3억 유로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독일은 또 BMW의 축전지 연구에 6000만 유로, 바스프에는 축전지 재료 연구에 1억 7500만 유로의 조성을 결정했다.

2021년 1월에는 EU 12개 회원국이 공동으로 '유럽 배터리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에 총 29억 유로 조성을 결정했다. 독일과 프랑스, 핀란드, 스웨덴 등 12개국, 42개 기업이 진행하는 연구개발로서, 배터리의 원재료로부터 부품, 제품, 재활용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다.

한국과 중국 배터리 기업 유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 LG케미칼은 폴란드,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에서 배터리 공장을 가동했다.

포스코는 아르헨티나의 염호에 리튬을 추출할 수 있는 시범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호주 필바라 지역 있는 필간구라 광산 지분 4.74%를 인수하고 연간 24만t의 리튬정광을 확보했다.포스코는 호주 니넬광산 레이븐소프 지분 30%도 인수했다.

포스코가 지분 30%를 인수한 호주의 니켈광산 레이븐소프 전경. 사진=FQM
포스코가 지분 30%를 인수한 호주의 니켈광산 레이븐소프 전경. 사진=FQM

유럽이 2017년 시작한 유럽 배터리 동맹(EBA)은 "2025년까지 적어도 매년 600만 대의 EV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체제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중국도 가만 있지 않다. EV용 배터리 세계 최대기업인 중국의 CATL은 옛 동독의 튀링겐에서 2022년부터 14기가와트시(GWh) 공장을 시작해 향후 24기가와트시까지 확장한다. 이는 CATL 첫 해외 공장이다. 장쑤성에 본사를 둔 SVOLT도 독일의 잘란트에 총 20억 유로를 투자해 EV용 배터리로 30만 대 규모의 공장을 건설 중으로 최대 2000명의 고용 창출을 목표로 한다고 한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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