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각형 배터리 생산 박차...테슬라와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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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스바겐, 각형 배터리 생산 박차...테슬라와 경쟁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1.03.16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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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위의 독일 자동차 업체 폴크스바겐이 유럽에 자체 배터리 생산시설을 구축하기로 했다.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를 2위로 밀어내고 유럽내 1위 전기차 업체로 올라선 폴크스바겐이 배터리 대량생산 기반을 토대로 전기차 대량생산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복안이다.

게다가 각형 전지에 집중할 계획을 밝힘에 따라 파우치형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국내 업체 LG 화학, SK 이노베이션에는 부정의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폴크스바겐은 그동안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MEB 프로젝트를 통해 2031년까지 150GWh의 배터리를 탑재할 계획이었으며, LG에너지솔루션(유럽)과 SK이노베이션(미국)으로부터는 파우치타입을, 중국 CATL과 삼성 SDI(유럽)로부터 각형 배터리를 공급받아 왔다. 그런데 노스볼트를 통한 내재화 추진, 유럽의 전기차 밸류체인 통합 전략에 맞게 각형을 주력타입으로 결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용 2차전지 타입과 특성. 사진=유진투자증권
전기차용 2차전지 타입과 특성. 사진=유진투자증권

 

폴크스바겐은 2015년 디젤 스캔들을 인정하기 전까지는 전기차 부문에서 뒤처져 있었지만 지금은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야심찬 전기차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업체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최근 테슬라와 함께 전기차 시장 양대산맥을 구축할 업체로 폴스크바겐을 지목하기도 했다.

■폴크스바겐 "2030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공장 6개 구축"

16일 더버지와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은 2030년까지 유럽에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6개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공장 건설은 독자 혹은 협력사와 제휴해 이뤄진다.

 

헤르베르트 디스(Herbert Diess)폴크스바겐 최고경영자. 사진=폴크스바겐
헤르베르트 디스(Herbert Diess)폴크스바겐 최고경영자. 사진=폴크스바겐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폴크스바겐 파워 데이' 행사에서 "폴크스바겐의 전환은 빠르고, 전례없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날 행사에는영국계 석유메이저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 에넬, 이베르드롤라 등 유럽 석유업체 CEO들도 함께 했다.

디스 CEO는 "전기를 기반으로 한 모빌리티(e-mobility)는 폴크스바겐의 핵심 사업부문이 됐다"고 선언했다.

폴크스바겐은 그러나 배터리 생산시설 확충에 비용이 얼나마 들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2025년까지 이-모빌리티에 350억 유로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폴크스바겐은 이날 행사에서 2030년까지 유럽에 6개 '기가팩토리'를 구축하고 스웨덴 노르트볼트 투자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이를 위해 배터리셀을 공급하는 주요 업체인 노르트볼트에 앞으로 10년간 14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폴크스바겐은 노르트볼트 공장에서 연간 240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생산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만들겠다."

폴크스바겐은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도 개발할 계획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 배터리와 달리 전해용액이 필요없어 부피와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용량을 대폭 확대할 수 있다. 아직은 개발 단계다. 리튬 배터리에서 전고체 배터리로 가는 중간단계 배터리가 프리즘 통합 배터리다. 

폴크스바겐은 "배터리 기술에서 양자도약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새로운 프리즘 기법을 활용한 통합셀을 통해 전고체 배터리 셀 전환을 위한 최고의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프리즘 통합셀은 2023년 출시돼 배터리 비용을 지금의 절반으로 줄여줄 것이라고 폴크스바겐은 밝혔다. 폴크스바겐의 목표는 오는 2030년까지 자사 전기차의 80%에 통합셀을 장착하는 것이다.

프리즘 통합셀. 사진=조르디 사스트레(Jordi Sastre) 트위터
프리즘 통합셀. 사진=조르디 사스트레(Jordi Sastre) 트위터

프리즘 통합셀은 리튬 배터리에서 전고체 배터리 가는 중단 단계다. 폴크스바겐은 10년 가까이 전고체 배터리 업체 개발사인 퀀텀스케이프와 협력해 왔고, 2018년에는 합작 벤처를 설립해 지분 일부를 확보했다.

토마스 슈말(Thomas Schmall) 폴크스바겐 기술담당 최고경영자는 "목표는 배터리 생산 단가를 킬로와트시 당 100달러 아래로 낮추는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전기차 가격이 휘발유 차량과 같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이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배터리 업체 타격 불가피?

파우치형 배터리 생산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국내 업체 LG 화학, SK 이노베이션에는 부정의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 주가는 일제히 내렸다. 시가총액도 전날에 비해 무려 6조9091억 원 줄어든 129조5840억 원을 기록했다.

LG화학이 가장 큰 충격을 받았다. LG화학 주가는 전날보다 7.76%(7만5000원) 급락한 89만1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하룻만에 시가총액 5조2944억 원이 날아갔다. 

SK이노베이션도 5.69%(1만3000원) 하락한 21만5500원에 마감해 시가총액은 1조2021억 원 사라졌다. 

삼성SDI는 비교적 소폭인 0.87%(6000원) 하락한 68만 원에 거래를 마감해 시가총액 4126억 원 감소했다.

유진투자증권 황성현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생애주기관점에서 볼 때 각형전지는 파우치 대비 우수한 내구성과 ESS로의 확장도 용이하며 Vent 설치를 통해 화재사건에서도 나름 자유로운 특성을 보인다"면서 "파우치는 기술 진입장벽이 낮고 다품종 소량 생산이 용이해 후발업체에서 주력 타입으로 많이 선정했으나, 엣지 부위에서 전극이 떨어지면 불량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분리막에 상처를 내어 쇼트가 발생해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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