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숙질간 경영권 분쟁'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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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화 '숙질간 경영권 분쟁' 재점화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2.1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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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화 OCI 맞교환 주식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11일 신청

금호석유화학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일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삼촌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히 금호석화)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박철완 전 금호석화 상무가 소송에 나섰기 때문이다. 돈은 피보다 진하다는 말이 딱 맞아떨어진다.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역대급 실적에도 숙질 간 경영권 분쟁 재점화 가능성에 주가가 급등하자 외국인을 중심으로 차익 시현이 이뤄지는 등 주가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박철완 전 상무는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주의 둘째 아들이자 3대 회장인 고(故) 박정구 회장의 외아들이며 박찬구 회장은 창업주의 막내아들로 박 전 상무의 삼촌이다. 현재 주식 8.5%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인 박 전 상무는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치면 10.16%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박 회장은 아들 박준경 부사장, 딸 박주형 전무 등과 합쳐 14.84%를 보유해 박 전 상무 측보다 4.68% 가량 높지만 경영권 안정을 위해선 우호지분 확보가 필요해 OCI와 지분 맞교환을 단행했다.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왼쪽)과 박철완 상무. 사진=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왼쪽)과 박철완 상무. 사진=금호석유화학

박철완 전 상무 측은 다음 달 주주총회(주총)를 앞두고 금호석화와 OCI가 지난해 12월 서로 맞교환한 자기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11일 밝혔다. 

박 전 상무는 지난해 초 박 회장과 특수관계를 해소한다고 선언한 뒤 경영권 분쟁을 시작했다.

앞서 금호석화와 OCI는 지난해 12월 각자 보유한 자기주식 각 17만1847주, 29만8900주를 상호 교환했다. 이 거래로 금호석화의 OCI 지분율은 1.25%, OCI의 금호석화 지분율은 0.56%가 됐다.

박 전 상무 측은 금호석화가 경영상 필요 없이 현 경영진·지배주주의 경영권을 강화할 목적으로 자기주식을 처분한 것은 법률상 효력이 부인돼야 한다는 취지로 소송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상무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린은 "우리 상법상 회사가 보유하는 자기주식은 의결권이 없지만, 이를 제3자에게 처분하면 의결권이 되살아난다"면서  "이는 제3자 배정 방식의 신주발행과 그 실질 및 효력이 동일한데,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우호주주에게 제3자 배정 신주발행을 하는 것은 기존 주주들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해 그 효력이 없다는 것이 우리 법원의 기본 입장이고, 이는 자기주식을 처분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 전 상무 측은 경영 투명성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목적으로 최근 주주제안을 발송했다. 주주제안은 일반 주주들이 주총에 의안을 직접 제시하는 것으로 주총 6주 전까지 요구사항을 회사에 제출하면 주총에서 해당 의제를 다루는 내용이다. 주로 배당을 비롯해 이사·감사 선임 등이 주주제안의 주요 골자다. 박 전 상무는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2명의 후임 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내용 등의 주주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상무 측은 "차후에 주주제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일반 주주들에게 공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숙질간 경영권 분쟁 가능성으로 금호석화 주가는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10일 전나에 비해 3.05% 내린 15만9000원에 거래를 마친 금호석화는 11일에는 2.20% 오른 16만2500원으로 한 주를 마감했다. 

한편, 금호그룹은 박인천 창업주가 설립했다. 그는 박성용(2대 회장)·박정구(3대회장)·박삼구(전 금호아시나아그룹 회장)·박찬구(금호석유화학 회장) 등 네 아들을 뒀다. 

박철완 전 상무는 박인천 창업주의 둘째 아들 고(故) 박정구 회장의 막내이자 외아들이다.  박철완  전 상무의 장인은 범 GS그룹 계열인 코스모그룹 허경수 회장이다. 박 전 상무는  허 회장의 차녀 지연씨와 2014년 5월 결혼했다.

맞누나인 박은형씨는 고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차남 김선협 아도니스 부회장과, 둘째 누나 박은경씨는 고 장상돈 한국철강 회장 장남인 장세홍 키스코홀딩스 대표와 혼인했다. 셋째 누나 박은혜씨는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 차남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대표와 결혼했다.

박찬구 회장은 박인천 창업주의 막내 아들로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전무, 박주형 금호석유화학 상무 등 두 자녀를 두고 있다. 박삼구 전 회장은 박세창 금호산업 사장, 박세진 금호리조트 상무 등 두 자녀를 뒀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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