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분석]NB라텍스 중국·태국·베트남 수출 단가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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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분석]NB라텍스 중국·태국·베트남 수출 단가 급등
  • 박준환 기자
  • 승인 2021.03.17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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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베트남 등의 장갑생산 공장 증설로 원재료 수요증가, 판매단가 상승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말레이시아와 태국의 의료용 고무 장갑 수출이 늘자 공장 증설에 나서면서 원료인 한국산 NB라텍스의 수출 단가가 덩달아 오르고 있다.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금호석유화학과 LG화학 등 국내 화학사들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일각에서 수요 피크를 염려하고 있지만 동남아 국가들이 NBL 장갑 공장 증설에 나서고 있는만큼 수요가 더 많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말레이시아 고무 장갑업체 탑글로브의 NB라텍스 장갑. 사진=탑글로브
말레이시아 고무 장갑업체 탑글로브의 NB라텍스 장갑. 사진=탑글로브

NB라텍스는 나프타 분해설비(NCC)에서 얻는 부타디엔(BD)을 주 원료로 하고 각종 첨가물을 섞어 만든 것이다. NB라텍스로 만든 고무장갑은 얇으면서도 잘 찢어지지 않고 열에도 강하다. 업계는 현재 전세계 200만t인 NB라텍스 시장은 연평균 10%이상 고성장하고 있어 오는 2024년이면 NB라텍스 장갑 수요가 전체 라텍스 장갑 시장의 70%에 이르는 7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월 NB라텍스 수출단가 1월 수준 유지, 3월 오른다

17일 하나금융투자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NB라텍스의 2월 평균 수출단가는 t당 1915달러로 1월(t당 1926달러)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수출단가가 가장 낮은 나라는 말레이시아로 t당 1831달러, 가장 높은 나라는 중국으로 26228달러로 나타났다. 대 중국 수출단가는 1월 2583달러보다 상승했다.  

한국의 지역별 NLB수출 단가. 사진=하나금융투자/한국무역협회
한국의 지역별 NLB수출 단가. 사진=하나금융투자/한국무역협회

NB라텍스 평균 수출단가는 지난해 1월 t당 891달러에서 12월 1822달러까지 약 105% 오른 뒤에도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의 윤재성 연구원은 이날 "한국의 2월 NB라텍스 평균 수출단가는 t당 1915달러로 전월 1926 달러와 거의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면서 "원재료인 BD의 1월 가격은 전달에 26% 폭락했으나, 타이트한 수급 덕분에 NBL 가격은 견실했다"고 평가했다. NBL 가격은 전달의 BD 가격을 기초로 산정된다.

이 때문에 NBL의 1개월 시차 마진은 전달에 비해 9%,t당 110달러가량 개선됐다고 윤 연구원은 평가했다.  윤 연구원은 "지난 2월 BD이 전달에 비해 무려 27%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3월 NBL 가격 상승 가능성은 매우 높은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출도 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KITA)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 NB라텍스 수출규모는 1억5400만 달러로 지난해 1월 5900만 달러에 비해 161% 늘면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대 중국·태국·베트남 수출 판가 프리미엄 급등

하나금융투자는 이날 내놓은 'NB라텍스, 중요한 변화가 포착되고 있다'는 보고서에서 한국의 최대 고객인 말레이 수출 가격 대비 중국과 태국 NBL 수출가격 프리미엄이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하나금융에 따르면,  2월 기준 말레이 수출가격과 견준 중국 수출 가격은 t당 797달러, 태국 수출가격은  t당 332달러, 베트남 수출가격은 t당 193달러 높다고 평가했다. 이것이 프리미엄이다.

