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재활용, 대-중소기업 상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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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재활용, 대-중소기업 상생한다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2.10.24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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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LG·롯데 등 19개사, 중기단체와 10월 말 협약
생활플라스틱은 중기, 산업용은 대기업 분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플라스틱 재활용을 위해 역할을 나눠 분담하기로 했다. 생활플라스틱 재활용은 중소기업이 하고, 화학적 재활용은 대기업이 하는 식이다. 이를 위해 19개 대기업이 중기단체와 이달 말 상생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폐플라스틱 재활용은 이제 중기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이 폐플라스틱에서 뽑아낸 열분해유의 불순물을 대폭 줄여 솔벤트와 윤활기유 등 시제품 제조에 성공했다.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폐플라스틱에서 뽑아낸 열분해유의 불순물을 대폭 줄여 솔벤트와 윤활기유 등 시제품 제조에 성공했다. 사진=SK이노베이션

24일 업계에 따르면, 동반성장위원회는 21일 오전 본회의를 열고 지난해 10월 한국자원순환단체총연맹, 전국고물상연합회, 한국플라스틱단일재질협회,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 단체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한 '플라스틱 선별업' '플라스틱 원료재생업'에 대해 이같이 결정했다.

 LG화학, 롯데케미칼, GS칼텍 등 대기업들은 플라스틱 재활용을 미래 먹을거리로 판단하고 플라스틱 재활용시장에 잇따라 진출했다. 석유화학 업계는 탈탄소 시대에 맞고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새로운 수익 창출도 노릴 수 있다고 본 것이다. SK지오센트릭은 울산에 연산 25만t의 폐플랏틱 처리능력을 갖춘 '폐플라스틱 재활용 플러스터'를 2025년 완공을 목표로 구축중일 만큼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 시장은 지난해 455억 달러(한화 58조 원)에서 연평균 7.5% 성장해 오는 2027년에 638억 달러(81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환경규제도 강화되고 있다.유럽연합은 탈플라스틱 정책에 따라 페트병 제작시 2025년부터는 25% 이상, 2030년부터는 30% 이상을 폐플라스틱 재활용 원료를 쓰도록 의무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은 지난 4월부터 플라스틱 포장재의 생산과 공급 과정에서 일정 비율 이상 재생원료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세금을 부과하는 '플라스틱 포장세'(plastic packaging tax)를 도입했다. 

그런데 생활폐기물 가공업이 중기 적합업종으로 지정이 될 경우 대기업들은 폐플라스틱 원료를 확보하는 데부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중기 적합업종은 대기업 진출을 최소 3년간 금지하고 있어 국내에서 원료 확보가 막히면 해외에서 수입할 수 밖에 없었다.이에 따라 기존 시장을 지키려는 중소기업계와 대기업계는 첨예하게 대립했다. 

구광모 LG 회장이  마곡 LG화학 연구개발(R&D) 연구소를 방문해 바이오 소재, 폐플라스틱 재활용 관련 기술 개발 현황 살펴보고 있다.사진=(주 )LG
구광모 LG 회장이  마곡 LG화학 연구개발(R&D) 연구소를 방문해 바이오 소재, 폐플라스틱 재활용 관련 기술 개발 현황 살펴보고 있다.사진=(주 )LG

대·중소기업 양측은 1년간의 논의 끝에 중소기업이 해 온 생활계 배출 플라스틱을 활용하는 물질 재활용 시장은 중소기업이, 이들이 하기 어려운 화학적 재활용 시장은 대기업이 각각 역할 분담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는 가정에서 깨끗하게 분리 배출해 손이 덜 가는 플라스틱 선별, 재활용 사업은 영세 사업자가 할 수 있도록 두고 대기업은 종량제 봉투 속 플라스틱, 산업장·건설 폐기물로 나오는 플라스틱을 열과 촉매를 활용해 화학적으로 재활용해야한다는 중소기업 측 의견을 받아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간 중소기업계는 선별 단계부터 대기업이 진출하면 안 된다고 주장해왔다. 진출할 경우 생활폐기물 재활용은 중소기업에서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계는 물리적 재활용 역시 대기업이 진출해서도 안 된다고 맞섰다. 대기업들은 선별 단계부터 투자해야 한다고 맞불을 놨다. 안정적인 폐플라스틱을 공급을 위해 자동선별 등이 필요하며,  고품질 재활용 플라스틱 제조를 위한 물리적 재활용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그간 적합업종을 논의해 온 롯데케미칼, 삼양패키징, 제이에코사이클, LG화학, SK에코플랜트, SK지오센트릭 등 6개사 외에도 석유화학 대기업 13개사가 추가로 참여, 총 19개 대기업이 중기단체와 10월 말 상생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대기업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자금, 기술, 교육, 품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중소기업은 거래 대기업의 탄소배출권 확보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겠다는 포부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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