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알루미늄 가격이 한 달 사이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1t에 2440달러대에 진입했다.상품중개회사 글렌코어가 약 10만t의 러시아산 알루미늄을 런던금속거래소(LME ) 등록 한국 광양 창고에 입고했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알루미늄은 건축자재, 전기차 양극재 소재 등으로 두루 쓰인다. 박사금속 구리(닥터 코퍼) 가격이 t당 9000달러 선을 회복한 것과 대조되게 알루미늄 값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미국이 러시아산 알루미늄에 200% 수입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라는 블룸버그통신 보도의 약발이 전혀 먹히지 않는 모습이다. 미국 시장에서 러시아산 알루미늄은 과거 시장의 약 10%를 차지했으나 현재는 3% 수준으로 내려갔다.
11일 미국 CNBC에 따르면,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의 알루미늄 가격은 10일(현지시각) t당 2447.5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월11일 t당 2447달러 이후 최저가라고 CNBC는 전했다.
알루미늄 가격은 이번 주에 4% 내려 주간 기준으로 2주 연속으로 하락했다.이는 4.3%가 하락한 지난해 12월16일 이후 가장 큰 주간 하락률이 된다.
LME 현물가격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LME에서 현금결제 즉시인도 알루미늄 가격은 2월 들어 내리 하향세를 타고 있다. 9일까지 6거래일 연속으로 내렸다. 2일 t당 2572.50달러에서 9일 2424.50달러로 떨어졌다.
미국이 러시아산 알루미늄에 200% 수입 관세를 부과해 사실상 수입을 금지시킬 것이라는 블룸버그통신 보도도 약발이 먹히지 않는 모습이다. 이는 재고량 급증한 것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1월20일 이후 30% 이상 증가했다. LME 재고량은 1월23일 37만5950t으로 저점을 찍은 뒤 꾸준히 늘었다.특히 7일 39만200t에서 8일 49만5750t으로 하룻 사이에 10만t 이상이 증가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상품중개회사 글렌코어가 한국 광양항 내 LME 등록 창고에 10만t 이상의 알루미늄을 수탁했다고 보도했다. LME 창고 재고량 증가와 딱 맞아떨어지는 물량이다.
글렌코어는 루살과 연간 690만t의 알루미늄 장기계약을 맺고 있는 업체다.
글렌코어는 10월에 이어 1월에도 러시아산 알루미늄 4만t을 광양 창고에 입고해 총 입고물량은 15만t으로 증가했다고 마이닝닷컴은 전했다. LME는 세계 32곳에 500여개 등록 창고를 운용하고 있다. 화물이 입고되면 소유권을 부여하는 보증서(warrant)를 발급한다.
LME는 코멘트를 거부했고 루살 측도 LME에 알루미늄을 인도하지 않았고 그럴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중국에 이은 세계 2위의 알루미늄 생산국이다. '루살'사가 러시아의 유일한 알루미늄 생산업체다. 루살은올해 약 7000만t을 생산해 전세계 공급량의 약 6%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로 알루미늄 수입국들은 러시아산 알루미늄 수입을 기피하고 있다.
일부 금속 생산업체들은 "LME 창고내 원매자가 없는 다량의 러시아산 알루미늄은 거래소 벤치마크 가격에 하락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염려한다고 마이닝닷컴은 전했다.
실제로 LME 가격 하락세는 이런 염려가 근거없는 게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미국 정부가 러시아산 알루미늄에 200%의 고관세를 적용하면 수입감소에 따른 가격상승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실은 반대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관세 부과를 지난 수 개월 동안 검토해왔으며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늦어도 다음 주 최종 결정이 미뤄질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지난 6일 보도했다.
과거 미국 연간 알루미늄 수입의 10%를 차지했지만 우크라 전쟁 등으로 러시아산 수입은 전체의 3%로 뚝 떨어졌는데 높은 수입 관세가 부과된다면 "사실상 미국의 러시아산 알루미늄 수입은 끝난다"는 게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박태정 기자 ttchung@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