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 가치가 2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연말을 맞아 외환시장 거래가 한산한 가운데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으로 돈이 풀릴 예정으로 있는데다 위험자산 선호가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31일 로이터과 마켓워치이 등에 따르면, 주요 6개국과 통화가치와 견준 미국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30일(현지시간) 0.39% 하락한 89.707을 나타냈다.
이는 2018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달러지수는 올들어 7% 넘게 내렸다.
유로는 장중 달러에 대해 0.34% 오른 유로당 1.2310달러까지 올랐다가 이후 1.2292달러로 상승폭을 좁혔다.
호주달러 역시 장중 호주달러당 0.7686달러까지 상승했다. 이후 상승폭이 좁혀져 0.93% 뛴 0.7676달러에 거래됐다.
뉴질랜드달러도 값이 뛰었다. 뉴질랜드달러당 0.7213달러까지 올랐고, 이후 낙폭을 좁히며 0.74% 상승한 0.7200달러에 거래됐다.
유로, 호주, 뉴질랜드 달러 모두 미국 달러에 대해 2018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달러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일본 엔화에 대해서도 하락했다. 이날 0.19% 밀린 달러당 103.23엔으로 미끄러졌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무역협상이 타결된 덕에 영국 파운드 역시 상승세를 기록했다.
불확실성이 완화됐다는 안도감에 파운드는 달러에 대해 0.87% 값이 뛰어 파운드당 1.3618달러에 거래됐다.
2018년 5월 이후 최고치인 이달초의 파운드당 1.3625달러 수준에서 크게 밀리지 않았다.
이날 미치 매코넬(공화·켄터키) 미 상원 공화당 대표가 하원에서 통과된 미국 성인에게 지급하는 수표 금액을 600달러에서 2000달러로 증액하는 추가 부양안에 대해 '절대 불가'를 고수했지만 시장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뒤 추가 경기부양안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으로 위험자산 수요를 높이고 있어 달러 가치 하락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정숙 기자 kontra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