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데본에너지, 3조 원에 경쟁 셰일업체 합병...'생존 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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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데본에너지, 3조 원에 경쟁 셰일업체 합병...'생존 M&A'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0.09.29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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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석유 메이저 셰브런이 지난 7월 중소 셰일업체 노블에너지를 인수한 데 이어 미국 셰일업체 '데본에너지'가 경쟁사인 'WPX에너지'와 전량주식 거래로 합병하기로 했다.

데본에너지와 WPX에너지 로고. 사진=각사
데본에너지와 WPX에너지 로고. 사진=각사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동등한 기업끼리의 합병이라고 평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석유 수요가 급감하면서 미국 셰일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인수합병(M&A)을 선택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오클라호마시티에 본사를 둔 데본에너지는 2008년 시가총액은 600억 달러에 이르렀지만 25일 종가 기준으로 34억 달러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WPX도 같은 날 주당 4.44달러로 거래를 마쳐 시총은 25억 달러로 평가됐다. 

데본은 텍사스 남부 셰일오일 생산 유전지대인 이글포드를 비롯해 오클라호마와 와이오밍주에 유전을 보유하고 있고 .WPX는 퍼이만 분지와 노스다코다주에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 

데본에너지는 WPX 주식 전량을 25억6000만달러(약 3조 원)에 사들이는 방식으로 두 회사를 합병하기로 했다고 28일(현지시각) 발표했다.

데이브 해거 데본에너지 CEO
데이브 해거 데본에너지 CEO

합병회사 이름은 데본에너지로 하며 합병회사 최고경영자(CEO)는 리처드 먼크리프 WPX CEO가 맡기로 했다. 데이브 해거 데본에너지 CEO는 회장으로 물러난다.

새롭게 탄생하는 새로운 데본에너지는 부채 60억 달러, 시총 60억 달러에 하루 52만5000배럴의 원유생산능력을 가진 회사가 된다. 데본에너지는 아파치코프, 마라톤오일보다는 크고 EOG리소시스보다는 한 단계 아래의 기업이 될 것이라고 포보스는 전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셰일업체 가운데 8위다.

이날 합병 발표로 데본에너지 주가는 11.1%, WPX는 16.4% 급등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두 회사가 합쳐져 기업 가치 60억달러 회사가 새롭게 탄생하게 됐다”고 전했다.

데본에너지는 WPX와 합병하면 비용 절감이 이뤄져 현금 흐름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데이브 해거 데본에너지 CEO는 “큰 비용이 드는 셰일 생산 확대 경쟁에서 벗어나 수익을 내는 데 초점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본에너지는 2분기에 매출액 3억 9400만 달러, 영업이익은 전분기에 비해 88.66% 줄어들어 2억3700만 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미 셰일업체 간 합병은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글로벌 석유 수요가 급감하면서 미 셰일업계는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셰일업체들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비용을 줄이기 위해 M&A에 나서고 있다.

앞서 세계 7대 ‘오일 메이저’ 중 하나인 셰브런은 셰일업체 노블에너지를 50억 달러에 인수했다. 노블에너지 부채를 포함하면 인수 가격은 130억 달러에 이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 에너지업계에서 나온 최대 규모의 M&A였다. 

한편, 국제 유가는 최근 배럴당 40달러 선에 머물러 있다. 로이터통신은 셰일업체 대부분이 올해 유가를 배럴당 55~65달러를 예상하고  예산을 짰다고 전했다. 에너지정보업체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미국 셰일업체의 올해 배럴당 원유 생산단가는 53달러 수준이다. 지금의 유가 수준에선 생산해도 이익을 내기 어렵다는 뜻이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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