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80달러 아래로...인플레이션 진정될까?
상태바
WTI 80달러 아래로...인플레이션 진정될까?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09.24 21: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제유가가 달러 강세와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감소 우려로 무려 5%대 하락했다.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배럴당 8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소비자물가도 진정될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경기침체 우려로 국제유가가 23일(현지시각) 4~5%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사진은 유전 원유채굴기의 펌프잭. 사진=리아노보스티
경기침체 우려로 국제유가가 23일(현지시각) 4~5%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사진은 유전 원유채굴기의 펌프잭. 사진=리아노보스티

24일(현지시각)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는 배럴당 5.7%(4.75달러) 떨어진 78.7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WTI 선물가격이 배럴당 80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1월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11월 인도분은 4.8%(4.31달러) 내린 배럴당 86.15달러에 마감됐다. 브렌트유도 지난 1월이후 최저치다.

WTI와 브렌트유 모두 4주 연속으로 하락해 지난해 12월이후 최장기 하락세를 이어갔다. WTI는 주간으로 약 7% 하락했다.

국제유가가 하락한 것은 달러가치가 약 2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다 주요국들이 리세션(경기후퇴)에 빠져 석유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부각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로와 엔화, 캐나다달러 등 주요 6개 통화와 견준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23일111.63으로 2002년 5월 이후 20여 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운 데 이어 이날도 추가 상승했다.  달러 강세는 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로 원유 거래를 하는 나라와 투자자들에게는 원유 구매 비용을 높여 수요를 줄이는 요인이 된다. 

주요국들의 매파(긴축 선호) 성향의 금리인상으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국제유가를 끌어내리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이난 6월과 7월에 이어 세 번째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2.25~2.50%에서 3.0~3.25%로 올라갔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중금리 상승은 대출로 투자를 많이 하는 기술업종과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를 낳는 만큼 관련 주식들이 하락한다.

국제유가 하락의 추세가 이어진다면 소비자물가지수도 하락에 기여할 것으로 보이지만 물가를 안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주거비용과 임금증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는 탓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6월 9.1%로 정점을 찍고 7월 8.5%, 8월 8.3%로 하향 추세다. 8월 상승률은 1981년 8월(10.8%) 이후 41년 만에 최고치다. 

에너지 물가는 휘발유(전월 대비 -10.6%) 하락에 힘입어 전월보다 5.0% 떨어졌으나, 식료품 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11.4% 치솟아 1979년 5월 이후 43년 사이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한 게 높은 물가 수준을 유지하도록 했다.

에너지 중에서도 천연가스는 전월보다 3.5% 올랐고, 전기료도 전년 동월보다 15.8% 급등해 1981년 8월 이후 최대폭 상승했다.

전체 CPI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 비용은 전월보다 0.7%, 전년 동월보다 6.2% 각각 상승해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이처럼 높고 지속적인 물가상승률 추이는 인플레이션을 잡는 데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임을 시사한다고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

시장 분석업체 오안다의 크레이그 얼람 선임애널리스트는 "글로벌 리세션의 우려가 유가를 계속 억누르고 있다"면서 "지난 며칠간 세계 곳곳에서 광범위하게 진행된 통화 긴축이 경제성장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두려움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