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환율안정 재원과 수단 보유"...한은 선택 방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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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환율안정 재원과 수단 보유"...한은 선택 방안은
  • 이수영 기자
  • 승인 2024.04.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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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7일(현지시간) 지속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원달러 환율을 안정시킬 재원과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원달러 환율 변동성은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창용 총재는 17일(미국 현지시각) 원달러 환율에 대해 "과도하다"고 평가하고 "변동성에 대응할 재원과 수단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창용 총재는 17일(미국 현지시각) 원달러 환율에 대해 "과도하다"고 평가하고 "변동성에 대응할 재원과 수단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국은행

미국 CNBC 등에 따르면, 이 총재는 이날 워싱턴 D.C.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춘계 회의 계기에 열린 대담에서 "우리 환율이 시장 기초에 의해 용인될 수 있는 수준에 비해 약간 떨어졌다"면서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가 신흥 시장의 환율에 주는 영향은 1년 반 전에 비해 일시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이다.

이 총재는 16일 CNBC 인터뷰에서도 "시장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최근의 변동성은 다소 과도하다"면서 "환율 변동성이 계속될 경우 우리는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으며, 그렇게 할 충분한 수단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의 발언은 향후 외환 시장 변동 상황에 따라 당국이 환율 방어를 위한 시장 개입에 나설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같은날 "외환 당국은 환율 움직임, 외환 수급 등에 대해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공식 구두개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환율이 단기간 폭등세를 보인다면 시장 개입이 어느 정도 필요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시장 개입 외 다양한 수단들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미국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과 중동 사태에 따른 위험 회피 심리 등으로 17개월 만에 장중 1400원대로 진입했다가 17일 1383원으로 마감했다.16일 장중에 1400원까지 고점을 올렸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까지 오른 것은 IMF,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미국 Fed 금리인상과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신청 사태 등 세 차례에 불과하다.

외환당국은 구두 개입으로 외환시장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외환시장에 직접 달러를 투입하는 직접 개입을 할 수 있고 보조 수단을 사용한 간접 개입을 할 수도 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외화유동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돼 특별하게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현재 수출이 잘 되고 3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192억5000만 달러로 전 세계에서 9위에 이를 만큼 달러 유동성은 넉넉하다. 여기에 우리나라는 순대외채권국이어서 대외건정성은 양호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추이. 사진=한국은행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추이. 사진=한국은행

그럼에도 정부가 고려할 만한 방안은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를 활용하는 것이다. 국민연금이 해외주식을 매입할 때 현물 시장에서 달러를 사는데, 외환당국이 국민연금의 원화와 달러를 교환할 수 있다. 시장에서 달러 수요가 줄면 환율 상승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외환당국은 지난 2022년 환율 급등 사태 이후 지난해 4월 국민연금공단과 350억 달러 한도 내에서 외환스와프 거래를 하기로 했다.

연기금의 환헤지 비율을 높이는 것도 환율상승을 억제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환헤지란 외환거래에서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해 선물환을 매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환율이 급등할 때 해외투자 비율이 높은 국민연금이 달러 선물환을 매도하면, 이를 사들인 은행이 시장에 달러 현물환을 팔아 달러 공급량이 늘어나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연기금이 환헤지 비율을 높이면 시장에서 현물(달러)을 파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어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한 방안 중 하나로 통한다.

외환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할 경우 미국으로부터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될 위험이 커지는 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다. 키움증권 김유미 연구원은 "현재 원달러 환율은 오버슈팅된 측면이 있지만 조기에 1200원대로 레벨 다운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 "그럼에도 과거의 고환율 시기와 달리, 무역수지 흑자 기조이며 주요 교역국의 경기 모멘텀도 양호한 상황 속에서 발생한 것이라는 점에 무게중심을 두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수영 기자 isuyeong20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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