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최대 파운드리' SMIC도 제재...中 반도체 기업 정밀 타격
상태바
美, '中 최대 파운드리' SMIC도 제재...中 반도체 기업 정밀 타격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09.27 23: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정부가 화웨이에 이어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의 얼굴’인  SMIC를 블랙리스트(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려 반도체 기술·장비 공급을 차단하기로 했다. 중국 반도체산업의 급소를 잇따라 정밀 타격하고 있는 것이다.

SMIC로고. 사진=SCMP
SMIC로고. 사진=SCMP

SMIC는 2000년 설립된 중국 1위 파운드리업체다. 세계 시장 점유율 4.5%(3분기 추정치 기준)로 세계 5위다.

반도체 업곔계는 “미국이 중국 반도체산업의 싹을 아예 자르려고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반도체업체에겐 별로 나쁘지 않은 소식이다. ‘2030년 파운드리 시장 세계 1위’를 선언한 삼성전자, 중국 고객 비중이 높은 DB하이텍과 SK하이닉스시스템IC 등이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화웨이 등 275개사 블랙리스트 올라

미국 상무부는 지난 25일(현지시각) 미국 반도체 업체들에 "SMIC에 반도체 기술·장비를 수출하려면 라이선스(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통보했다. WSJ는 “미국 정부가 SMIC의 반도체 기술이 중국 인민해방군에 이용될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미국정부는 화웨이, ZTE와 이들 기업의 계열사 등 275여개  중국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SMIC 수출길도 사실상 봉쇄된 것으로 보고 있다.

SMIC는 강력하게 반발했다. 홍콩에서 발행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SMIC는 이날 성명을 내고 :"SMIC는 반도체를 제조해 민간과 상업 사용자와 치종사요들에게 공급해왔다"면서 중국군과는 아무런 관계강 없으며 군용 최종 사용자 누구를 위해서도 제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이달 초 미국의 규제 소식이 흘러나오자 SMIC는 “중국군과 관계가 없고, 오해를 풀기 위해 미국 정부와 성실하게 소통할 것”이라는 신호를 미국 정부에 보냈다.

미국 상무부에 라이선스를 요청하며 “미국 정부의 규정을 준수할 것”이란 유화 제스처를 보내기도 했지만 기대했던 효과는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SMIC 통해 화웨이 제재 쐐기

미국의 SMIC 제재에는 두 가지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우선 ‘화웨이 타격’이다. 지난 5월 미국은 화웨이와 대만 파운드리업체 TSMC의 거래를 막았다. 반도체 생산시설이 없는 화웨이가 TSMC에 5세대(5G) 스마트폰용 반도체 등의 생산을 맡기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화웨이가 TSMC의 대안으로 삼은 기업이 SMIC다. SMIC는 회로선폭 14㎚(나노미터, 1㎚=10억분의 1m) 공정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이다.  최첨단 통신칩 제조엔 한계가 있지만 중저가용 제품은 충분히 생산할 수 있다.

이런 움직임에 미국 정부가 ‘블랙리스트 등재’로 쐐기를 박으려 하는 것이다.

둘째,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의 파운드리산업을 주저앉힌다. 반도체산업의 무게중심이 인텔 등 종합 반도체 기업에서 엔비디아, 퀄컴, AMD 등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업체)로 옮겨가면서 이들 업체로부터 설계도를 받아 반도체를 수탁생산하는 파운드리업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최근 SMIC에 “약 2조7000억원을 투자하고 15년간 법인세를 면제해주겠다”고 발표한 것도 ‘파운드리 육성’이 반도체 굴기의 핵심인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 차원의 SMIC 육성이 가시화하자 미국이 선제공격에 나섰다는 것이 반도체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SMIC의 지난 2분기 매출 구성을 보면 지역별로는 중국(홍콩 포함) 비중이 66.1%(6억2032만달러), 공정별로는 90㎚ 이상 라인 비중이 42.7%에 이른다. 이는 SK하이닉스시스템IC 등이 적극 공략하고 있는 시장과 상당 부분 겹친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