우리나라의 NLB 수출국별 프리미엄. 사진=하나금융투자/한국무역협회
우리나라의 NLB 수출국별 프리미엄. 사진=하나금융투자/한국무역협회

2월 말레이시아 수출 가격은 1월에 비해 조금 내렸지만 중국과 태국,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수출가격은 전달에 비해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윤재성 연구원은 "중국과 태국, 베트남에 대한 수출가격 프리미엄이 급등하는 것은 이 지역에서 대규모 장갑 라인 증설이 진행 중이지만 NBL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NBL 수출의 80%는 기존 고정거래처인 말레이시아이며, 나머지 지역은 프리미엄을 지급하고 살 수 밖에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NBL 시장은 판매자 우위 시장임이 지속해서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장갑제조업체 블루세일메디컬(Blue Sail Medical)과 INTCO는 니트릴 장갑 생산능력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블루세일메디컬은 2019년 말 43억장에서 2023년 말 361억장으로 약 9배, INTCO는 2019년 말 50억장에서 2023년 592억장으로 약 12 배 가량 늘릴 계획이다. 이에 대해 윤 연구원은 대부분 자국 내 수요 증가를 대응하는 데 쓰일 전망이라면서 중국인들의 낮은 인당 장갑 사용량과 코로나19 이후 위생에 대한 관념이 강화되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말레이시아 탑글로브의 장갑 생산라인 전경. 사진=닛케이아시안리뷰
말레이시아 탑글로브의 장갑 생산라인 전경. 사진=닛케이아시안리뷰

장갑 시장 점유율 62%로 세계 1위 생산국인 말레이시아도 생산공장을 확대했다. 말레이시아 최대 생산업체 톱글브는 지난해 베트남 공장 가동에 들어갔다. 2450만 달러가 투입된 베트남공장은 연산 40억 장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러버저널아시아에 따르면, 탑글로브는 2020년 말 기준으로 말레이시아와 태국,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전역에 47개 공장, 872개 생산라인, 83억3000만 장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190여개 시장에 수출한다. 

장갑 생산비중 13%로 세계 2위 생산국인 태국도 향후 수년 간 8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할 계획이다. 태국은 시장점유율 20%를 목표로 하고 있다.  태국 최대 장갑생산 업체 스리뜨랑(Sri Trang Gloves)은 2020년 6월 상장을 통해 증설 자금을 조달했으며 오는 2026년에는 현재 대비 2배 가량 생산능력을 확장할 계획으로 있다.

사립병원 운영 톤부리헬스케어그룹(Thonburi Healthcare Group), 의료기기 수입업체 싱하세니(Singhaseni Group), 설탕 생산업체 콘부리슈가(Khonburi Sugar)조차 장갑 생산에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니트릴장뿐 아니라 천연고무 장갑 라인도 증설되기에 NBL과 천연고무 모두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태국천연고무협회는 장갑 증설이 향후 천연고무 가격 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NBL 피크보다 추가 개선 기대해야

글로벌 1위 장갑 업체 톱글로브(Top Glove)의 2021 회계연도 2분기(2020년11월~1월) EBITDA 마진율은 70.5%로 전분기 66.2%에 비해 개선됐다. NBL과 천연고무 등 원료가격 급등에도 모든 등급의 장갑가격이 모두 인상됐기에 가능한 결과얐다.

윤재성 연구원은 "전방업체의 매우 높은 이익률과 향후 대규모 증설, 중국과 태국, 베트남 수출단가 프리미엄 확대 등을 감안 시 NBL의 정점(Peak Out) 을 걱정하기 전에 얼마나 더 좋아질 지를 고민하는 편이 나을 듯하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전망이 밝은 만큼 NBL을 생산하는 금석유화학과 LG화학의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생산량 기준 약 35%의 점유율로 세계 1위 NB라텍스 업체다. 금호석유화학의 NBL 생산규모는 약 59만t이다. 금호석유화학은 NBL 원료인 부타디엔(BD)과 아클로니트릴(AN) 7만t 규모의 증설을 앞두고 있다. 

LG화학은 세계 3위인데 오는 2023년까지 약 47만t 생산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현재 LG화학은 여수공장에서 NB라텍스 연간 17만t을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4월 중국 닝보 공장 인근에 약 560억 원을 투입해 NB라텍스 공장 증설 작업을 하고 있어 올해부터 연간 10만t의 생산 역량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화학은 말레이시아 화학업체 페트로나스 케미칼 그룹과 손잡고 말레이시아 남부 펭게랑 석유화학단지에 연간 20만t 규모의 NBL공장을 짓는다. 2021년 착공해 2023년 상업생산을 하는 게 목표다.공장증설이 끝나면 LG화학은 연간 47만t의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박준환 기자 naulb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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